• 삼성·구글이 ‘스마트 워치’ OS 통합한 이유는

    2021년 08월 제 131호

  • 삼성전자가 8월에 내놓는 신형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서는 구글 지도로 위치를 검색하고, 유튜브뮤직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통합 OS(운영체제)를 만들고 신형 스마트워치 모델에 탑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삼성은 자체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사용해왔지만, 최근 구글의 자체 OS인 ‘웨어(Wear)OS’와 타이젠의 장점을 합치기로 했다. 삼성과 구글의 통합 생태계를 기반으로 스마트워치 시장 1위인 애플의 점유율을 뺏어오겠다는 의지다.

    한편 전 세계 32억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보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도 내년 여름에는 회사의 첫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예정이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와 마찬가지로 심박수를 측정하는 모니터 등이 포함된 헬스케어 모델이다.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이 이처럼 치열하게 워치 시장 장악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어떤 방식을 이용해서든 각자의 생태계를 최대한 확장하면서 매년 30%씩 성장하는 헬스케어 시장의 파이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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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천하’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의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조사업체 한국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도 출하량만 16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60% 성장했다.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로 보면 1위는 애플이다. 점유율만 33%를 차지한다. 2위는 중국 화웨이(8.4%)고, 3위 삼성전자(8.0%)가 뒤를 이었다.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은 현재 애플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애플워치6’ 시리즈를 내놓은 덕을 봤다. 보급형 제품인 ‘애플워치SE’도 선보였다. 지난 한 해 동안 3390만 대의 스마트워치를 팔았고,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50% 성장했다.

    애플은 독보적인 1위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난 6월 개최한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새로운 OS인 ‘워치OS8’을 공개했다. 이용 가능한 앱을 늘리고 사용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다.

    애플의 워치OS8에서는 지난해 워치OS7에 추가됐던 ‘심호흡’에 이어 명상으로 스트레스를 낮추는 ‘마음챙김(Mindfulness)’ 애플리케이션(앱)이 포함됐다. ‘마음챙김’ 앱은 최소 1분 동안 집중해서 명상할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도움말과 함께 명상에 도움을 주는 애니메이션을 재생할 수 있다. 애플워치가 인식할 수 있는 운동 유형에 태극권과 필라테스도 새롭게 추가됐다. 애플워치를 차고 있으면 태극권과 필라테스도 운동으로 인식해 운동할 때 심박수 정보를 제공한다.

    애플이 타사 대비 우위를 점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기기 간 연동성’이 꼽힌다. 10억 명에 달하는 아이폰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호환된다. 애플워치 시리즈의 ‘워치OS’, 아이패드 시리즈의 ‘아이패드OS’가 모두 아이폰 시리즈의 iOS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용자가 여러 모바일 기기를 오가면서도 동일한 앱을 이용하기 편하다는 얘기다.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기도 쉽다.

    애플은 올해 하반기 신형 스마트워치 시리즈인 ‘애플워치7’의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애플워치7은 기존 애플워치 시리즈의 둥근 모서리를 아이폰12 시리즈처럼 각진 모서리로 선보일 예정이다. 시리즈 최초로 그린 색상 모델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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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점유율.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삼성, 스마트워치 OS도 구글과 손잡았다

    삼성전자와 구글의 스마트워치 통합 OS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평가다. 삼성과 핏빗 등 안드로이드 진영의 주요 웨어러블 업체들은 그간 자체 OS(타이젠, 핏빗OS, 가민SO)를 개발하고 탑재해왔는데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구글의 웨어OS도 3% 점유율에 그치며 그동안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애플의 iOS에 비해 안드로이드 진영은 서로 통합되지 못하고 흩뿌려져 있었던 셈이다.

    때문에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삼성과 구글의 동맹은 필수적이었다. 현재 스마트워치 OS 기준으로 보면 ▲애플 워치OS(33.5%) ▲타이젠(8.0%) ▲화웨이 라이트OS(6.7%) 순이고, 구글의 웨어OS는 3.9%에 불과하다.

    삼성의 타이젠 8.0%와 구글의 웨어OS 3.9% 통합에 이어 향후 구글이 인수한 핏빗OS 3.7%까지 더해지면 연합 OS는 15.7%까지 점유율이 올라선다. 아직 애플을 따라잡기에는 멀지만 애플 절반 수준의 점유율까지 올라오는 것이다.

    구글은 이를 위해 ‘웨어OS-타이젠OS-핏빗OS 연합군’을 구축 중이다. 임수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구글이 진행 중인 핏빗 인수까지 완료되면 서비스 통합을 통해 웨어 플랫폼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구글과의 스마트워치 통합 OS를 선보이고 나면 판도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워치에도 안드로이드 기반의 OS를 넣으며 전 세계로 안드로이드 기반 생태계 확장을 꿈꾼다. 삼성과 구글 모두에 윈윈 전략이다. 임 연구원은 “통합 웨어러블 OS 개발 및 탑재로 삼성전자가 더 넓은 안드로이드 사용자층을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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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33.5%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실제로 삼성과 구글의 통합 OS는 삼성이 8월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갤럭시워치4 시리즈에 탑재될 전망이다. 지난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삼성은 신형 갤럭시워치에 들어갈 구글과의 통합 운영체제(OS), 스마트폰과 연동성을 강화한 ‘원 UI 워치(One UI Watch)’ 인터페이스를 선보였다.

    통합 OS는 앱 구동 속도가 최대 30% 빨라진다. 온종일 실시간으로 심박수를 측정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갤럭시워치의 문제로 지적됐던 배터리 소모 속도는 늦췄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기기 간 연동성을 높였다. 먼저 구글의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의 주요 앱들을 갤럭시워치에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설치 가능한 앱은 구글 지도를 비롯해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유튜브뮤직 등과 운동을 위한 아디다스 러닝, 골프버디 스마트 캐디, 스트라바, 스윔닷컴 등이 있다.

