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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석 때 잊힌 고향땅 다시 보는 법

    2021년 09월 제 132호

  • 어느덧 수확의 계절 9월이 왔다. 민족 최대의 명절 중 하나인 추석이 있는 달이다. 평소 같으면 삼삼오오 고향으로 돌아가 모처럼 보는 친지들과 즐거운 인사를 나눌 것이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여파로 추석 때 모임을 가질 수 있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휴일을 그냥 보낼 수는 없다. 발 빠른 사람들은 연휴를 활용해 고향 땅을 보고 온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들의 자식들이 도시에서 사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돌아가신 후 물려받은 땅이나 사전 증여받은 고향 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바쁘다는 핑계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추석 때 친지를 만나러 가면서 잊고 지냈던 고향 땅을 답사하고 나면 뜻밖의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토지분야 전문가인 전은규 대박땅꾼랩 소장과 함께 추석 고향 땅 투자의 세계에 대해 짚어본다. 일단 상속받거나 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땅의 역사에 대해 수소문할 필요가 있다. 이 땅이 어떤 땅인지 제대로 알아야 추후 개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고향 땅이라면 친척 중에 땅의 히스토리를 꿰고 있는 분이 있을 것이다. 한 다리만 건너면 고향에서만큼은 대통령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이장님과 연이 닿을 수 있다. 시골 땅은 공인중개업소가 아닌 이장을 통해 알음알음 거래될 수 있을 정도로 이장이 가진 데이터는 요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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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려받은 땅 있다면 규제 여부부터 확인해야

    겉모습만 봐서 알 수 없는 규제가 있는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도제한이 걸려있다거나, 절대농지여서 개발 가능성이 제로거나 하는 것들이다. 몰래 누가 무덤을 썼는지, 임야가 있다면 길을 낼 수 있는지 등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

    무덤과 관련해서는 분묘기지권이란 개념을 알아야 한다. 분묘기지권이란 분묘가 비록 다른 사람의 토지 위에 설치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분묘와 주변의 일정 면적의 땅에 대해서는 사용권을 인정해주는 관습법상의 물권을 말한다. 따라서 분묘기지권이 인정되면 땅 주인이라고 하더라도 함부로 분묘를 철거하거나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

    조상을 섬기는 한국인의 관습상 인정된 권리다. 재산권이라는 개념이 희박했던 과거, 부모나 조부모가 돌아가시면 적당히 주변 농지나 임야에 봉분을 만들어 모시는 게 관행이었다. 집 근처에 집안 땅이 있었으면 거기에 묻었겠지만 그럴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들은 땅주인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일단 봉분부터 만들었다.

    하지만 주변이 개발되면서부터 땅주인은 분묘로 인해 제대로 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철거하는 게 맞지만 조상을 모시는 한국의 관념과 상충되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관습법상으로 인정되는 것이 이 분묘기지권이란 개념이다.

    땅주인 입장에서는 재산권을 갉아먹는 문제라서 분쟁이 많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2001년 1월 13일 시행됐다. 원칙적으로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분묘가 설치되고 이후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점유하면 관습상의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게 된다.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의 경우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지 않더라도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해 인정되고, 평장돼 있거나 암장돼 있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는다. 분묘기지권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해 분묘가 온전하게 존속하는 동안은 분묘기지권도 존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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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법이 시행된 이후인 2001년 1월 13일 이후에 최초 설치된 분묘는 토지소유자의 승낙이 없을 경우 토지소유자는 당해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체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다.

    최근 분묘기지권과 관련한 중요한 판례가 나와서 살펴봐야 한다. 최근 대법원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주식회사 A사가 B 종중을 상대로 낸 분묘 지료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에 돌려보냈다.

    사연은 이렇다. B 종중이란 곳이 있었다. 이곳은 조상이 묻힌 다수의 분묘를 경기도 동두천시 일대에 설치해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 땅의 소유권을 국가 등에 매각했다. 1975년과 1988년 두 차례에 걸쳐서다.

