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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핀테크 등장하며 금융서도 다양한 혁신 서비스 선보여… 은행앱으로 음식배달, AI가 대출계약처리도

    2021년 09월 제 132호

  • 금융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 중 하나다. 규제는 금융사 건전성 유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서비스가 나오기 어려운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도입한 게 바로 ‘규제 샌드박스’다. 규제 샌드박스란 규제에 막혀 하지 못했던 혁신 서비스를 자유롭게 시험하도록 일종의 ‘놀이터’를 마련해주는 제도다. 영국에서 2016년 금융 분야에 처음으로 도입한 뒤 1년 만에 규제 샌드박스 적용을 받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했다.

    ‘혁신금융서비스’는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중 하나다. 기존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줘 혁신적인 서비스를 실험해볼 수 있는 제도다. 2019년 4월 처음으로 시작된 혁신금융서비스는 약 2년 반 동안 153건(중복 서비스 포함)에 이른다. 지정대리인 제도는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 본질 업무를 수탁 받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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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은행 고객이 영업점 창구에서 디지털 실명확인을 위해 휴대폰 QR코드를 스캔하고 있다.
    ▶은행 앱에서 ‘배달’까지…

    이색 금융 서비스 뭐가 있나


    신한은행은 올해 안에 모바일 앱에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음식 주문 중개 플랫폼 사업은 은행법상 부수업무가 아니지만, 금융위가 이 규제를 풀어줬다. 소상공인으로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수수료를 내고, 정산기간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 역시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를 확보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회다.

    은행 지점에서 신분증 없이 거래도 가능해졌다. 대구·부산은행은 주민등록증 등 실명확인 증표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서 고객 실명확인을 할 수 있다. 우선 지점에 있는 QR코드를 고객이 찍으면 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접속된다. 이후 은행이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기존 신분증 사진과 고객 얼굴을 대조해서 실명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하나은행은 조만간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지금은 금융사에서 비대면 계좌를 만들려면 ▲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 전달 과정에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기타 등 5가지 중 2가지 이상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금융혁신서비스로 하나은행은 신분증 등 실명확인증표 사진과 고객이 촬영한 얼굴 사진을 대조해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뱅크와 토스증권, 토스뱅크 역시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 특례를 받았다.

    KB국민은행은 ‘알뜰폰’ 사업도 시작했다. KB국민은행에 가면 공인인증서 등 모바일뱅킹에 필요한 기능을 미리 휴대폰에 깔아놔 개통과 동시에 모바일뱅킹을 사용할 수 있는 알뜰폰을 구입할 수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를 이용해 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한 ‘가족카드’도 나왔다. 삼성·신한카드는 부모가 신청하면 만 12세 이상인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가족카드를 발급한다.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인 사람만 신용카드를 발급할 수 있으나 이 규제를 정부가 풀어준 것이다. 대신 청소년들이 자주 사용하는 교통·문구·서점·편의점·학원 등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한도는 원칙적으로 월 10만원(건당 5만원)이며, 부모 신청이 있으면 최대 월 50만원까지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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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세를 카드로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신한·현대카드가 이미 서비스를 선보였고, 삼성·하나카드도 이를 준비하고 있다. 이 특례를 이용하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개인 임대인도 ‘신용카드가맹점’이 될 수 있다. 대신 임차인이 이용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고, 임대인 동의도 받아야 한다.

    신한카드는 또 국내 최초로 얼굴인식 결제인 ‘신한 페이스페이’도 내놨다. 신한 페이스페이는 은행 등에서 카드와 얼굴을 등록한 뒤 얼굴인식만으로 결제하는 방식이다. 한 번만 등록해두면 10년 노화를 인식한다. 신한카드는 은행 계좌에 잔액이 없어도 신용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선보였다. 현행 신용카드 결제처럼 우선 현금을 보낸 뒤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결혼식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친구에게 보내거나 중고 거래를 할 때 유용하다.

