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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테마형 ETF 돌풍…하반기 주목해야 할 섹터는

    2021년 08월 제 131호

  • “타이밍을 사는 투자는 실패한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올해 초 유튜브 채널에 깜짝 출연해 던진 말이다. 그는 지수 변화를 예상해 투자하는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으로 성공할 확률은 낮고 손실이 발생하면 회복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1981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경제학자 제임스 토빈이 언급한 이후 대표적인 주식투자 격언으로 자리 잡은 말이다. 특정 자산에 치우친 투자를 하지 말고 분산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낸다는 것이다.

    이들이 강조하고 있는 두 가지 조건을 압축하면 하나의 투자자산으로 압축할 수 있다. 바로 ETF(상장지수펀드)다. 그중에서도 부상하는 산업이나 증시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 투자가 각광받고 있다. 특히 주가지수가 등락을 거듭해 투자할 만한 종목을 찾기 어려울수록 ETF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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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정 국가나 산업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 잘나가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테마 투자는 장기간 이어지는 사회적, 구조적 변화에 대한 투자”라며 “장기 성장 스토리에 대한 투자라고도 할 수 있으며 순환적인 흐름보다 구조적인 고성장이 예상되는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하는 펀드의 일종이다. 일반적인 공모펀드와 달리 거래소에 상장돼 있어 개장 시간 중 실시간으로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이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 등을 통해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다. 또한 기존 펀드와 달리 구성 종목과, 종목별 비중, 현재 가격 등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만큼 투자 정보를 파악하기 용이하다.

    수수료도 저렴한 편이다. 평균 보수는 연 0.3% 안팎으로 공모펀드보다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ETF를 매도할 때는 일반 주식을 매도할 때 부과되는 거래세(0.3%)가 면제돼 거래비용이 낮다.

    펀드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지 파악하기 쉽고 기존 공모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저렴해 투자 수단으로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자산을 담고 있어 적립식 분산투자를 위한 이들에게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TF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ETF 자산가치 총액은 약 60조2573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52조365억원) 대비 8조2208억원가량 증가했다. 한국거래소에는 6월 말 기준 485개의 ETF가 상장돼 있는데, 국내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국내 ETF는 344개, 해외 주식·채권 등에 투자하는 ETF는 141개다. 일평균 거래대금은 2조원이 훌쩍 넘을 정도로 거래도 활발하다.

    이처럼 ETF 투자가 늘고 있는 것은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라고 증권가는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테마형 ETF 총 시가총액(AUM)은 2019년 말 280억달러(약 32조2000억원)에서 2020년 말 1040억달러(약 119조6000억원)로 270%가량 늘었다. 올해 6월 말 기준 1430억달러(약 163조2000억원)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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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특정 산업이나 증시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에 관심이 높다. 최근 ETF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업종 중 하나는 단연 전기차, 2차전지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상장된 대표적인 2차전지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KODEX) 2차전지산업 ETF를 들 수 있다. 순자산총액 1조원을 넘어선 ‘매머드급 ETF’로 성장했다.

    7월 1일 기준 순자산총액(AUM)이 1조2697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ETF는 LG화학, 삼성SDI, 포스코케미칼,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 등 2차전지 관련 핵심 기업을 골고루 담고 있다. 일례로 해당 ETF가 담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올 들어 6월 말까지 주가가 약 55%가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소액으로도 다양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 잔고는 이미 연초 대비 약 65% 증가했다”며 “SK이노베이션은 향후 5년간 2차전지 사업에 약 18조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20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ETF 가운데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전기차 차이나 전기차 솔랙티브(SOLACTIVE) ETF가 돋보인다. 이 ETF는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 중 최초로 순자산총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8일 상장된 이후 1년도 안 돼 뭉칫돈이 몰린 것이다.

    중국과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전기차 관련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1위 업체인 CATL, 중국 전기차 1위 업체 BYD가 대표적인 종목이다. 돈이 몰리는 것은 중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특히 중국은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18.3%까지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주요국 중 최대치다.

