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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공사 선정 3구역 축으로 속도 높이는 한남뉴타운… 20억 넣고 10억 벌기? 강남 넘는 ‘강북 부촌’ 열리나

    2020년 12월 제 123호

  • “20억 넣고 10억 벌기.”

    한남뉴타운 투자와 관련해 이를 요약해 직관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하나의 문장이다. 이 짧고 함축적인 문장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첫째, 비싸다는 점이다. 몇 억 단위가 아닌 20억원의 큰 자금이 투자 시 소요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둘째, 그만큼 투자수익이 크다는 점이다. 재개발 투자로 10억을 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올 만큼 알짜 입지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이 문장 하나로 복잡하고 다층적인 한남뉴타운의 모든 것을 한 번에 이해할 수는 없다. 한남뉴타운은 널리 알려진 대로 1~5구역으로 다섯 개 지역에 나뉘어 지정됐다. 그중 이태원역 인근 상가가 많았던 1구역은 지정 취소된 상황이다. 구역별로 돌아가는 상황이 어떤지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보광동·이태원동·동빙고동 일대 111만205㎡의 거대 면적을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한남1구역을 제외한 한남2~5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워낙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최근 들어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그 덕에 매물가격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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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3구역 전경


    지금 속도가 가장 빠른 건 한남3구역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6월 시공사로 현대건설이 선정됐다. 뉴타운으로 지정된 지 무려 17년 만에 이뤄낸 진전이었다.

    당시 시공사 투표에서 현대건설은 GS건설과 대림산업을 꺾고 총 2724표(무효표 제외) 중 1409표를 받았다. 공사비 1조7377억원 규모의 거대 공사는 현대건설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남뉴타운 중 3구역은 면적만 39만㎡ 규모다. 총 사업비 7조원에 이른다. 약 5816가구가 들어간다. 매일경제가 직접 둘러본 한남3구역은 경사로를 기반으로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바라보는 천혜의 입지였다. 이곳은 경사로에 자리 잡아 장단점이 엇갈린다. 장점은 한강과 꽤 거리가 있는 곳에서도 추후 한강 조망이 가능할 거란 점이다. 이곳은 재건축 이후 곳곳에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등을 설치해 경사지의 단점을 커버할 것으로 보인다. 3구역 상당히 많은 면적에서 한강 조망이 추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곳 땅 값은 3.3㎡당 평균 1억원을 돌파했다. 정형화된 시세가 있는 아파트와 달리 바로 옆 동에 있는 집도 대지면적 등이 전부 상이한 빌라는 투자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쉽지 않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쉽게 설명해 이 구역에 있는 빌라를 초기 투자금 10억원대 후반에 산 뒤 추가분담금 2억~3억원을 더하면 재개발 완료 이후 전용면적 84㎡ 집을 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말한다. 즉 전용 84㎡ 집을 받기 위해 총 투자금액 20억원을 웃도는 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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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용 84㎡ 30억원 넘을지 전망 엇갈려

    그렇다면 시세 차익을 보기 위해 완공 이후 집값이 30억원이 넘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여기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비교의 축은 한강 너머 서로 마주보고 있는 반포 집값이다. 최근 아크로리버파크 등 반포 일대 신축 아파트는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전용 84㎡(구 32~34평) 시세가 30억원대 중반에 달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한남뉴타운 완공 이후 시세가 반포의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지가 분석의 핵심이다. 한강변을 끼고 용산민족공원을 내 집 안방처럼 갈 수 있는 한남 입지가 반포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을 거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 된다면 한남뉴타운에 20억원을 투자해 시세차익 10억원을 넘게 벌 수 있다.

