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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테이퍼링’에 증시 ‘하락 vs 상승’ 교차…금융 배당주 ETF 주목

    2021년 09월 제 132호

  • 2021년 3분기 끝자락에서 4분기를 향하는 뉴욕 증시에선 하락론과 상승론 전망이 엇갈린다. 코로나19(COVID-19)의 델타 변이 확산 탓에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가 지속적으로 빠르게 오르는 것) 압박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이달 9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통화 정책 정상화’ 스케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통화 정책 정상화’는 비정상적 통화 정책을 되돌린다는 의미다.

    최근 통화 정책 정상화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이 전례 없는 규모로 돈을 풀었던 것을 점차 조정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에서 돈줄을 조이는 ‘긴축’과는 엄밀히 다르다.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된 지난해 3월 말 연준은 미국 기준 금리인 연방 기금 금리를 연 0.00~0.25%로 낮췄고 이어 같은 해 6월부터 매달 1200억달러어치 자산(국채 800억달러·주택저당증권 400억달러)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자산 매입은 연준이 자산을 사들이면서 시중에 돈을 지불하는 식이기 때문에 기준 금리 인하와 마찬가지로 돈 풀기 정책으로 통한다.

    최근 논의되는 통화 정책 정상화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준 금리를 다시 올리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테이퍼링(Tapering)이다. 테이퍼링은 ‘자산 매입 규모 축소’를 의미한다. 연준이 코로나19 사태 당시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매달 1200억달러어치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풀어 왔는데, 경제가 회복되면 매입 규모를 줄임으로써 이전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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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기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한 에스더 조지(오른쪽)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신중론을 보여 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박이

    통화 정책 정상화 시기 앞당겨


    무엇보다 시장에서는 물류·노동비용 인상에 따른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 압박이 연준 통화 정책 정상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연준의 정책 목표가 ‘물가 안정·완전 고용’이기 때문이다.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해 테이퍼링에 나서면 이전보다 시중에 풀리는 돈이 줄어들기 때문에 증시 전반적으로 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지난 7월 연준 FOMC에서 테이퍼링 시점에 대한 언급이 나왔어도 이달 9월 이후 구체적인 테이퍼링 스케줄이 제시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증시 하락론이 고개를 든다. 7월 중순 미국 CNBC가 월가 전문가 20명을 상대로 이메일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명 중 17명이 9월 이후 전 세계 증시 하락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반적으로 비관론이 우세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회복세 둔화 ▲인플레 압박과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변수 ▲2022년 미국 총선 전 세금 인상 법제화 작업 가능성을 하방 압력 변수로 꼽았다.

    하락장을 예상한 17명 중에서 11명은 매도세가 거세지는 시점이 9월이라고 봤다. 나머지 3명은 10~11월, 다른 2명은 12월, 또 다른 1명은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하락장을 예상한 17명 중 10명은 연말 뉴욕 증시 하락폭이 5~10%일 것으로 예상했고, 다른 6명은 최대 15% 급락, 나머지는 1명은 5% 미만 혹은 15~20% 급락을 예상했다. 상승장을 점친 낙관론자는 3명뿐이었다. 이 중 2명은 내년 1분기(1~3월)까지 상승장일 것이라고 봤고 1명만 지속적인 상승장을 예상했다. ‘연말 증시 하락론’은 과연 들어맞을까? 올해 4월 말부터 월가에선 ‘5월에 팔고 떠나라(sell in may and go away)’라는 격언이 주목 받기 시작했다. 현지 매체는 이 격언이 올해에는 결과적으로는 틀렸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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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에서 뉴욕 증시 강세론자로 유명한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회장은 내년에도 뉴욕 증시가 상승장일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고평가 논란을 인정하지만 앞으로 기업 수익성과 생산성이 주가에 발맞춰 빠르게 늘 것이라는 긍정론에 섰기 때문이다. 야데니 회장은 뉴욕 증시 대표 주가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 22배까지 치솟은 올해 시장 상황에 대해 ‘비정상’이 아니라 ‘새로운 정상(뉴노멀)’이라고 진단했다.

    S&P 500의 12개월 선행 P/E는 통상 16~ 17배로 통해 왔는데 이 수치가 22배 선으로 급등한 것은 ‘닷컴 버블’이 불거진 2000년대 초에나 있었던 일이다. 야데니 회장은 “지난해 주가가 바닥을 쳤을 때 선행 P/E가 12.7배까지 떨어졌는데 당시 연준이 빠르게 QE에 들어갔고, 선행 P/E는 올해 1분기 들어 역사적 고점인 22배까지 올랐다”면서 “다만 기업들이 비용 절감과 운영 방식 변화를 통해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응한 결과 올해 2분기 이후 하반기에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야데니 회장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면서 기업 생산성 증가를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초부터 이어진 기술 혁명은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만들어 냈고 지금 또 다른 극적인 생산성 붐의 초기 단계인 바 2020년대가 포효하고 있다”면서 “1970년대 인플레이션 악순환이 발생한 가장 큰 배경은 생산성 하락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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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회장
    ▶상승 시 반도체 등 기술주 매력 ↑

    강세론자 야데니 “골고루 조금씩 사라”


    다만 그도 현재의 주가가 ‘싸지 않다’고 진단했다. 야데니 회장은 “지금은 특별히 싼 주식이 없기 때문에 기업 수익성과 생산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성장성이 있는 부문으로는 핀테크(금융 기술), 원격 의료 서비스가 꼽혔고 이 밖에 미·중 갈등 속 공급망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는 산업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프루덴셜과 도이체방크에서 투자 전략가, 뉴욕연방준비은행과 재무부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한 전문가다. 증시의 앞날을 내다보는 견해는 각자 다르다. 일단 하락장 전망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면 어떤 주식을 사둬야 유리할까?