    권오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장은 “낮은 자동차 보급률과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전기차 산업에 ETF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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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소재 한국투자증권의 한 영업점을 찾은 고객이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출시한 ‘KINDEX 미국 S&P500 ETF(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금융상품 안내책자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선호하던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등 다양한 시장에 베팅하는 ETF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ETF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것은 베트남 시장에 투자한 ETF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킨덱스(KINDEX) 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 ETF로 상승률 81%를 기록했다. 순자산가치총액(AUM)은 지난해 말 109억원 수준이었지만 6월 말 기준 202억원으로 85%가량 늘었다.

    ETF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베트남 증시 활황과 관련이 있다.

    베트남 호찌민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베트남 VN지수는 올 들어 6월 말까지 28%가량 상승세를 기록했다. 베트남에서는 경기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기업실적 역시 빠르게 회복하면서 1분기 경제 성장률은 4.5%를 기록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베트남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인 투자자 제한과 관계없이 베트남의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ETF 중에서는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S&P원유생산기업 ETF 수익률이 높았다. 원유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데 이들은 올해 유가 상승세를 등에 업고 주가가 크게 올랐다. 올 들어 지난 6월 말까지 66%가량 오르며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상승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상반기에는 철강·소재·운송·산업재·원자재 등 경기민감 관련 ETF 수익률이 상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상반기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확대됐고 경제가 정상궤도에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지난해 큰 타격을 입었던 경기 민감주들이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재택근무에 따른 가전 수요 등이 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 “인프라·빅테크·헬스케어” 유망

    전문가들은 하반기 미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인프라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며 “미국 바이든 정부는 재정지출을 통한 인프라 재건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미 지난 3월 바이든 행정부는 2조달러 수준의 대규모 인프라 패키지를 발표한 바 있다.

    강송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월 말 기준으로 주요 테마 가운데 인프라 개발을 비롯해 인터넷, 빅데이터, 전기차 테마가 최근 3개월간 순자산총액(AUM)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면서 “특히 최근 1년간 가장 큰 폭으로 AUM이 증가한 테마는 기후변화 테마였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가장 각광받고 있는 테마 중 하나인 메타버스 역시 ETF로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에는 아직 상장돼 있는 메타버스 관련 ETF가 없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투자 대상을 찾을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메타버스 ETF가 꾸준히 출시되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메타버스도 ETF로 투자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가상세계와 현실이 뒤섞여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세상을 의미한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PwC에 따르면 2019년 50조원 규모인 메타버스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540조원, 2030년 1700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월 메타버스 관련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로블록스(Roblox)가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고, 이같은 트렌드에 맞춰 메타버스 관련 종목으로 구성한 ETF 출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달 30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라운드힐 볼 메타버스(Roundhill Ball Metaverse) ETF를 주목할 만하다고 봤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타버스는 현실과 같은 가상세계를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볼 수 있다”면서 “해당 ETF는 특정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 메타버스를 주축으로 다양한 정보통신(IT), 혁신기술 관련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다양한 테마를 앞세운 ETF에 분산투자가 가능하다보니 최근 들어서는 퇴직연금계좌를 활용해 ETF 투자하는 이른바 ‘연금투자 개미’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추세다. 연금계좌로 ETF를 투자할 경우 우선 세금이 줄어드는 혜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해당 증권사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로 ETF에 투자한 금액은 2018년 178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4656억원으로 2년 새 4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해외 주식 관련 ETF에 주로 투자하고 있었는데 투자자는 절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상장 ETF의 경우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는다. 반면, 국내 상장된 해외 주식·해외 채권 ETF 등에는 매매 차익에 15.4% 세금이 붙는다. 하지만 퇴직연금계좌로 투자해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경우 세율 5.5%(연금소득세)만을 매기기 때문에 세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부터 연금계좌를 이용해 ETF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연금계좌로 해외 거래소에 상장된 ‘역외 ETF’는 IRP계좌로 투자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기초지수 가격 변동 폭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 기초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는 인버스 ETF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위험자산 비중도 70% 이내로 제한된다.

    김정범 미래에셋증권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은 “직장인들도 목돈이 들어 있는 개인연금계좌를 활용해 주식을 매매하듯이 ETF에 투자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정범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1호 (2021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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