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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24차례 부동산 대책’ 총정리해 보니… 수요 억제 일변도, 매매서 임대시장으로 확대

    2020년 12월 제 123호

  •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24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미 올해 7월 10일과 8월 4일, 문재인 정부의 22번째와 23번째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다. 7·10 대책은 세금 강화 등을 통한 수요 측면, 서울 등 13만2000가구 공급을 내세운 8·4 대책은 공급 측면의 방안이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5월 10일 출범했으니 3년 6개월 동안 23번의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셈이다. 거의 한 달 반에 한 번 꼴로 대책이 나왔으니 정부나 주택 수요자나 피로감이 어마무시하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대책이 나오는 동안 부동산 시장은 잠깐 주춤했을 뿐 짧게는 1개월, 길게는 7~8개월 후에 다시 상승세를 타며 가격 전고점을 돌파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그러는 동안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중간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52%나 급등했다. 아파트 가격이 뛰자 단독주택·연립주택·빌라 시장까지 영향이 미쳐 서울 주택 전체를 봐도 중간값은 40% 가까이 뛴 상황이다.

    출범 첫해, 정부는 6개의 대책을 내놓는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하자마자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조정대상지역 추가지정이 골자였던 ‘6·19 대책’, 서울 대부분 지역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었던 ‘8·2 대책’, 성남 분당·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추가지정한 ‘9·5 대책’, 신DTI와 DSR를 조기도입한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신혼희망타운 공급계획 등을 밝혔던 ‘주거복지로드맵(11월 29일)’, 그리고 미래에 최악의 대책으로 평가받는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12월 13일)’ 등이 잇따라 발표된다. 이 중에서 수요 쪽을 집중적으로 묶었던 정책은 6·19 대책부터 10·24 대책까지 4개다. 하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힌 것은 거의 없었다.

    8·2 대책 발표 직후 서울 집값이 잠시 흔들렸지만 5주간 하락하는 데 그쳤다. 9월 첫째 주부터 상승 전환한 서울 아파트 가격은 연말로 갈수록 상승폭을 키우더니 2018년에 들어서면서부터 매주 0.2~0.3%씩 상승했다.

    2018년 6월 공개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생각보다 ‘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후 불안해지기 시작한 시장은 같은 해 7월,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발언 이후 걷잡을 수 없는 폭등 분위기로 흘렀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흐르는 동안 부동산 규제는 또다시 시작됐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안(2월), 신혼희망타운 10만 호로 확대(7월), 서울 종로구·중구·동대문구·동작구 투기기역 추가지정(8·27 대책) 등이 이어지더니 9·13 종합대책이 발표된다. 9·13 대책은 조정대상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의 종부세 최고세율을 3.2%까지 올리는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이었다. 그동안 무시됐던 공급대책도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9월 21일 수도권 30만 호 공급계획을 밝힌 정부는 그해 12월 19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 3기 신도시 3곳(1차분)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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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송파구 일대 아파트단지 전경.
    ▶9·13 대책 이후 서울 부동산 잠시 주춤

    9·13 대책이 워낙 강력했던 탓에 서울 부동산 시장은 주춤했다. 상승폭이 점차 줄던 서울 아파트값은 11월 첫째 주 하락세로 돌아서더니 6월 셋째 주까지 약 7개월 동안 내림세를 거듭한다. 하지만 여름에 들어서면서 서울 아파트 값은 바닥을 찍는 모습을 보여준 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하게 된다.

    정부의 규제도 다시 시작됐다. 5월 부천과 고양에 3기 신도시 2차분을 짓겠다고 발표한 다음 2014년 이후 유명무실해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8월 12일 다시 부활한다. 11월 6일엔 강남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27개 동이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럼에도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자 12·16 대책이 등장한다.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9억원 초과 주택 LTV 20%로 하향 등 초강력 대책이었다.