    하지만 분묘는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 땅을 A사가 2013년부터 사들였다. A사는 B 종중의 분묘 때문에 소유권 행사를 방해받고 있다며 분묘의 철거 및 토지 사용료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B 종중은 ‘해당 분묘가 1800년대부터 설치됐다’고 맞섰다. 2001년 이전 시점이기 때문에 볼 것도 없이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땅의 소유권은 국가를 거쳐 A사로 넘어갔지만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인정되기 때문에 분묘를 옮길 필요도, 지료를 낼 의무도 없다는 것이었다.

    1심은 A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부동산 전 소유자들과 B 종중 사이에 분묘 이장 합의가 있었다는 입증이 없다. B 종중이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료와 관련한 문제에서도 “기록상 원고와 피고 사이에 지료에 관한 약정이 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도 없다. 원고는 피고의 점유에 따른 토지 사용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심의 판단도 마찬가지였다. B중종 땅이 국가를 거쳐 A사로 넘어갔지만 분묘기지권이 성립되므로 이 영역에 한정해서는 A사가 재산권을 주장할 여지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했다. B 종중이 분묘기지권을 취득했다고 해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토지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땅주인에게 토지 사용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원심은 양도형 분묘기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추석 연휴를 이용해 고향 땅 답사에 나설 때 분묘가 보인다면, 먼저 이 분묘가 언제 설치되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땅의 히스토리를 아는 고향 친지들을 통해 설명을 들을 수 있다.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설치되었는지, 그 이후에 설치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전에 설치된 분묘라면 2021년 9월 현재 모든 분묘는 분묘기지권이 성립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간에 손바뀜이 있었던 토지일 경우 이번 대법원 판례를 통해 지료를 청구할 여지가 남아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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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도상 도로 유무도 확인 필수

    땅에 도로가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차와 사람이 다닐 수 있어 당연히 도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아닌 경우도 있다. 지적도상 도로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지역에 따라 지적도상 도로가 아닌 현황도로를 근거로 건축허가가 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그러지 않은 곳이 훨씬 많다. 지자체 허가부서에서도 현황도로를 근거로 건축허가를 내주는 것을 매우 좁게 해석한다.

    지적도상 도로가 없는 도로를 맹지(盲地)라고 부른다. 눈이 먼 땅이란 뜻이다. 맹지탈출을 하기 위한 여러 노하우가 있다. 길에 접한 땅이 옆에 있다면 그 토지주인에게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는 방법이 있다.

    건축법에 따르면 건축물은 대지의 2m 이상이 도로에 접해야 한다. 건축법상 ‘도로’는 보행과 자동차 통행이 가능하고, 너비가 4m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예외 규정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지형적 조건으로 인해 도로의 설치가 어렵다고 인정하여 그 위치를 지정 및 공고한 구간은 너비가 3m만 넘어도 괜찮다. 길이가 10m 미만인 막다른 도로는 너비가 2m 이상이면 된다.

    하지만 전원주택 단지나 창고, 공장, 유통센터 등의 경우에는 6m나 8m의 폭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전은규 소장은 설명한다. 전 소장에 따르면 토지사용승낙서는 법적인 양식이 별개로 존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꼭 갖춰야 할 요건은 있다. 사용할 토지의 지번, 지목, 면적, 사용목적을 써야 한다. 주소, 성명과 토지 소유자의 인감 등을 날인한 후 등기부 등본, 토지(임야)대장과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공짜가 아닌 경우가 많다. 토지사용승낙서를 받으면 맹지가 길 있는 땅이 된다. 맹지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길이 생기면 건물을 지을 수 있다. 이걸 아는 옆땅주인은 길이 생기는 데 따르는 경제적 이득을 공유하자고 한다. 일부 소정의 사용료만 받고 쓸 수 있게 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큰 비용을 요구하기도 하는 것이다.

