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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브, 3대 엔터사 영업이익 합계보다 많이 벌었다는데…

    2021년 08월 제 131호

  •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 간 합종연횡이 유행처럼 번지며 새로운 투자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면서 투자자들 역시 옥석 가리기와 유망 투자처를 찾아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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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랫폼 ‘위버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온라인 유료 콘서트


    이런 분위기는 국내에서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BTS 열풍은 전 세계를 뒤덮고 있고 인터넷 기업 네이버는 최근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게임업체들은 인기 게임 캐릭터들을 활용한 다양한 미디어 산업에 뛰어들 것을 예고하고 있다. 더는 경계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발 빠른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변화를 잘 살펴본다면 새로운 투자 기회가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BTS가 최근 발표한 곡 ‘버터’는 미국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7주째 독주하고 있다. 한국이 낳은 글로벌 K팝 가수 BTS의 대박으로 소속사 하이브의 몸값 역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하이브를 창업한 방시혁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자산이 2배 이상 늘며 3조원 자산가가 됐다. 하이브는 저스틴 비버 등이 소속된 미국 이타카홀딩스를 인수하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사로 발돋움하는 한편 회사 성장의 또 다른 한축으로 ‘위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위버스는 하이브 대표 가수 BTS와 팬들이 소통하는 팬커뮤니티 서비스다. 최근 BTS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수들이 위버스에서 활동하며 온라인 팬덤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최근 YG엔터테인먼트 ‘블랙핑크’가 위버스에서 활동한다는 발표가 나오며 전 세계 아이돌 팬들의 마음을 들썩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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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에서 군계일학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 업체인 SM, JYP, YG의 아성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2020년 기준 하이브의 영업이익은 1424억원을 기록했다. 그에 비해 SM은 65억원, JYP는 441억원, YG는 107억원에 그쳤다. 기존 3대 엔터업체의 영업이익의 합이 하이브 한 곳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그만큼 BTS의 위력은 어마어마하다. 글로벌 팬덤과 인기는 단순히 BTS의 성과로만 끝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위버스라는 팬덤 플랫폼을 활용해 이러한 인기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연결시키고 확장시키고 있다. 그 배경에는 경쟁사와의 컬래버레이션이 큰 몫을 했다. 하이브는 올해 1월 YG의 자회사 YG플러스에 700억원을 투자했다. YG플러스가 음원 및 음원 유통을 맡고 대신 YG 소속 연예인들을 위버스에 입점시켰다. 그 성과가 바로 최근 블랙핑크의 입점이라 볼 수 있다.

    2019년 론칭한 위버스는 작년 9월 기준 무려 1347만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팬들이 위버스에 들어와 BTS와 소통하고 대화를 나누고 실시간 라이브 방송에 동참한다. 이러한 활동이 이제 BTS뿐 아니라 블랙핑크, 저스틴 비버 등 글로벌 팝스타들로 이어지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위버스는 네이버의 연예인 소통 SNS 플랫폼 V LIVE와도 제휴했다. 하이브가 2000억원을 투자했고 네이버는 반대로 410억원을 투자해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 캠퍼스 지분 49%를 취득했다. 이러한 발 빠른 하이브의 움직임이 기존 3대 엔터테인먼트의 허들을 한번에 뛰어넘어 독보적 1등의 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또한 십수년간 이어온 3대 엔터사의 독점을 무려 1년 만에 무너트릴 만큼 업계의 변화가 빠르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 새로운 1위가 등장해도 놀랍지 않을 만큼 수많은 신생업체들이 치열한 고민과 경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 번의 기회만 잘 포착한다면 언제든 기존의 질서를 무너트릴 수 있는 혁신이 가능한 시대이기도 하다. SNS의 발달, 인플루언서의 영향력 확대 등이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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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 용산 신사옥


    국내를 대표하는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검색, 결제, 포털 플랫폼을 넘어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그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네이버의 의도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가 바로 제페토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서비스인 제페토는 미국의 로블록스와 견주어 손색없을 정도로 화제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게임 캐릭터를 중심으로 높은 자유도를 보여주는 메타버스 서비스 로블록스와 달리, 국내를 대표하는 연예인들과 인플루언서,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제페토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현재 2억 명이 넘는다. 이 중 10대와 20대를 아우르는 ‘MZ 세대’의 비율이 90%가 넘으며 해외 사용자 비율이 80%를 넘는다고 한다. 처음에 연예인들의 팬덤에 치우쳤던 서비스는 최근엔 가상현실 SNS의 역할을 강화하며 이슈몰이에 성공적이다. 현대자동차, GS25 등 생활기반형 기업들은 가상현실 제페토 내에서 지점을 내거나 제품을 선보이는 등 가상현실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인기가 많은 연예인뿐 아니라 마미손과 같은 특이하고 개성 있는 연예인들의 캐릭터 역시 제페토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구찌에 이어 크리스찬 디올 브랜드와 협업해 아이템을 선보이는 등 최근 핫한 명품업체와의 제휴도 돋보인다. 심지어 대선 정국을 맞아 대선후보 정치인들의 캐릭터들도 제페토에 등장하며 수만 명의 방문자를 맞이하기도 했다. 단순히 MZ 세대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메타버스 플랫폼이 연령대 확장과 콘텐츠 다변화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인터넷 기업들의 먹고 먹히는 땅따먹기 싸움에 치우쳤던 경쟁과 달리 신사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는 측면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투자 기회가 생긴다는 점이 결국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기업으로 어필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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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제페토


