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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종 동시 상장한 액티브ETF 중간 점검

    2021년 07월 제 130호

  • 지난 5월 25일은 한국 상장지수펀드(E TF) 역사에 길이 남을 중요한 날이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ETF는 ‘상장된 인덱스펀드’로 불렸지만 이날 동시에 8개의 ‘액티브 ETF’가 거래소에 상장됐기 때문이다. 액티브 ETF는 기존에 거래되고 있는 ‘패시브 ETF’와 달리 비교지수(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내도록 펀드 매니저가 적극적으로 편입 종목을 결정하고, 종목 비중도 조절한다.

    지난해 미국에서 1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린 아크(ARK) 인베스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ETF(ARKK)’가 대표적인 액티브 ET F로 꼽힌다. 아크 인베스트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캐시 우드는 액티브 ET F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미국을 대표하는 투자가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서 미국 주식과 ETF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캐시 우드를 ‘돈 나무 누나(언니)’로 부르며 팬덤을 형성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술주·성장주 부진이 계속되면서 아크의 액티브 ETF 수익률은 낙제점 수준이다. 14일(현지시간) 기준 AR KK의 연초 이후(YTD) 수익률은 -4.95%로 매우 저조하다. 아크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액티브 ETF인 아크 지노믹 레볼루션 ETF(ARKG)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6.08%로 좋지 않다.

    반면 미국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 ‘SPDR S&P 500 ETF Trust(SPY)’는 연초 이후 14.11%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 ‘Invesco QQQ Tru st(QQQ)’도 연초 이후 9.9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매니저가 ‘시장(지수)’을 이기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이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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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후 20일 성적표는 비교적 무난한데…

    5월 25일 거래소에 상장된 액티브 ETF는 운용사별로 ▲타임폴리오 TIMEFOLIO Kstock액티브, TIMEFOLIO BBIG액티브 ▲한국투자신탁 네비게이터 ESG액티브,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액티브 ▲삼성 KODEX K-미래차액티브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 ▲미래에셋 TIGER 글로벌BBIG액티브,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등 총 8개다.

    특징을 꼽자면 첫째,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인 타임폴리오가 그간의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이겨보겠다며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둘째, 국내 최초로 ESG(환경, 책임, 투명경영)를 바탕으로 한 액티브 ETF를 한투에서 선보였다는 점이다. 셋째,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를 테마로 한 ETF가 전체 8개 중 3개를 차지한다는 부분이다. 운용사별로, 상품별로 20일간 수익률 성적표는 천차만별로 초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ETF인 KODEX200의 경우 1.85% 올랐는데, 8개 중 2개는 KODEX200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6개는 KODEX200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려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시장에서 기대했던 것만큼 드라마틱한 수익률을 기록한 ETF는 나오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초반이라 상위 투자 종목과 비중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봐야 어떤 운용사가 시장 대비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는지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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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삼성SDI 등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 투자 비중 높아


    많은 투자자들이 8개의 액티브 ETF 출시에 큰 관심을 보인 건 무엇보다 매일 공개되는 투자종목(PDF) 때문이다. 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의 경우 투자종목에 비교적 관심이 덜하다. 시장 대표 지수를 추종하거나 테마 지수를 추종하는 경우 시가총액에 비례해서 종목 비중이 결정되는 데다 펀드 매니저가 임의로 종목을 바꾸거나 비중을 조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액티브 ETF는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내야 하기 때문에 펀드 매니저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종목을 발굴해 얼마나 투자할지 전적으로 펀드 매니저가 결정한다. 혁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ARKK는 테슬라, 텔라닥, 로쿠, 스퀘어 등 기존 빅테크 기업보다 덜 알려진 기업에 투자해 지난해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8개의 액티브 ETF는 특별히 눈에 띄는 새로운 종목을 발굴해 집중투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기아,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 위주의 투자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6월 14일 기준으로 TIMEFOLIO Kstock은 KODEX 200 ETF와 KBSTAR 코스피 ETF를 합쳐서 30% 이상 보유 중이다.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은 삼성전자, 기아, 현대차 등을 통해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한투운용의 네비게이터ESG도 삼성전자 비중이 가장 높다. KODEX K-미래차,  TIGER 퓨처모빌리티,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밸류체인 등 자동차를 테마로 한 3개의 액티브 ETF는 현대차와 기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형주 위주의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생소한 종목이 편입된 ETF는 KODEX K-신재생에너지로 풍력발전 관련 기업인 씨에스윈드, 삼강엠앤티와 태양광 발전 관련 종목인 한화솔루션, OCI를 주로 편입하고 있다. ▶수익률 1위는 KODEX K-미래차

    20일간 운용 결과 가장 높은 수익을 거둔 액티브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미래차로 4.73%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글로벌BBIG로 4.09%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네비게이터 친환경자동차 밸류체인도 3.16%를 기록해 시장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TIGER 퓨처모빌리티도 2.97%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KODEX K-미래차가 초반 수익률 선두를 달리는 배경에는 5월 말~6월 초 현대차, 기아 등 자동차 관련 종목 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가 정점을 지나면서 생산에 숨통을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애플카 이슈 소멸 후 지지부진하던 현대차, 기아 주가는 상승 탄력을 받았다. 다른 자동차 관련 액티브 ETF도 현대차와 기아 주가 상승으로 수익률 상위권에 자리를 잡았다. 반대로 네비게이터 ESG와 TIMEFOLIO BBIG는 각각 0.53%와 1.67%의 수익률을 올리며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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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티브 ETF가 펀드의 미래?

    지난 5월 25일 동시 출격한 8개의 액티브 ETF는 기대했던 것보다 투자 종목, 수익률 등 여러 측면에서 아직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운용사들은 조직을 정비하고 인력을 새로 뽑으며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한 중견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패시브 ETF 시장은 삼성과 미래에셋이 양분하고 있어 다른 운용사들이 뛰어들어 의미 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액티브 ETF는 이제 막 열린 데다 절대 강자가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액티브 주식형 펀드 운용 노하우가 있는 중견 운용사들 입장에서는 도전해볼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에서 액티브 ETF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ETF 시장 점유율 3위인 KB자산운용은 6월 9일 국내 코스피·코스닥 상장 비메모리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ETF’를 선보이며 액티브 ETF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메모리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와는 달리 정보처리를 목적으로 제작된 반도체로 시스템 반도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문지웅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0호 (2021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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