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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자형 최악의 불황에 대처하는 투자법… 안전하고 이자 받는 주식·채권·리츠가 대안

    2020년 05월 제 116호

  •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충격으로 지난 3월 글로벌 증시가 역사에 남을 만한 급락장을 기록했다. 그 후 증시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U자형, V자형, W자형 회복에 대한 여러 가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증시 회복에 대해 100% 확신하는 사람은 없다. 금융시장의 온기와는 반대로 실물경제는 점점 차갑게 식어가기 때문이다. 침체된 소비와 막혀버린 국가 간 교역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인한 내상이 쉽게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도 지금 공격적인 자산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장기 불황에 대비한 보수적인 투자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예금금리가 연 1%도 안되는 시기에 원금보장만을 위해 은행에만 돈을 맡겨둘 필요는 없다. L자형 불황에서도 꾸준하게 현금 흐름이 들어오는 자산에 투자하면서도 원금 손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L자형 불황에 대비한 포트폴리오는 회복 전 불황을 겪는 시기가 긴 U자형 불황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L자형 불황이 우려된다면 일본의 과거 20년을 보며 최선의 투자가 어떤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주식·부동산 폭락에 데인 일본 가계는 초저금리 상황에서도 금융자산의 절반을 예금에 묶어 두기만 했다. 2000년대 초반 정책적 노력 탓에 투자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하면서 배당주나 리츠와 같은 자산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결정이 좀 더 빨랐다면 좋았을 것이다. 1990년대 초 버블 붕괴의 후유증으로 주식과 부동산, 금리가 동시에 하락하는 트리플 하락은 20년간 계속됐다. 그러다보니 일본인들은 국내 투자환경에선 기댈 곳이 거의 없었다. ‘와타나베 부인’이라고 엔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해 이자가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의 해외채권을 사는 수요가 있었지만 극소수 앞서가는 투자자들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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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금리가 인컴 투자에 대한 수요 키워

    그러나 저렴한 자산 가격과 저금리 환경이 조합하면서 인컴(income)을 제공하는 자산에 대한 유인은 확대됐다. 인컴 투자란 자산 가격의 변동에서 수익을 얻기보다는 일정한 현금 흐름을 추구하는 투자를 의미한다. 즉 변동성이 높은 주식이 아니라 꾸준한 배당이나 이자가 나오는 배당주, 국채, 회사채, 리츠 등이 인컴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인컴 투자가 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단순히 이자가 나오는 게 아니라 시중은행 이자율보다는 높은 이자율이 나와야 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넥스트 20년, 내 자산 어디에 둘까’에 따르면 장기 불황이 시작된 1995년 이후 일본의 예금금리는 1% 미만의 매우 낮은 수준에 급격히 수렴했지만 주가의 실질 배당수익률(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은 정반대의 양상을 나타냈다. 주식시장에서 평균 배당수익률이 서서히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1995년 중반에는 예금금리를 추월하는 골든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주식배당수익률은 그 이후에도 아시아 외환위기, IT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식시장의 충격 시기를 지나면서도 한 단계씩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가격 폭락은 임대소득을 기초로 한 자본화율(cap rate)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도쿄 수도권 임대수익률이 평균 4% 정도를 나타내면서 임대부동산과 우량한 상업용 부동산을 유동화해 상장한 리츠(j-reits)의 투자매력도 올라갔다. 이 때문에 평균배당률이 일반 상장주식의 배당수익률보다 한 단계 높은 3~7%선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가 리츠 투자 매력으로 이어져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자본 및 지분(equity)에 투자하는 리츠는 국가별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투자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물 자산이 아닌 부동산 관련 회사에 투자하는 방식이라 주식처럼 소액 투자가 가능하다. 상장된 리츠의 주가 변동에 따라 차익을 얻는 동시에 부동산 임대를 통한 배당수익을 함께 추구할 수 있다.

    또한 공모 후 주식시장에 상장되기 때문에 부동산 펀드와 달리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분리과세 혜택도 매력적이다. 정부의 ‘공모형 부동산 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에 따라 내년 말까지 리츠 및 부동산 공모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여 발생한 배당소득은 금융종합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세율도 15.4%(지방소득세 포함)가 아닌 9.9%로 과세된다.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은 “버블 붕괴 후 일본에서 인컴 형태의 투자 자산은 거의 0%대의 예금금리와 비교할 수 없는 탁월한 수익률을 보였다”며 “자산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 투자 자산 손실 위험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에 따르면 일본 리츠는 2001년 9월 도입된 후 2019년 3월까지 높은 투자성과를 보여줬다. 임대소득 등의 배당금 투자를 감안한 누적 총수익률은 326%인데 이는 벤치마크인 시장지수(TOPIX) 수익률의 6.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주식시장 급락과 2020 도쿄올림픽의 무산으로 일본 리츠는 크게 떨어졌지만 4월 중순 기준으로 여전히 지난해 3월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본 증시에 비해서도 훨씬 나은 성과를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인컴형 자산이라고 하더라도 가격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일본 리츠는 2월 말에서 3월 말까지 한 달 동안 거의 주가가 40~50%나 빠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리테일 임대료 수익 악화 우려와 함께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호텔 공실 우려 때문이다. 과거 금융위기 때 일본 리츠의 하락폭이 정점에서 저점까지 30%가 빠진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큰 폭의 하락이다. 물론 일본 리츠는 3월 말 저점을 찍은 후 보름 만에 30%가량을 회복하긴 했지만 리츠 역시 주가 변동에 대한 대비는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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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 하락으로 인컴 자산 저가 매수 가능해

    지금이 인컴형 자산의 투자시기로 적절한 이유는 저가 매수가 가능해서다. 주요국 증시 회복에도 불구하고 아직 배당주나 리츠의 가격은 작년 말 고점에 비해서는 싼 편이다. 이 때문에 주요 리츠들이나 배당주들의 배당 수익률도 5%를 넘고 있다.