    부동산 투자신탁(REITs·리츠)과 기술주(특히 대형 기술주), 임의 소비재, 의료·헬스케어 등 다양한 부문이 꼽혔다.

    한편에서는 미리 ‘금융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두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 SPDR’ ETF(종목코드 XLF)를 추천했다.

    연준 테이퍼링을 전후해 시중 금리 인상이 먼저 이뤄질 수 있고 금리가 오르면 은행 등 금융권 예대 마진 수익이 늘어나는 데다, 지난 6월 말부터 은행들이 자사주 매입 재개·배당금 확대를 통해 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XLF는 최근 한 달(7월 13일~8월 12일) 수익률이 6.00%다. ETF인 만큼 개별 종목에 비해서는 등락폭이 적다. XLF의 경우 개별 종목 대장주 골드만삭스(GS 10.38%)나 웰스파고(WFS 18.32%)보다는 낮지만 모건스탠리(MO 2.73%)나 JP모건(JPM 3.94%), 뱅크오브아메리카(BCA 5.75%)보다 높다. 또 한편에선 ‘배당주 ETF’를 사둘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수 기업들이 분기별 배당을 하는 뉴욕 증시에서는 올해 3분기 이후 본격적인 배당 잔치가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 연구원은 “S&P 500 지수 포함 기업들의 배당 전망이 좋아지고 있으며 이번 3분기에 기록적인 배당금 지급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면서 “지난 6월 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를 통해 은행들에 대해 배당금 지급·자사주 매입을 허용했고 모건스탠리 등 주요 은행이 일제히 3분기 배당금을 인상한 여파를 주목할 만한다”고 언급했다. 실버블랫 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를 기준으로 기업들이 주주에게 지급한 현금 배당금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0.6% 늘어났다. 그는 올해 한 해 배당금이 1년 전보다 5%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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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초 CNBC가 팩트셋과 ETF닷컴 데이터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운용 자산 규모가 약 20억달러 이상인 ETF 중 수익률 상위 5개 종목으로 ‘뱅가드 디바이든드 어프리시에이션 인덱스 펀드(VIG)’와 ‘뱅가드 하이 디바이든드 일드(VYM)’, ‘슈왑 US 디바이든드 에쿼티(SCHD)’, ‘SPDR S&P 디바이든드(SDY)’, ‘아이셰어스 코어 디바이든드 그로스(DGRO)’가 꼽혔다.

    이 중 운용 자산 규모가 617억6000만달러로 가장 큰 VIG를 보면, 12개월 목표 주가가 현재 시세보다 10% 이상 상승 여력이 있고 ‘매수’ 투자 의견이 70%를 넘는 구성 종목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랙록, 유나이티드헬스,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이 배당 수익과 시세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유망한 개별 종목으로 꼽혔다. 일례로 고평가 지적이 이어지는 기술주 부문의 마이크로소프트는 보험사 어슈어런트와 전기 모터 제조업체 리걸 벨로이트에 이어 세 번째로 ‘매수’ 투자 의견 비중(81.6%)이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7월 27일 마이크로소프트가 ‘2021년 2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는데 바로 다음날 JP모건은 투자 메모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 목표 주가를 기존 300달러에서 310달러로 올려 잡으면서 ‘비중 확대(매수)’ 투자 의견을 유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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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종목에 대해 오히려 목표 주가를 올려 잡는 사례도 나온다. 대표적인 종목이 ‘중앙처리장치(CPU) 강자’로 불려온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다. AMD 주가는 7월 중순까지를 기준으로 3개월간 50% 급등했다. 다만 지난 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비벡 아리아 분석가는 “반도체 종목을 고르는 1~3개 규칙을 감안할 때 AMD 주가는 현재보다 22% 더 오른 135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가 언급한 반도체 종목 고르기 1~3개 규칙은 다음과 같다. 투자자들은 우선 ‘총수익’ 증가세를 봐야 한다. 아리아 분석가는 AMD의 올해 총수익이 350bp(1베이시스포인트=0.01%p) 늘어나 연간 48%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두 번째로는 내년 이후 2년 내 총수익 성장률이 50%에 달해야 하고, 세 번째로는 총이익 기준 해당 기업이 반도체 업계 상위 3위 내에 들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는 AMD가 인텔의 데이터센터 운영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 오고 있는 데다 엔비디아가 석권해온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에도 진출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회사가 성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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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토크빌자산운용은 반도체 업계에 주목했다. 존 페트라이드 분석가는 “반도체 업계의 단기적인 문제는 중장기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로 보인다”면서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은 5세대(5G) 네트워크와 전기차,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성장 산업의 반도체 수요를 감안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크빌자산운용은 AMD와 퀄컴, 브로드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를 비롯해 이들 반도체 종목을 담고 있는 ‘인베스코 다이내믹 반도체 상장지수펀드(PSI)’를 오히려 매수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냈다.

    [김인오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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