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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샌드박스가 만든 새로운 서비스들… 얼굴 대면 자동결제, 소액으로 건물 지분 구입, 터치 한 번에 보험 가입, 해외 주식 매입도

    2020년 05월 제 116호

  • 직장인 A씨는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주머니에서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는다. 3D 카메라에 얼굴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결제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 B씨는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해 1000만원의 여윳돈으로 서울 성동구의 작은 빌딩에 투자했다. 빌딩 지분을 나눠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소액 투자하는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해외출장이 잦은 기업인 C씨는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곤 한다. 정보 등을 한 번 등록하면 공항에 갈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가입의향을 묻는 알림이 오는 ‘온·오프 간편보험 서비스’를 이용 중인 덕이다.

    이 같은 서비스들은 모두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낳은 ‘혁신금융’ 서비스들이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규제 샌드박스는 규제에 막혀 상상만으로만 가능했던 여러 서비스들을 현실이 되도록 만들었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기술이 원활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샌드박스’는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만든 모래놀이터(sandbox)에서 유래됐다. 규제 탓에 새로운 사업을 시도조차 못했던 서비스들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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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드박스 대상 서비스로 지정되면 최장 4년간 규제를 받지 않아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는 지난 4월 1일로 꼭 1년이 됐다. 그 사이 금융규제 샌드박스 대상 서비스는 모두 102건이 지정됐다. ‘새로운 실험’이 100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년간 눈길을 끌었던 규제 샌드박스 대상 서비스는 어떤 것이 있을까.

    NH농협손해보험·레이니스트 등 5개 기업이 내놓은 ‘온·오프 간편보험’ 서비스는 특정기간 내 반복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면 재가입 시 가입절차를 간소화한 서비스다. 보험업법에 따른 설명의무, 공인전자서명 등 확인의무가 있지만 휴대폰 위치정보 등을 활용해 공항에 진입하면 해외여행자보험 가입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간편하게 가입이 가능해진 것이다.

    간편한 ‘온·오프’ 기능으로 금융소비자가 원할 때 보장을 개시할 수 있어 소비자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시중에서도 만날 수 있다.

    ▶블록체인 활용해 부동산 분산 매입

    카사코리아의 ‘디지털 부동산 수익증권 유통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원장’ 방식을 활용해 부동산 유동화 수익증권을 일반 투자자에게 발행·유통하는 서비스다. 건물주가 신탁회사에 건물 처분을 신탁한 뒤 신탁회사가 카사에 유동화증권 발행을 의뢰하면, 카사는 투자자들에게 디지털 유동화증권을 공모해 자금을 모은 뒤 판매대금을 신탁회사와 건물주에게 지급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여러 명의 일반 투자자들이 소액으로 건물의 소유권을 잘게 쪼개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아직 실제 서비스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이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큰 서비스다. 다만 총 유동화증권 발행규모가 5000억원으로 한정했고, 투자자 1인당 연간 투자한도를 일반투자자 2000만원, 소득적격투자자 4000만원으로 한정하는 등 부가조건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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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체인식 결제 간소화  

    신한카드의 ‘안면인식 결제 서비스(페이스페이)’는 실물카드·스마트폰 없이도 얼굴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얼굴 정보를 등록하면 3D 카메라로 얼굴을 인식한 뒤 특징점을 추출, 일치여부를 판정하고 카드회사에 결제를 요청하도록 고안됐다. 한마디로 얼굴만 대면 결제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한카드는 현재 페이스페이를 서비스 중인데,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의 도난·분실·파손 위험이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도 결제업무를 간소화하고, 탄력적인 점포 운영이 가능하다.

    그동안 전자금융법상 얼굴 정보를 등록하려면 실명확인이 필요하지만, 신청인이 정한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서 얼굴 정보 등록이 가능하도록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규제특례가 적용됐다.

    한국투자증권·신한금융투자·콰라소프트 등이 서비스 중인 ‘해외 주식 소수단위 투자 서비스’를 이용하면 개인 투자자도 해외주식을 소수 단위로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다. 해외 우량주식에 대해 소액으로 분산투자가 가능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접근성이 높아진 셈이다.

    자본시장법에는 주식을 예탁하면 금융투자회사 소유분과 투자자 소유분을 구분해 예탁해야 하고, 해외시장 거래 중개 시 자기계산 계좌와 고객계산 계좌를 구분해서 개설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동안 이 같은 서비스 출현이 불가능했던 이유다. 하지만 금융위는 이 서비스에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하면서 소수단위 해외 주식 매매를 중개할 때 자본시장법상 구분예탁의무·계좌구분개설 등을 유예해주기로 했다. 핀다, 비바리퍼블리카 등 14개 기업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대출 비교 서비스’를 내놨다. 대출을 받는 사람들에게 ‘맞춤형’ 대출상품을 추천하거나 대출을 받는 사람들이 조건을 제시하면 금융회사들이 ‘역경매’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의 서비스들이다.

    핀다의 ‘데이터 기반 원스톱 대출 마켓플레이스’는 소비자가 핀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금융회사별로 자신에게 적용되는 금리·한도 등 대출조건을 확인하고, 원하는 대출을 선택해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금융소비자가 여러 금융회사들이 제시하는 대출조건을 간편하게 받아볼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대출 확정금리 간편 조회·신청 서비스’도 여러 금융회사들이 제공하는 대출상품의 개인별 확정 금리를 토스 앱에서 확인 가능하도록 했다. NHN페이코의 ‘중금리 맞춤대출 간단 비교 서비스’도 있다. 저신용자들이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통해 필요자금이나 대출용도 등 간단한 조건을 설정해 대출을 신청하면 다수의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상품을 추천받아 소비자가 비교·협상·신청할 수 있다. 소비자가 협상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어 가능한 한 낮은 금리로 다양한 업권·금리대의 대출상품 선택이 가능하다.

