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SPI 3,006.68 -0.28%

    KOSDAQ 993.86 +0.34%

  • 자산관리도구로서의 신탁, 다시 보자

    2021년 02월 제 125호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영훈 신영증권 신탁사업부 세무사
    우리나라가 사상 처음으로 ‘인구 감소’ 시대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즉, 지난해 사망자 수(약 30만 명)가 출생자 수(약 27만 명)보다 많아지면서 인구가 자연적으로 감소하는 이른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사회·경제 전반에 걸친 제도의 변화는 물론 개개인의 자산관리 및 나아가 자산승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이라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에서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 등의 발표에서 국민의 건강한 노후 기본생활과 고령자의 능동적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역할의 일환으로 고령층 수요(재산관리, 상속 등)에 부합하는 다양한 신탁 서비스 출현 유도 등의 주요 정책안을 내놓았다. 이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신탁을 통한 종합재산관리 기능의 활성화다. 그간 ‘종합적인 자산관리도구로의 신탁’ 등 업계의 관심과 학계의 활발한 논의 및 연구는 있었다. 그러나 2012년 개정 신탁법이 시행된 이후 현재까지도 우리 사회에 신탁이라는 제도가 낯설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신탁과 관련한 세제상의 불투명성이었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2006년 신탁법의 개정과 동시에 신탁세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 및 정비작업이 이루어진 상황과 견주어 보면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신탁관련 법 개정 이후 GDP 대비 신탁시장 규모가 2001년 49.4%에서 2019년 216.2%로 급증하였으며, 세대 간의 자금 선순환 및 경제의 활력 제고를 위한 명목으로 본연의 목적에 적합한 신탁에 대해 여러 비과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공익신탁 또는 장애인 신탁 등에 대하여 세제혜택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다행스러운 점은 신탁과 관련한 세제부분이 이번 세법개정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유언대용신탁 및 수익자연속신탁 같은 개정 신탁법의 주요 개념들이 세법에 반영되었으며, 추가적인 시행령 개정사항에 기존 세법개정안에서 아쉬움으로 남았던 신탁재산의 이익 평가에 대한 부분까지도 추가적으로 반영되었다. 아직은 완벽하진 않지만 우리나라 신탁시장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대목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발표된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들 중 신탁 세제개편과 관련한 주요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위탁자 과세 신탁의 요건 구체화다. 위탁자가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지배 혹은 통제하며, 신탁 원본에 대해서는 위탁자 본인, 수익의 이익에 대해서는 배우자 또는 직계존비속으로 설정하는 경우의 신탁에 대해서는 수익자가 아닌 위탁자에게 과세하도록 구체화하였다.

    둘째, 법인세 과세 신탁의 요건 구체화다. 신탁법에 따른 목적신탁, 수익증권발행신탁, 유한책임신탁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신탁의 경우 신탁재산에 대한 법인세 과세방식을 선택적으로 허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신탁의 수익자가 2인 이상으로 구성(1인 및 그 특수관계인으로만 구성은 제외)되고, 위탁자가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통제·지배하지 않는 경우에는 법인세 과세를 선택적으로 허용하였다.

    셋째, 신탁재산 관련 부가가치세 위탁자 과세 요건 구체화다. 신탁재산과 관련한 부가가치세 납세의무자를 위탁자에서 신탁재산을 소유하고 계약당사자가 되는 수탁자로 변경하였다. 다만, 위탁자가 직접 재화나 용역의 공급 당사자가 되거나, 신탁재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등의 신탁은 부가가치세를 수탁자가 아닌 위탁자에게 과세하도록 하였다.

    효율적인 종합자산관리도구로서의 신탁이 갈수록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신탁을 통한 개개인의 자산관리, 나아가 자산승계와 관련한 부분까지 고려한다면 신탁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관심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다양한 형태의 신탁계약 구성을 통하여 고령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신탁에 대한 과세 부분이 항상 맹점으로 남아 있었으나 이번 세법 개정에 직접적으로 반영이 된 만큼 금융제도의 선진화와 아울러 효율적인 자산관리도구로서의 신탁이 활성화되는 날을 기대해본다.

    [이영훈 신영증권 신탁사업부 세무사]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5호 (2021년 2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경제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