    돈줄을 묶자 시장에 반응은 즉시 나타났다.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의 걷잡을 수 없던 상승세는 올해 1월 넷째 주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시장이 규제로 묶이자 가격 상승효과가 주변 지역으로 퍼지는 ‘풍선효과’가 시작됐다. 경기도 성남 하남 용인 안양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수원 영통·장안구, 안양 만안구, 의왕시를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지정하는 ‘2·20 대책’으로도 시장이 안정되지 않자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하는 ‘6·17 대책’이 발표된다. 그럼에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긴급’ 호출했고 강력한 세금규제인 ‘7·10 대책’과 서울 주택공급 방안인 ‘8·4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7·10 대책과 8·4 대책 이후에도 매매 시장은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사실상 23개의 대책이 모두 실패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부동산 대책의 ‘첫 단추’가 잘못 꿰어져 있었다는 점이 실패 이유로 많이 지적된다.

    지금 정부가 출범하던 시기는 상당히 불안하던 시점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뉴타운 출구전략 등 때문에 주택 공급이 원하는 속도가 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죽 쑤던’ 주택 수요는 2015년을 기점으로 회복하고 있었다. 누가 봐도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부의 첫 부동산 종합대책인 8·2 대책은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주택 정책은 공급과 수요의 두 축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수요 일변도로만 정책이 구성됐다. ‘공급 부족 우려가 넘치는 유동성과 연결돼 있다’는 시장 조언이 무시됐던 셈이다. 국토부는 그런 후 재작년 12월과 작년 5월에 가서야 수도권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며 공급 카드를 꺼내들었다. 1년 6개월 정도는 허송세월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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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 억제만 있고 공급 확대책 안 보여

    수요 억제와 공급 확대가 맞물려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사실은 2019년 초반으로 시점을 되돌려봐도 알 수 있다. 9·13 대책 후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세를 걸었는데 그 폭이 상당했다. 당시 송파 헬리오시티 등 서울 동남권을 중심으로 입주물량이 상당 부분 쏟아졌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이 충분히 이루어지면서 수요가 묶여야 정부 정책 효과가 제대로 먹힌다는 사실은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앞으로도 주택 시장은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주택 공급이 부족한 환경에서 정부가 임대차 3법(전월세 신고제,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을 전격 시행(신고제는 내년 6월 시행)하면서 부작용이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1주 연속 상승하는 등 꺾일 줄 모르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최악의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다. 전세난은 주택 매매시장까지 다시 자극하는 양상이다.

    임대차 3법의 핵심은 2년의 기본 임대기간에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해 2년 더 거주하게 하는 ‘2년+2년’ 방식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하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상승 폭을 기존 임대료의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하는 것이다. 기존 세입자들은 이번에 도입될 임대차 3법을 적용받아 낮은 시세로 전세를 연장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것은 단편에 불과하고 ‘매물 잠김’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세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신혼부부 등 신규 수요자는 폭등한 전셋값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임대차 시장은 전세 위주에서 월세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정부는 24번째 부동산 대책으로 ‘11·19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상의 전셋값 안정 대책이다. ▶24번째 대책 전세 안정이 목표라지만…

    11·19 대책은 앞으로 2년 동안 전국에 11만4000가구의 전세 주택을 공공임대 형태로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일단 정부는 3개월 이상 공실로 남아있던 공공임대주택 3만9100가구를 기존 월세 방식이 아닌 전세로 전환해 공급한다. 기존 공공임대와 달리 소득·자산기준 관계없이 오는 12월 희망자를 모집한다. 또 ‘공공전세’ 제도를 신설해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공공전세는 미분양 다세대 주택이나 준공을 앞둔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한 뒤 전세로 내놓는 방식으로 1만8000가구를 충당한다. 이에 더해 민간건설사들이 짓는 다세대 주택을 매입해 전세로 공급하는 ‘신축 매입약정 방식’을 통해 총 4만4000가구를 공급하고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거용 건물의 남는 공간을 리모델링해 전세로 공급하는 ‘비주택 공실 리모델링’ 방식으로 1만3000가구를 공급한다. 하지만 이 대책은 발표되자마자 시장에서 효과를 의심받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11만4000가구의 전세 주택 가운데 인기가 많은 아파트는 2만8890가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에 공급되는 아파트 전세물량은 1952가구에 그친다.