    게다가 토지사용승낙서를 발급해준 옆땅 주인이 땅을 팔고 나가버리면 문제가 된다. 그전 주인과 체결한 토지사용승낙서를 새 주인에게 들이밀고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전 소장은 후일의 안전을 도모해 도로 부분을 아예 매입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만약 옆땅주인이 지주가 땅값으로 지나치게 고액을 요구한다면 내 땅의 일부를 땅값 대신 잘라주는 방법도 있다. 만약에 땅 옆에 구거가 있다면 구거점용허가를 받는 것도 방법이다. 단 구거와 도로가 붙어있어야 한다. 구거란 물이 흐르는 도랑 같은 걸 말한다. 지금 물이 흐르는 구거라면 허가를 받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이미 물이 말라버린 폐구거일 경우 가능성이 있다. 구거점용허가를 받아 파이프관을 매립해 땅을 메우고 진입로나 도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 가는 길에 고향 주변 땅 투자처를 발굴할 수도 있다. 전 소장은 토지 투자 시 ‘3·3·3 법칙’을 강조한다. 3년 이내 수익이 나고, 3㎞ 이내 호재가 있는 지역을 선정해, 3000만원으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고향 주변에 이런 땅이 있다면 추석연휴를 계기로 토지 투자의 길로 나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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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지 3㎞ 내 국책 사업 있는지 중요

    전 소장은 ‘투자 지역의 3㎞ 이내 국책사업의 호재가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 토지 투자를 하는 사람은 한정적이다. 주식은 물론 집이나 건물에 비해서도 환금성이 떨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땅이 아니라 남들이 좋아할 만한 땅을 사야 한다. 그래야 팔고 싶을 때 쉽게 팔수 있다. 이럴 때 주변에 국책사업이 있다면 고민을 덜 수 있다. 주변 3㎞ 이내에 국책사업이 있다면 땅값이 오른다. 기차역이 새로 들어오는 곳 인근에 투자한다면 대형역사는 3㎞ 이내에 투자하는 식이다. 새로 생기는 나들목(IC) 인근 3㎞ 이내도 투자처다.

    신문이나 뉴스에 많이 나와 지나치게 땅값이 올랐다면 피하는 게 좋다. 이미 거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5년에 2배 정도 오를 곳을 골라 투자하는 것이 좋다.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농업인이 아닌 사람은 원칙적으로 농지를 소유할 수 없다. 하지만 농사인구가 줄어들고 농업인의 자녀가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농사를 짓지 않는 사람이 농지를 소유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농사를 짓던 부모의 땅을 자식이 물려받는 경우다. 이 경우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가 1만㎡ 이하인지 아닌지를 보는 게 중요하다.

    관련해 2019년 나온 대법원 판결을 주목해야 한다. 대법원은 부산의 한 농지 소유자 신 모 씨가 부산시 강서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농지처분 의무통지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원고 승소 취지로 파기,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부산시 강서구청은 2015년 9월 부산 강서구 소재 최 씨 농지가 공장부지나 물건적재 등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2017년 6월까지 최 씨 농지를 처분하라는 ‘농지처분의무통지’ 처분을 내렸다. 최 씨는 유증(遺贈·유언으로 재산을 증여하는 행위)을 통해 취득한 땅이고 면적도 1만㎡ 이하의 농지(2158㎡)여서 처분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2심 법원은 강서구청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농지법은 농지를 취득하게 된 권원(정당화 근거)에 관계없이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경우 그 소유 농지를 임대나 사용하지 않는 한 해당 농지를 처분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헌법의 경자유전의 원칙과 농지법에서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의 소유 및 이용에 여러 제한과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볼 때 자기의 농업경영 등에 이용하지 않더라도 상속으로 농지를 취득해 소유할 수 있는 경우의 범위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농지법(제7조 제1항)에서 농업경영을 하지 아니하는 자에 대해 1만㎡의 소유 상한을 두는 취지는 1만㎡까지는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더라도 계속 소유할 수 있고 처분의무 대상도 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시했다. “일정한 면적 범위 내에서 상속한 비자경 농지의 소유를 인정하는 근거는 재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상속 농지를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소유 상한 범위 내의 농지를 소유할 근거가 사라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것이다.

    [홍장원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2호 (2021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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