    스마트폰 앱을 단말기로 활용한 결제 방식도 허용됐다. 포스(POS) 등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 방식 스마트폰 앱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구현한 서비스다. 스마트폰 NFC 기능을 이용해 스마트폰 앱에 신용카드를 터치하면 카드 결제가 이뤄진다. 페이콕의 이 기능을 이용하면 중·소상공인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저렴하게 앱만 구입해서 사업을 할 수 있었다. 현재 전통시장부터 세탁소 등 약 7000여 개 사업장에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

    5인 미만 사업장이 단체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보험업 감독규정에 따라 단체보험은 근로자 5인 이상으로 구성된 사업장만 가입 가능했다. 하지만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를 이용해 수천 개 소규모 단체가 단체보험 혜택을 받게 됐다.

    한화생명은 ‘포인트 플랫폼’으로 혁신금융서비스를 인정받았다. 저축성보험에서 발생하는 중도·만기보험금을 포인트로 받아 소비자가 다양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하는 서비스다. 예를 들어 고객이 보험금 10만원을 현금 대신 포인트로 받아 외식이나 콘텐츠, 헬스케어 서비스 등에 이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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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카드가 스마트폰 없이 얼굴인식으로 결제하는 신한 페이스페이를 홈플러스 월드컵점에 도입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모바일 보험 상품권을 저렴하게 구매해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 모집은 보험설계사와 대리점 중개사, 보험사 임직원만 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가속화로 온라인 판매 채널이 필요해지면서 NH농협손해보험 서비스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소비자는 옥션이나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네이버쇼핑 등 다양한 쇼핑몰에서 커피 쿠폰을 사듯이 모바일 보험상품권을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다.

    보험 가입도 간편해졌다. 전화로 보험을 판매할 때 계약 중요사항을 설명한 뒤 계약에 필요한 서류작성 등 청약절차를 모바일로 할 수 있다. 모바일 화면으로 표준상품설명을 보여주거나 AI 음성봇을 활용한 방식이다.

    그동안 전화로 보험을 판매할 때 전화상으로만 청약 절차를 설명해야 했다. 다만 소비자 보호를 위해 설명 내용이 복잡한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같은 월납 보험료 10만원 이하 가입 건으로 적용 범위도 한정됐다.

    해외 주식을 소수점으로 투자하는 서비스도 나왔다.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는 카드를 소비할 때 일정액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소액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고객이 4100원짜리 커피를 결제하고 남은 돈 900원을 해외 주식에 소수점 단위로 투자하는 식이다. 정부는 국내 주식에 대해서도 소수점 투자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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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적인 서비스 내놓은 핀테크 기업들

    가장 많은 사업자가 신청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서비스는 바로 ‘대출 비교 서비스’다. 그동안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는 은행을 일일이 찾아가 대출 한도와 금리를 알아봐야 했다. 이는 ‘대출 모집인은 한 금융기관 상품만 팔아야 한다’는 1사 전속주의 규제 때문이었다. 당초 정부는 대출 모집인 간 지나친 경쟁과 불완전 판매 위험을 막으려 이 규제를 도입했으나 온라인 영업 환경에선 맞지 않았다.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이제 고객들은 핀테크 업체 앱에서 몇 초 만에 최종 대출 조건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은 다양한 대출 상품을 비교·분석해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핀다, NHN페이코, 핀셋 등 다양한 핀테크 기업들이 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기업의 비재무재표를 분석하는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인공지능(AI) 기반 ESG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했고, 진입장벽이 높은 신용조회업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이를 통해 재무성과가 미흡하더라도 친환경적이거나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는 기업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소액 부동산 투자도 가능해졌다. 카사코리아는 부동산 거래 모바일 플랫폼을 선보였다. 은행과 부동산 신탁사가 오피스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하고, 투자자가 이를 소액으로 사고파는 방식이다. 개인 투자자는 최소 5000원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임대수익은 물론 건물 매각 시 시세 차익도 얻을 수 있다. 이른바 ‘증권형 토큰(STO)’ 서비스로 최근 세종텔레콤 등 다양한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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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함께 스마트스토어 사업자들을 위한 신용대출인 ‘미래에셋캐피탈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에서 ‘후불 결제’도 가능해졌다. 우선 네이버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개인당 최대 30만원까지 후불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충전해둔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물건을 살 때 부족한 금액을 나중에 상환하는 서비스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으로 소비자 후불 결제 한도를 정한다. 카카오페이는 올 4분기 고객이 충전해둔 돈이 부족할 때 대안신용평가를 거쳐 최대 월 15만원까지 후불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뱅크샐러드와 NH농협손해보험이 내놓은 ‘스위치보험’도 재밌는 서비스다. 스위치보험은 필요할 때마다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보험이다. 기존엔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하려면 상품설명서와 개인정보 동의서 등 6~7단계를 확인한 뒤 휴대전화나 공인인증서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스위치보험은 이 절차를 3단계로 줄이고, 한 번만 인증해두면 다음번엔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여행자들에게 다시 인기를 끌 상품이다.