    최근 미디어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 메타버스인 이유도 이런 맥락에서다. 메타버스라는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유튜브 이후 정체되어온 플랫폼 경쟁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유튜브 등 시대를 풍미하고 독점적인 영향력을 끼쳐온 SNS 플랫폼처럼, 가상현실 세계에서 어떤 플랫폼과 서비스가 이러한 독점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미래와 성패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사, 인터넷 기업, 미디어 플랫폼, 게임회사 등 다양한 산업군의 리더들이 너나할 것 없이 가상현실 플랫폼에 목을 매고 새로운 투자를 늘려가는 것 역시 투자자 측면에서 반드시 살펴봐야 할 이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컬래버레이션과 메타버스 서비스가 최근 미디어업계의 가장 큰 화두인 이유는 그만큼 기업들이 치열한 성공전략을 위한 고민이 깊다는 뜻이다”라며 “반대로 이러한 기회를 잡지 못한 업체들은 분초 단위로 급변하는 해당 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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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TS ‘버터’
    ▶경계 허물어지는 미디어 산업

    미디어 기업 간의 경계도 사실상 허물어지는 분위기다. 게임,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산업이 서로 뒤섞이며 타 분야로 외연을 확장하는 기업들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과거 게임업체는 게임만 만들고, 엔터사는 연예인을 발굴하고 스타를 키워내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뜻이다. 넥슨은 자체 게임의 주인공 등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본격화 중이다. 특히 외부 IP 투자에 이어 세계적 콘텐츠 강자 디즈니에서 엔터테인먼트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인재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넥슨은 최근 엔터테인먼트 전문가 닉 반 다이크를 넥슨의 수석 부사장 겸 최고 전략 책임자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넥슨의 글로벌 전략 수립, 인수합병, 경영개발, IP 관리 및 파트너십 제휴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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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반 다이크 넥슨 수석 부사장 겸 최고 전략 책임자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등 큰 인기를 모았던 게임 IP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아예 미국에 신설하는 ‘넥슨 필름 & 텔레비전(Nexon Film and Television)’의 총괄도 겸임한다.

    회사 관계자는 “넥슨이 오랜 기간 유지해온 블록버스터급 IP의 성공을 이어가고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라며 “넥슨이 성공적인 미디어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LA 현지에서 조직을 꾸려나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아예 자체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NC 유니버스’를 론칭해 엔터테인먼트사와의 직접 경쟁에 나서고 있다. 엔씨는 몬스타엑스, 아스트로 등 보이그룹 팬들을 위한 온라인 행사를 최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다. 다양한 연예인들과 제휴를 맺고 이들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며,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 및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최근 프라이빗 메시지라는 기능을 이용해 팬들과 연예인 간 소통을 강화해 플랫폼 서비스로의 입지 강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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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버스


    반대로 미디어 기업들이 게임 산업으로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세계 최대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는 영화와 드라마에 이어 게임 개발 계획도 구체화 중이다.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확대차 페이스북 비디오게임 책임자 마이크 버두를 게임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고용했다. 버두는 1990년대 후반부터 EA, 카밤, 징가, 아타리 등 유명 게임회사를 거쳐온 게임 개발 전문가다. 2년간 페이스북 자회사 가상현실(VR) 기업 오큘러스에서 게임 및 기타 콘텐츠 개발에 몰두해왔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이르면 내년 중 스트리밍 플랫폼에 기반한 게임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게임 기업의 미디어 산업, 미디어 기업의 게임 개발 등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지는 양상이 전개되면서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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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 라이브
    ▶미디어 산업의 미래, 플랫폼

    업계 관계자들은 자체 IP 활용을 확대해나가는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대해 다양한 IP를 단일 플랫폼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 콘텐츠로 활용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사업 진출 등도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실제 이러한 IP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쿠팡조차도 OTT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출시해 스포츠,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 공급 사업에 나서며 화제를 모았다. 쿠팡플레이는 2020년 말 출시해 모바일, PC 등 다양한 기기에서 영상 콘텐츠 제공을 시작했다. 특히 무료 배송을 핵심으로 하는 쿠팡 회원제 서비스 ‘로켓와우’ 이용자의 경우 무료로 쿠팡플레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초기 인지도 향상과 외연 확장의 기틀을 닦아 나간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유사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선언하며 유통 공룡 쿠팡의 광폭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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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팡플레이


    이러한 쿠팡의 행보는 미국을 대표하는 커머스 기업 아마존의 사업모델과 상당히 유사하다. 아마존 역시 이미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며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 역시 단순히 유통채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플랫폼 역할 확대로 보다 폭넓게 사용자들을 확보해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쿠팡 역시 이러한 아마존의 사업모델을 일부 벤치마킹하며 콘텐츠 산업에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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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종연횡 속 옥석 고르기 필요한 투자자

    이처럼 워낙 이종 간 결합과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계를 두고 투자자들의 고민 역시 깊어지고 있다. 이제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게임 산업을 구분해 보는 게 아닌 하나의 결합된 투자처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게임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가 졸지에 엔터테인먼트 기업에 투자한 형국이 되면서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결국 미래 콘텐츠 산업 경쟁의 배후에 있는 플랫폼 경쟁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더욱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더 큰 팬덤을 보유하는 플랫폼이 결국 이러한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난립하던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에서 살아남고 독점한 유튜브가 결국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 것처럼 다양한 콘텐츠들이 제공되는 플랫폼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는 더욱 치열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아마존, 쿠팡 등 유통기업이 콘텐츠 서비스에 목을 매는 이유 역시 이러한 플랫폼 장악력을 확보해야 주류 사업인 유통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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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전체적인 판의 변화를 주목하며 어떤 기업이 플랫폼 장악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를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부장은 “결국 콘텐츠 경쟁은 플랫폼 전쟁으로 대체해 바라보면 된다”며 “향후 플랫폼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이 결국 콘텐츠 주도권도 가져갈 것이고 이 판 자체를 독점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추동훈 매일경제 프리미엄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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