    스마트폰에 구글 앱을 깔면 갤럭시워치에도 자동으로 호환되는 앱이 추가된다. 스마트폰에서 시간을 설정하면 워치에 자동 반영되고, 워치에서 통화와 메시지를 차단하면 스마트폰에서도 차단된다.

    사미르 사마트 구글 부사장은 “삼성과 구글의 오랜 협력의 결과로, 길어진 배터리 시간, 빨라진 성능, 다양한 앱 지원 등 완전히 새로운 워치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최근 오포, 비보, 샤오미, 원플러스, ZTE 등이 포함돼 있는 중국 상호전송 얼라이언스(MTA)에 합류하기도 했다. 갤럭시 기기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자사 파일 공유 기능인 ‘퀵 셰어’를 MTA에 가입한 중국 제조사 제품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삼성만의 편리한 기능을 사용하게 한 뒤, 갤럭시 생태계로 끌어들이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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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드로이드 폰과 스마트워치 기기 간 연동성 향상

    페이스북은 애플워치를 겨냥한 스마트워치를 내년 여름에 선보인다. 헬스케어 기능을 지닌 첫 스마트폰워치를 내놓는 것이다.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이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처럼 디스플레이 전·후면에 2개의 카메라를 탈부착할 수 있도록 한다. 전면 카메라는 기존에 사용하는 대로 영상통화를 할 때 이용할 수 있다. 후면 카메라는 시계 본체를 손목시계 프레임에서 분리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형태다.

    페이스북이 선보일 스마트워치는 페이스북메신저와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3개의 SNS 기반 메시지를 주고받는 기능을 핵심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통신이 가능하도록 LTE(롱텀에볼루션) 통신을 지원하는 독립형 기기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과 연결 없이도, 사진을 촬영하고 바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게 하겠다는 얘기다.

    더버지는 “페이스북이 준비하는 제품은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것처럼 스마트워치에서 똑같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폰 플랫폼 강자인 애플과 구글을 우회해 페이스북만의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계획 중 하나”라고 밝혔다. 여기에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 등 대부분 스마트워치에 탑재된 기능인 심박수 측정 모니터 등 건강 기록 기능도 포함될 예정이다. 페이스북이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AR(증강현실) 안경과 연동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은 약 400달러(약 45만원) 수준에서 내부 검토 중이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용자만 전 세계에 32억 명이다. 이 중 일부라도 자사 워치를 이용하게 할 수 있다면 시장에 뛰어드는 게 여러모로 페이스북에 이득이다. 업계 관계자는 “헬스케어 시장 파이를 조금이라도 가져가서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 페이스북이 뒤늦게 웨어러블 기기 하드웨어까지 만들겠다고 나서면서 워치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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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1’에서 구글의 사미르 사마트가 삼성전자와 스마트워치 OS를 통합하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다.
    ▶매년 20%씩 크는 헬스케어 산업… “돈 되면 뛰어든다”

    애플 독주의 시장에 맞서 연합전선을 펼치는 삼성과 구글, 뒤늦게 시장에 뛰어드는 페이스북까지 빅테크들은 저마다 스마트워치 시장 장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헬스케어’ 시장이 곧 미래이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헬스 데이터는 어떤 데이터보다 가장 양질의 데이터로 분류된다. 특히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보다도 더 몸에 찰싹 달라붙어 있다.

    24시간 내내 한 사람의 모든 일상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개인 신체에서 벌어지는 모든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무궁무진하게 수집하는 것이다. 심박수 기능을 포함한 체온, 수면 정보, 운동 정보 등 온갖 생체 기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헬스케어 데이터는 다양한 제휴 사업과 함께 초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심전도 관련 정보를 병원과 공유해서 질병을 예측할 수 있다.

    각종 헬스케어 상품들을 파는 업체와 제휴도 가능하다. 움직임이 부족한 사람과 많은 사람을 나눠서 각각의 생활 패턴에 맞는 생활 관련 상품들을 추천하는 데 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일정 수준 이상의 운동을 통해 몸에 수분이 부족하게 될 때 이온음료를 자동으로 추천해주고, 클릭 한 번이면 배송이 되는 서비스와 제휴할 수 있다. 5분 이상 격렬한 운동을 통해 심박수가 높아지면, 음원 사이트와 자동으로 연결해 나의 심박수에 맞는 음원이 자동으로 재생되도록 서비스할 수 있다. 장시간 근무로 움직임이 둔화된 상태라면 알림을 통해 몸을 일으키게 함과 동시에 커피를 자동으로 띄우면서 구매하도록 독려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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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갤럭시 워치3’, ‘갤럭시 워치 액티브2’ 사용자는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본인의 혈압과 심전도를 측정, 기록할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즉 개인이 특정한 상황에 처했는지 세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알맞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초개인화 마케팅’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은 지난해 490억4000만달러(약 55조3955억원)에서 올해 590억2000만달러(약 66조668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990억달러(약 111조8300억원)로 두 배가량 커질 전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으로 눈을 키우면 시장 성장세가 더 크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19년 1063억달러(약 118조원)로 추산된다. 해마다 30%씩 성장하는 시장으로 2026년에는 6394억달러(약 711조원)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장할수록 웨어러블 기기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애플 피트니스 플러스(+)와 같이 의약품 및 건강서비스와 연계된 기기 판매 외에도,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광고 플랫폼 등 다양한 부문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성용 매일경제 디지털테크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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