    만약 ‘강북인 한남이 강남인 반포를 넘긴 힘들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힘을 받아 한남 시세가 반포의 80~90%에 머문다면 그만큼 시세차익은 줄어드는 구조다. 김 소장은 “지금으로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고급주택이 잇달아 한남동에 둥지를 튼 걸 보면 고급 주택이 자리 잡기에 서울 시내에서 한남동만큼 주목을 끄는 곳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이 한남3구역에 쏟아 부은 정성을 보면 입지 장점이 나온다. 단지명을 프리미엄 브랜드인 ‘디에이치 한남’으로 제안했다. 준공 후 서비스(AS) 10년 운영, 이주비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주비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에 추가 지원(60%)을 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사업촉진비 5000억원 지원, 분담금 입주 1년 후 100% 납부 등 기존에 상상조차 하기 힘든 조건을 일제히 내걸었다.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3구역은 감정평가를 거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고 이주·철거를 거쳐 일반분양에 나서게 되는데 일반분양은 2022년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남3구역은 조합원 물량과 임대 가구(876가구)를 뺀 일반분양물량이 1100여 가구로 추산된다. 일반분양가가 높을수록 조합원 부담이 줄어든다. 근데 분양가상한제에 걸려 분양가를 어느 정도 책정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시공사 선정 당시 한 건설사는 분양가를 3.3㎡당 7200만원에 내놓겠다는 약속을 내걸기도 했다. 이 건설사는 시공사로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이 파격적인 제안이 조합원의 눈높이를 한없이 끌어올렸다. 문제는 최근 강남 재건축 단지 일반분양가도 3.3㎡당 5000만원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분양 당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일반분양가를 둘러싸고 한차례 잡음이 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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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2구역 진행속도 빨라

    그 다음으로 속도가 빠른 것은 한남2구역이다. 건축심의를 통과한 상황이다. 사업이 순항한다면 내년 상반기 사업시행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축심의는 개발 인허가에 앞서 도시 미관과 공공성 확보 등을 따져보는 절차다. 아파트 설계 등에 관한 부분이 이 단계에서 정해지는데 재개발 사업에서는 가장 까다로운 단계 중 하나로 불린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서 한남2구역은 재개발 사업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다.

    한남2구역은 용산구 보광동 일대 8만2821㎡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새 아파트 1537가구를 짓기로 계획되어 있다. 정비 계획 단계에서는 전체 가구 수의 15.5%에 해당하는 238가구가 임대주택으로 배정돼 있었다. 만약 지난 9월 23일을 넘겨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신청했다면 임대주택 비율이 20%대로 높아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마지막 날인 9월 23일 용산구청에 계획서를 들고 가 임대주택 비율이 대폭 올라가는 위기는 넘길 수 있었다.

    한남2구역은 한남3구역과 넓은 경계선을 두고 접하는데 일대 핵심 상권인 이태원역과 더 가깝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3구역보다 2구역 입지가 더 뛰어나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게다가 먼저 시공사 선정을 한 한남3구역보다 2구역 사업이 더 빠르게 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소장은 “조합원 수가 3구역 대비 적은 2구역이 단합이 잘 돼서 사업 시동을 본격 걸면 완공 기준으로 3구역보다 2구역이 먼저 결승점을 통과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남5구역을 한남뉴타운 최고 알짜부지로 꼽는 사람도 많다. 매일경제가 둘러본 한남5구역은 한강변에 접한 평지 일대를 기반으로 강 건너 잘 정비된 반포일대를 조망할 수 있는 뷰가 일품이었다. 경사가 있는 2구역, 3구역과 달리 5구역은 오산고와 서빙고 사이 알짜 한강변 부지를 거의 독점하는 모양새다.

    이 일대는 변전소 이전 문제로 10여 년간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최근 한국전력과 변전소 이전에 합의하면서 사업 진행에 탄력을 받게 됐다. 지난 6월 한남5구역 조합은 보광변전소 이전과 관련해 변전소 부지를 당초 5500㎡에서 3100㎡로 축소하는 대신 관련 비용을 조합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국전력과 합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준비 중이다.

