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버스에 웹드라마까지… MZ세대 공들이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2021년 08월 제 131호

  • 기업들이 소비문화를 이끄는 주체로 떠오르는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톡톡 튀는 마케팅을 고안해내고자 애쓰고 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 세상에 나온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모든 일상을 스마트폰과 앱으로 해결하는 것에 익숙하며 기존에 없던 트렌디한 것들을 경험하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또 이를 디지털 세상 속에서 공유하면서 서로를 공감한다. ‘재미’를 좋아하고,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데다 개인주의적이고 비대면을 선호하는 등의 특징도 갖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중요한 미래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웹드라마를 제작하고 메타버스까지 마케팅에 활용하는 등 다양한 채널로 MZ세대와의 공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25일 3차원 가상세계인 메타버스(Metaverse)를 통해 MZ(밀레니얼·Z)세대와 새로운 소통창구를 열었다. 현대차는 국내 대표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제트(NAVER Z)의 ‘제페토’와 함께 가상공간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을 지칭한다. 제페토는 사용자(개인)를 표현하는 아바타를 통해 가상공간에서 친구들과 소통하며 놀이, 쇼핑, 업무 등을 즐기는 서비스다. 제약 없이 자유롭게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MZ세대에게 각광받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 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서 차량을 구현해 플랫폼 내 인기 맵(공간)인 다운타운과 드라이빙 존에서 쏘나타 N 라인을 시승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자신의 아바타를 이용해 영상과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제페토의 비디오·포토 부스에서 쏘나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제페토에서 MZ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자동차 콘텐츠 생산이 활발해질 것으로 현대차 측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쏘나타를 매개체로 MZ세대가 주된 사용자인 가상세계 플랫폼까지 고객의경험을 확장해 신기술을 선도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겠다”며 “향후에도 차종을 확대해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구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웹드라마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주 타깃인 MZ세대에 친근한 매력을 어필할 수 있어 대기업들이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젊은 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삼성, 롯데, 농심 등도 웹드라마를 만들어 쏠쏠한 홍보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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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와 로봇개 등장시킨 영상으로

    MZ세대에 로보틱스 친근하게 알려


    현대차는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일어나는 직원들의 생활을 소재로 제작한 웹드라마를 선보였다. 현대차 서비스센터를 배경으로 제작된 웹드라마 <오늘부터 엔진 온(ON)>은 지난 6월 29일 카카오TV에서 방영을 시작한 지 12시간 만에 100만 뷰를 기록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늘부터 엔진 온>은 현대차 서비스센터에서 근무하는 실제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브랜디드 콘텐츠’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간접광고(PPL)의 한 형태다. 현대차는 과거 차종 노출 위주의 드라마 제작 등을 진행한 바 있지만 <오늘부터 엔진 온>은 서비스센터와 정비사라는 직업을 배경으로 차종 외 자동차 관련 직업과 장소를 중심으로 대중에게 친근하고 재미있게 다가가고자 기획됐다.

    드라마는 천부적 재능을 가진 차량정비사 ‘차대현’과 서비스센터 매니저 ‘노유화’ 두 주인공의 로맨스와 현장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PPL 효과를 극대화한다. 첫 회 시작 장면에서 서비스기술교육2팀 강사들과 지난해 은퇴한 김수길 명장이 출연했으며 고양서비스센터, 블루핸즈 삼송,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현대차는 실제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서비스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사연을 공모했고, 일부 사연은 시나리오의 모티브로 활용되기도 했다. 29일 첫 방송 이후 매주 한 편씩 총 4부까지 공개됐다. 현대차는 일본 차를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는 베트남에서도 웹드라마를 통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린 바 있다. 현대차가 2019년 베트남의 젊은 세대를 겨냥해 만든 8부작 분량의 웹드라마 <미래의 가족은 누구?>는 5000만 뷰를 기록하는 등 베트남 소비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내용은 한국과 베트남 청춘들이 등장해 현대자동차 직원으로 근무하는 배경 아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드라마로, 베트남인들의 동반자로서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전달했다.

    현댜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완료한 기념으로 지난 6월 말에 공개한 ‘웰컴 투더 패밀리 위드 BTS(Wel come to the Family with BTS)’도 MZ세대를 겨냥한 것이다. 글로벌 브랜드 홍보대사 방탄소년단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스팟 및 아틀라스 로봇들과 함께 아이오닉 브랜드 음원에 맞춰 춤추는 영상을 통해 다소 낯설 수 있는 로보틱스를 MZ세대가 친근하고 쉽게 느낄 수 있도록 표현했다.

    현대차는 영상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안무를 로봇 춤으로 적용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사의 기술력을 보여줬다. 해당 영상은 현대자동차와 방탄소년단 광고 촬영장에 놀러온 ‘스팟’을 어린이용 넥쏘 차량이 맞이하며 시작된다.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스팟’이 만나 기본적인 동작을 서로 보여주고 따라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난이도 있는 방탄소년단 안무를 로봇개 ‘스팟’이 습득하는 모습을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줬다.