    마이뱅크의 ‘맞춤형 대출검색 온라인 플랫폼’은 대출을 받고자 하는 사람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제시하면 금융회사들이 대출조건을 제시하고, 유리한 조건의 대출상품을 선택·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금융회사들이 고객확보를 위해 더 좋은 대출조건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경쟁을 하다보면 소비자들의 이자 부담도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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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핀다의 대출 비교 서비스


    핀테크의 ‘고객 데이터 기반 자동차금융 플랫폼’은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소비자의 신용정보와 운전경력, 차량 사고내역 등을 반영한 대출조건을 제공한다. 이후 소비자가 동의하면 금융회사에 조건의 확약을 요청해 간편하게 자동차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소득·재직증명서나 자동차 관련 서류를 자동적으로 금융회사에 전달할 수 있어 편리하고, 소비자 또한 자신에게 맞는 금융상품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들 서비스는 대출모집인 제도 규준을 유예 받아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규준에 따르면 대출모집인은 1개의 금융회사와만 대출모집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를 ‘전속주의’라고 하는데 이들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 같은 규제특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이 선보인 ‘금융·통신 융합 알뜰폰 서비스’는 ‘1호’로 선정된 금융규제 샌드박스 서비스이기도 하다. 은행에서 금융과 이동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해 간편하고 저렴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은행법령 해석상 알뜰폰 사업은 은행 고유 업무와의 연관성이 없어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하지 않아왔다. 하지만 금융·통신업의 높은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비금융업인 통신사업을 은행의 부수업무로 인정하도록 규제특례를 적용했다.

    다만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스마트폰 판매나 특정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지 않도록 하고, 통신사업이 은행 고유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내부통제 장치를 마련하도록 하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이는 금융회사가 통신업을 영위하는 첫 사례로 꼽히고, 산업 간 융합으로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출현할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통신 결합정보를 토대로 신용평가 개선·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등 확장성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시각이다.

    스몰티켓의 ‘반려동물보험 리워드형 커뮤니티 플랫폼 서비스’도 독특한 서비스로 꼽힌다. 반려동물보험을 계약한 보호자가 보험에 가입해 건강증진 활동목표를 달성하거나 계약 종료 때까지 일정수준 미만의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면 동물병원 등 제휴처에서 사용할 수 있는 ‘리워드’를 제공한다. 리워드 제공으로 보험의 예방적 기능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반려동물 보험상품의 손해율을 낮춰 보험료 절감을 유도하고 건강관리 통계를 축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아 금융규제 샌드박스 기업으로 선정됐다. 보험업법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는데, 금융위는 가입자 수 등을 제한하는 부가조건을 붙여 규제특례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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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카드가 카드 없이 얼굴만으로 결제하는 ‘신한 페이스페이(Face Pay) 운영을 시작했다


    ▶신용카드 활용해 일정 한도 내 송금도 가능

    신한카드와 BC카드의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도 눈에 띈다. 신용카드를 이용해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일정 한도 내에서 송금이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특히 경조사 등 개인 간 송금, 중고거래처럼 일회성 직거래 등에 있어서 이용자가 상황에 맞게 다양한 결제수단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가맹점 사업자만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지만 개인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규제특례가 적용됐다. 또 송금인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송금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가맹점의 신용카드 사용자에 대한 수수료 전가 금지 규정 역시 한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카카오은행의 ‘금융기술연구소’도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았다. 핀테크·정보통신(IT) 기업과 협업해 신기술에 기반한 금융 서비스를 연구·개발할 수 있도록 한국카카오은행 내에 금융기술연구소를 설립하는 건이다. 전자금융법상 금융회사의 ‘망분리’ 규정이 있어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차단해야 하지만, 금융기술연구소는 금융업무 수행과 직접 관련이 없고 금융회사 내부망과 독립구성된다는 점에서 금융위가 특례를 부여했다.

    빅밸류·공감랩 등 4개 기업의 ‘빅데이터 기반 부동산 시세 자동산정 서비스’도 흥미로운 서비스다. 국가 공공데이터 등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아파트·빌라 등 부동산 시세와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서비스다.

    현재 은행업감독규정에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업무 시 아파트 시세는 시행세칙에서 정한 4가지 방법만 적용이 가능하다. 국세청 기준시가, 감정평가업자 감정평가액, 한국감정원 가격, KB부동산시세 일반거래가 등이다. 금융위는 한국감정원이나 KB부동산시세가 제공되지 않는 50세대 미만 아파트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식의 담보가격 산정이 가능하도록 해당 서비스에 특례를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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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결제원·KCB 등의 ‘보이스피싱 방지 서비스’는 금융공동망 시스템에서 처리되는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술로 분석, 금융사기 의심 거래정보를 찾아내는 시스템이다. 그동안 금융사기 의심계좌는 개별 은행별로 분석·처리했지만, 전 은행권의 정보를 분석·처리해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사기범이 여러 은행에서 다수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출금을 하면 은행별 데이터 분석에서는 적발이 어렵지만, 금융결제원은 ATM의 위치정보를 활용해 의심계좌 적발이 가능하다.

    법률상 거래정보를 알게 된 사람은 해당 거래정보를 타인에게 제공하는 것이 금지돼 있지만, 금융사기 의심계좌 정보에 한해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특례가 적용됐다.

    BC카드가 선보인 ‘개인 가맹점을 통한 QR 간편결제 서비스’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노점상 등 영세 상인들의 결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고안됐다. QR코드를 활용한 카드 결제가 가능한 데다 별도의 단말기 없이 모바일 결제를 할 수 있어 소상공인의 결제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판매자는 물품판매·용역제공자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들도 가맹점 가입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최승진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6호 (2020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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