    한남5구역 면적은 18만6781㎡에 달해 2634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게다가 한남5구역은 추후 조성되는 용산민족공원을 지척에 두고 있다. 앞으로는 한강변, 뒤에는 남산, 옆에는 용산공원을 낀 천혜의 입장을 자랑하는 것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한남5구역이 재개발을 마치면 서울에서 가장 뛰어난 입지를 보유한 몇 안 되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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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의 한남3구역 조감도


    한남4구역은 2595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를 짓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18년 11월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지금 인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일대 최대 난점은 인근에 있는 신동아아파트였다. 이걸 철거하지 않으면 좀처럼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최근 이곳 철거가 확정되며 사업 잠재력이 올라갔다.

    이 일대는 신설 예정인 신분당선 동빙고역 수혜를 가장 많이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평가된다. 동빙고역이 동빙고 일대 어디로 확정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후보지로 거론되는 지역이 모두 한남4구역과 가까워 대중교통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한남뉴타운 중 ‘프리미엄’을 받을 여지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일대 신분당선이 추후 들어서면 지하철을 타고 10분 안에 강남역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분 안에 판교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신분당선을 축으로 강남과 강북, 판교까지 자유롭게 오가는 교통의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한남뉴타운은 차량으로는 서울 어디나 쉽게 닿을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자랑한다. 여기에 지하철 접근성까지 개선되면 한남뉴타운이 가진 고유의 가치는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한남4구역은 한남2~5구역 중 조합설립 인가가 가장 늦게 됐다. 하지만 2~5구역 중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높아서 조합 수익률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사업을 포기하는 게 기정 사실화됐던 한남1구역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의 8·4 부동산 대책으로 재개발 해제지역도 공공재개발을 허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사업 재개를 일각에서는 검토 중이다. 공공재개발로 사업을 끌고 가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배제되고 용적률과 기부채납이 완화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 공공이 정비 사업에 참여해 낙후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 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이다. 대상지가 되면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돼 용적률을 법정 상한치의 1.2배(3종 일반주거지역 기준 360%)까지 올려준다.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된다. 통상 10년 이상 걸리는 재개발 사업이 5년 이내로 단축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다만 아직 계획 단계이기 때문에 확정적인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공공재개발은 건축심의, 경관심의, 교육환경평가, 도시계획심의, 교통영향평가, 재해영향평가, 환경영향평가 등 8개 항목을 통합심의 받을 수 있어 허가 단계가 대폭 줄어드는 것은 맞다.

    공공재개발을 하면 중도금을 분담금의 60%가 아니라 40%만 내도록 하는 등의 혜택도 있다. 총 사업비의 절반가량을 낮은 금리로 주택도시기금에서 빌릴 수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하지만 그만큼 임대주택을 많이 짓는 등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소도 받아들여야 한다. 조합원 분양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의 50%를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한남1구역이 2017년 뉴타운 해제 이후 공공재개발 신청을 낸 것은 코로나19도 한몫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반대 목소리가 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이태원 주변 상가가 장사가 너무 잘 됐기 때문이었다. 돈이 잘 벌리는 상가를 굳이 철거하고 새 건물을 세워야 할 필요성을 건물주들이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주택경기가 확 살아나며 1구역에 비해 평가가 박했던 2구역과 3구역 시세가 크게 올라 1구역에서 박탈감을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이태원 상권이 위축되자 상권 지키기를 위해 재개발에 반대했던 상가 소유주 목소리도 힘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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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고급주택이 잇달아 한남동에 자리 잡고 있다.
    ▶한남1구역은 공공재개발 추진

    한남1구역 일각에서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추진이 원활하게 될지는 미지수였다.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통일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한남1구역 역시 추진위원회 2곳이 서로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공공재개발 추진이 탄력을 받으며 동의율 72%를 넘었다는 후문이다. 사업 초기 분열을 극복하고 힘을 하나로 합친 것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3호 (2020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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