    물론 인컴형 투자라고 해서 단순히 들어오는 현금 흐름만 보고 투자해서는 위험하다.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 중 하나는 투기등급 채권(하이일드)과 신흥국 채권이었다. 마이너스금리인 선진국 국채보다 훨씬 높은 이자율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유가 하락으로 인한 여파가 하이일드 채권과 신흥국 채권의 가격을 크게 떨어뜨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인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주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은 미국 셰일가스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하이일드 스프레드가 제시하는 디폴트 레벨은 IT 버블 수준으로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일각에선 우려한다. 하이일드 기업들에게서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신용등급 강등사태가 2~3분기 안에도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저금리는 이머징 국가들의 대외부채 급증의 한 원인인데 최근의 달러 강세 영향은 달러 부채가 많은 이머징 국가들의 재정 상태를 흔들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GDP의 9.6% 정도가 대외 부채임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를 제외한 이머징 국가는 21%가 대외부채다. 외화차입의 84%는 달러로 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과 인적자원 이동제한, 원자재 수요 감소는 이머징 전반의 자본유출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과세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브라질 국채 투자의 수익률이 최근 들어 크게 흔들린 것도 이자율만 보고 결정하는 인컴 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L자형 불황 시기에는 보수적인 투자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미 글로벌 증시엔 낙관론이 돌기 시작하고는 있지만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 그리고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는 부정적인 부의 효과도 우려된다. 기업들의 현금 흐름 악화와 단기부채 부담으로 기업들의 디폴트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채권 투자에 큰 타격이 오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 전반에 또 다른 충격이 불가피하다.

    만약 인컴 자산을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른다고 하면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 개별 종목 및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고배당 ETF는 KOSEF 고배당과 ARIRANG 고배당주가 있다. ARIRANG 고배당주는 3개월 수익률은 -24%(4월 16일 기준)지만 1개월 수익률은 4%로 올라왔다. KOSEF 고배당 역시 1개월 수익률은 4%인데 3개월 수익률은 -23%다.

    두 배당주 ETF의 부진한 성과는 국내 고배당 인덱스의 대부분이 금융주(은행, 증권)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저금리에 따른 순이자마진 감소 우려와 증권사 IB이익 감소 전망으로 금융주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실적 하락폭보다 주가 하락폭이 더 크다는 의견도 있어 낙폭과대주를 저가 매수하는 수준으로도 접근 가능하다. ARIRANG 고배당주의 경우는 배당이 그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하면 현재 시가배당률은 6% 수준으로 높아진 상태다. 다만 미국의 배당주 투자는 당분간 배당컷(배당금 금액 감소)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주주환원에 전력을 다하던 미국 기업들이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현금 확보에 나서면서 배당을 줄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 ETF 역시 3개월 수익률은 -15%로 부진하지만 배당수익률을 감안하면 지금이 저가 매수하기 좋은 타이밍일 수 있다. 이미 한 달 만에 3.4% 정도 가격이 회복되기도 했다.

    맥쿼리인프라, 롯데리츠, 맵스리얼티1, 신한알파리츠, 이리츠코크렙 등이 60%가량을 차지하고 나머지 종목은 고배당주다. TIGER부동산인프라고배당은 분기 배당을 하는데 올해 4월 말을 기준으로 주당배금은 170원 정도이다. 그리고 나머지 분기는 10원가량이다. 연간 4.5%의 시가배당률이 가능한 셈이다. 다만 총보수율은 연 0.29%로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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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확산에다 올림픽 연기라는 겹악재를 맞으면서 일본 리츠는 크게 떨어졌지만 다시 지난해 3월과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했다.


    ▶리츠 종목 배당수익률은 매력, 공실 우려는 유의해야

    리츠 종목들도 최근 주가 하락으로 배당수익률이 5%대로 올라왔다. 그동안 배당수익률이 낮다고 한 신한알파리츠까지도 최근 배당수익률이 4%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재택근무 문화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여 오피스빌딩들의 공실률이 확산된다면 장기적으로도 리츠 인기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오히려 오피스 리츠보다는 마스터 리스 장기 계약이 되어 있는 리테일 리츠가 나을 수도 있다. 공모가를 회복한 롯데리츠의 경우 연배당률이 6%다.

    블랙록자산운용의 ‘아이셰어 모닝스타 멀티에셋인컴 ETF(iShares Morningstar Multi-Asset Income ETF (IYLD))’는 블랙록의 ETF를 활용해서 자산배분 전략을 추구한다. 특정 섹터나 국가를 대표하는 주식형 상품이나 원자재, 세부 채권전략 ETF는 편입 대상에서 제외한다. 그리고 미국 달러화 외 통화익스포저 비중이 25%를 넘지 못하도록 해서 로컬 통화 가치 하락 위험까지 조절했다. 하이일드나 모기지 채권 등의 하락으로 인해서 연초 대비 가격은 20%가량 하락했다. 이 때문에 배당수익률은 6% 선까지 올라왔다. 하이일드 ETF 20%, 모기지 15%, 로컬통화표시 이머징 채권 비중이 8%인 것이 흠이라고 할 수 있다.

    뱅가드의 리츠 ETF인 ‘Vanguard Real Estate Index Fund ETF Shares (VNQ)’ 역시 연초 대비 주가가 15%가량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은 4.5%로 올라왔다.

    [김제림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6호 (2020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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