    정부는 장기적인 임대주택 정책으로는 중형 공공임대를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들고 나왔다. 중산층을 위한 30평대 공공임대주택을 내년부터 짓기 시작해 2025년까지 6만3000가구를 확충하고 그 이후부터는 연 2만 가구씩 공급한다는 것이다. 일부 공공주택의 입주 및 청약 시기도 단축한다. 내년에 진행 예정인 3기 신도시의 사전청약 물량도 기존 6만 가구에서 총 6만2000가구로 늘린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현재 상황에서 통할 만한 해법이 마땅치 않다는 사실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단기 대책이 별로 없다”며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시장 상황을 풀기 위한 정부의 온갖 고민이 11·19 대책에 들어있다”며 “하지만 효과가 먹힐지는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현재의 ‘매물 잠김’을 풀어낼 방법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2021년 서울 정비사업 입주 예정물량은 1만7655가구로 2020년 3만6596가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이후 꾸준히 유지해 온 정비사업 입주물량이 반토막 난다. 문제는 서울에서 정비사업이 입주 물량의 70~80%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게다가 중장기적 공급지표인 인허가 실적도 최근 2년 동안 감소하는 추세다. 서울 주택 건설 인허가 물량은 2019년 6만2272가구, 2018년 6만5751가구로 2013~2017년 연평균 인허가 물량(8만6395건)에 비해 2만~3만 가구가 모자란다.

    매년 12만~16만 가구 수준이던 경기도의 2021년 입주 예정물량도 9만8112가구로 역시 큰 폭으로 제기된다. 2022년에는 6만 가구 아래로 떨어진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3기 신도시와 서울 내 공공택지들이 본격 공급되면 ‘물량 폭탄’이 나올 위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급등락을 반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주택 실수요자들은 어떤 전략을 만들어야 할까. 미래를 예측하기엔 워낙 쉽지 않은 환경이라 각자 주택 보유현황, 자금사정에 따라 투자전략을 정밀하게 세워야 할 필요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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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월 19일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1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다주택자는 몸집 줄이는 전략 필요

    우선 다주택자라면 몸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 규제 때문에 보유세 부담이 급증하는 데다 실물경제가 좋지 않을 경우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다주택자는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주택을 처분할 경우 양도세가 낮고, 개발 여력이 적은 지역부터 집을 정리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위주로 포토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때다.

    무주택자는 무리한 추격매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가격 폭락을 주장하면서 무턱대고 집을 사지 않는 것도 위험하다. 무주택자라면 청약제도를 최대한 활용할 것을 조언한다. 올해 7월 29일 민간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만큼 서울 등 주요 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은 지금보다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른바 ‘로또 청약’은 앞으로도 계속된다는 뜻이다.

    청약 가점이 낮아 분양 아파트를 도저히 노리기 어려운 경우는 어떨까. 이럴 땐 본인의 자금사정을 따져 기존 주택을 매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과거부터 한국 부동산 경기를 따라가면 대체로 ‘6년 상승, 4년 하향 안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비밀은 6년 상승 폭이 이후 4년 하락 폭보다 더 컸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1998년 IMF 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제적인 충격이 겹치지 않는다면 폭락까지는 잘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물론 대출을 활용한다면 경제 충격이 와도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체력을 갖추고, 해당 가격대 중에서 가장 좋은 입지 아파트에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1주택자는 현재 부동산 시장의 ‘승자(勝子)’이지만 가장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양도세가 워낙 무겁게 부과되는 데다 대출까지 깐깐해져 움직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더 나은 아파트로 갈아타기를 적극 시도해야 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부동산 시장이 불안할 때는 투자가치와 실거주 가치가 모두 높은 아파트를 골라야 하락기가 오든, 다시 상승기가 오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손동우 매일경제신문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3호 (202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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