    특히,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같은 느낌의 동작을 선보이는 ‘아틀라스’의 등장으로 열기가 더해지는 영상은 춤을 습득한 로봇들이 단체 군무를 보여주며 끝이 난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로보틱스를 알리기 위해 MZ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기아는 올해 들어 로고를 역동적으로 바꾸며 사명에서 ‘자동차’를 빼고 종합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변신을 가속화하면서 한층 젊어진 감각으로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고객층인 MZ세대를 겨냥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e스포츠를 후원해 호감도를 높이고 K3를 출시하며 그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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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쏘나타 구현
    ▶기아 MZ세대 최고 인기 LOL 후원해 호감도 높여

    기아는 올해부터 2020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팀 ‘담원 게이밍’과 다년간의 스폰서십을 체결해 후원하고 있다. 담원 게이밍은 올해부터 ‘담원 기아(DWG KIA)’의 팀명으로 활동하며 팀 로고, 유니폼 등을 새롭게 선보이고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기아의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e스포츠 마케팅은 효과를 보고 있다. 기아가 지난 5월 조사 전문 업체인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아에 대한 MZ세대의 호감도가 e스포츠 프로게임단 담원 기아를 후원하면서 이전(47.8%)보다 5%포인트 높은 52.8%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전국에 거주하는 만 14~39세 남녀 LoL 시청자 총 2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같은 기간 다른 자동차 브랜드의 호감도가 국산 경쟁 3사는 -6.5~2.6%포인트, 수입 경쟁 3사는 –1.9~0.1%포인트의 변동 폭을 보인 것을 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oL은 매월 1억 명 이상이 즐기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 중 하나로 특히 MZ세대에게 인기가 높다. 이 같은 호감도 상승에 대해 업계에서는 담원 기아의 후원으로 기아가 6개월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MZ세대가 마음의 문을 여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아 관계자는 “‘호감 경제학’의 창시자 로히트 바르가바 조지타운대 교수는 ‘브랜드 호감도가 높아질수록 고객은 그 기업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며 “e스포츠 후원으로 MZ세대가 기아와 보다 친밀한 관계를 맺게 됐다고 여기게 된 만큼 호감도 상승이 향후 실제 구매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경기와 영상 콘텐츠에 기아 브랜드가 반복 노출되면서 유·무형의 광고 효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는 자체 조사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담원 기아 후원에 의한 광고·마케팅 효과가 금액으로 환산 시 7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더 많은 MZ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라며 “e스포츠 문화의 저변을 넓히고 게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4월 20일 더 뉴 K3를 출시하며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2014년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미생>을 요즘 사회초년생들의 직장생활에 맞게 재해석해 더 뉴 K3의 홍보용으로 만든 광고 ‘미생 2021’ 세 편을 제작해 방영한 것이다. 더 뉴 K3 출시와 연계해 담원 기아 선수단 온라인 팬미팅을 진행했으며 MZ세대가 많이 찾는 공간에 더 뉴 K3를 전시해 고객들에게 차량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결합한 뉴트로(Newtro) 감성을 통해 MZ세대를 공략할 뿐 아니라 전 세대의 공감을 얻어내려 현대차의 노력도 성과를 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1 쏘나타 센슈어스 출시와 함께 ‘어른이 되어간다. 가치를 알아간다’를 주제로 하는 TV 광고 시리즈를 통해 MZ세대는 물론 전 세대로 공감 폭을 확대하려고 했다. 쏘나타는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세단이자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브랜드다.

    1985년에 1세대 모델이 출시된 이후 37년 동안 세대를 거듭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혁신하면서 성장해오고 있다. TV 광고 시리즈에서는 쏘나타의 이 같은 특성을 반영해 세월이 변함에 따라 오래된 것들이 갖게 되는 새로운 가치를 알아가며 어른이 돼가는 유저 스토리를 ‘음악’과 ‘패션’의 문화 코드와 함께 그려냈다.

    특히 상업광고 최초로 조용필의 노래가 삽입된 ‘고추잠자리’ 편이 화제가 됐다. ‘고추잠자리’는 조용필의 노래 중 가장 오랜 기간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유지한 명곡으로 꼽히며 최근에도 각종 가요 프로그램을 통해 재해석되고 있다. 지금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트렌디함을 보여주는 ‘고추잠자리’와 오랫동안 국민 차로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쏘나타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것이 현대차 측 설명이다.

    ‘빈티지 패션’ 편에서는 197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패션을 전공한 최초의 한국인이자 구독자 80만 명의 유튜버로 유명한 장명숙 씨와 협업해 오래됐지만 여전히 힙한 감성을 뽐내는 빈티지 패션과 쏘나타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연결시키도록 했다.

    오래전 유행하던 빈티지 재킷이 현재에도 여전히 멋과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런 고유한 가치를 알아가는 주인공 모습이 그려진다. 또 BGM으로 윤수일의 ‘아름다워’를 사용해 ‘오래됐지만 가치 있는 것(Oldies but Goodies)’의 메시지를 더욱 감각적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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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구현한 쏘나타
    ▶뉴트로 감성 쏘나타 광고로

    MZ세대 포함한 전 세대 공감 이끌어내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해 공개된 디지털 광고도 입소문을 타고 있다. 기존 쏘나타 광고 가운데 가장 화제성이 높았던 2013년 광고 ‘쏘나타는 원래 그렇게 타는 겁니다’를 오마주해 2021 쏘나타 센슈어스의 더욱 강화된 상품성을 표현했다. 아울러 지난 5월 27일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는 쏘나타×지니뮤직 ‘가치의 재발견’ 온라인 콘서트도 성황리에 진행했다. 37년 동안 성장해온 쏘나타의 헤리티지와 시대를 관통하는 대중음악을 연계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콘서트에는 인기 가수 헤이즈와 하림이 참여해 198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시대별 명곡 공연과 토크로 전 세대의 공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서동철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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