    엠마우스도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일한 시간만큼 앱에 마일리지가 쌓이면 급전이 필요할 때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엠마우스가 일정 수수료를 떼고 쌓인 마일리지만큼 직원에게 돈을 주고, 월급을 받으면 빌려준 돈을 급여통장에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가게 사장님 입장에서도 직원 노동 시간과 위치가 기록돼 손쉽게 출퇴근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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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크샐러드는 초간단 보험 가입 시스템인 ‘스위치보험’ 서비스를 앱을 통해 선보인다고 밝혔다.
    ▶은행 업무 핀테크가 대신

    지정대리인 제도도 등장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캐피탈과 손잡고 선보인 ‘스마트스토어 사업자 대출’이 대표적이다. 실제 대출을 실행하는 곳은 미래에셋캐피탈이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지정대리인으로서 대출 심사를 맡았다.

    이 상품 금리는 연 3.2~9.9% 금리로 최대 5000만원을 빌릴 수 있다. 대출 신청 뒤 3분이면 대출 실행까지 가능하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무료다. 네이버파이낸셜은 금융 이력이 없더라도 주문 건수나 배송 평점 등을 이용해 신용등급을 매기고 대출을 내주고 있다.

    마인즈랩은 지정대리인 제도를 이용해 인공지능(AI) 음성봇으로 보험계약대출 신청, 접수, 심사, 실행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AI 대화 기능으로 대출 업무 처리를 자동화하면 상담원이 직접 업무를 처리하며 발생하는 비용이 줄어든다.

    부동산 빅데이터 전문기업인 빅밸류도 페퍼저축은행과 손을 잡았다. 빅밸류는 주택담보대출 심사 과정에 필요한 시세정보를 제공해 담보대출 업무 심사 고도화를 지원한다. 빅밸류는 국토교통부 부동산 실거래가 정보, 토지 정보, 건축물대장, 토지 이용 계획 등 다양한 공공정보를 기반으로 비정형 부동산에 대한 시세 정보를 자동으로 산출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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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혁신 ‘핀테크육성지원법’

    금융위, 연내 법안 마련 계획


    규제 샌드박스는 다양한 혁신금융서비스 투자도 도왔다. 금융위에 따르면 금융 규제 샌드박스 관련 사업은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총 2732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 빅테크를 제외한 31개 핀테크사가 유치한 투자 금액이다.

    금융위는 최근 ‘디지털 샌드박스(D-테스트베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초기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의 사업성과 실현 가능성 등을 검증할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한다. D-테스트베드에 참여하는 핀테크 기업들은 신용정보원과 금융결제원 데이터, 금융사 데이터 등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핀테크 기업에 클라우드 기반 개발환경과 각종 데이터 분석 솔루션도 제공한다.

    금융위는 ‘핀테크육성지원법(가칭)’ 제정에도 착수했다. 이 법은 금융사가 투자할 수 있는 핀테크 기업의 범위를 넓히고, 핀테크 기업 출자 시 승인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안엔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금융사 임직원을 면책하는 방안도 포함한다.

    금융위는 또 핀테크지원센터를 향후 핀테크에 대한 교육, 자금 조달, 판로 개척 등으로 기능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올해 안에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새하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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