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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박 나면 1320% 수익률 vs 쪽박 차도 원금+이자 보전, 스팩(SPAC)처럼 혜자스러운 투자처 보셨나요?

    2021년 02월 제 125호

  • # 지난해 8월 21일 한 주에 9.74달러(약 1만782원)에 불과했던 특수목적법인(SPAC·이하 스팩) 켄싱턴 캐피털 애퀴지션(티커명 KCAC)의 주가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업체 퀀텀스케이프와 합병을 마친 뒤(티커명 QS) 지난해 12월 22일 132.73달러(약 14만6900원)까지 치솟았다. 퀀텀스케이프는 단숨에 전 세계 자동차 부품 상장사 가운데 최대 업체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초기에 스팩에 투자한 경우 최대 13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던 셈이다.

    # 지난 1월 16일 새벽 3시경 국내 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는 CCIV라는 정체모를 단어가 차지했다. CCIV는 스팩회사인 처칠캐피털 IV의 티커명으로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 루시드를 최대 150억달러에 인수해 상장시키는 논의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들이 나오면서 서학개미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CCIV는 1월 8일까지 10달러 초반에 불과했던 주가가 합병 전 루머만으로 1월 15일 종가기준 18.36달러를 기록해 주가가 며칠 만에 약 83%가량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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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가의 별들이 스팩으로 경쟁하다

    스팩은 인수합병을 대상으로 설립된 ‘백지수표 회사’ 혹은 ‘페이퍼 컴퍼니’라고도 불린다. 스팩주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일반기업들 주식처럼 사고팔기가 가능하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은 금융정보업체인 리피니티브를 인용해 2020년 1∼10월 전 세계 스팩 상장이 모두 165건에 달했다며, 이는 전년 연간 건수의 거의 2배 수준이며 5년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약 5배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Nikola)는 스팩이었던 ‘벡토IQ(VectoIQ)’와 합병하면서 공모가 10달러짜리 벡토IQ 1주가 지난해 6월 93.99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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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팩을 통해 우회 상장 루머가 돌고 있는 전기차 기업 ‘루시드 모터스’


    스팩은 새삼 새로운 제도는 아니다. 오히려 과거 기업들에 스팩과의 역합병은 직접 상장하는 IPO보다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IPO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스팩 역합병을 활용한다는 이미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IPO에 비해 시장 영향력을 덜 받는 스팩 역합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에는 월가의 별들이 스팩 상장에 열을 올리는 등 전 세계적으로 그야말로 뜨거운 감자였다. 헤지펀드 업계의 샛별 빌 애커먼의 ‘퍼싱 스퀘어 톤틴 홀딩스’는 지난해 7월 40억달러를 끌어 모아 스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성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케빈 시스트롬 인스타그램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구글 창업자의 전 부인으로 유전체 분석업체 23앤드미의 창업자인 앤 보이치키도 상장을 준비 중인 스팩의 이사회에 참여한다. 영화 <머니볼> 주인공의 실제 모델 빌리 빈, 폴 라이언 전 미국 하원의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 경제자문 게리 콘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인물들이 스팩시장에 뛰어들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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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대규모의 스팩을 조성해 유니콘 기업 인수합병을 노리는 월가의 거물 빌 애크먼
    ▶합병 실패 시에는 원금+이자 회수

    이자만 노리는 체리피커 전략도 유효


    서두에 나열한 사례들은 모두 성공사례들이다. 투자자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살펴야 하는 만큼 이를 가정해보자. 이는 스팩이 본연의 목적인 합병에 실패할 경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선 스팩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난 5월까지 총 183개의 스팩이 상장됐다. 이 중 85사가 합병에 성공했고, 43사는 상장 폐지됐다. 합병 성공률은 66% 정도다. 미국의 합병 성공률(작년 말 기준 70%)도 비슷하다. 스팩이 만들어져 주식시장에 상장되면 최대 36개월(3년)간 상장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바로 이 기간 동안 비상장기업을 찾아 인수 및 합병을 완료해야 한다.

    스팩이 주식시장 상장유지기간 동안 인수합병을 결의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고, 이후 한 달 안에 인수합병할 비상장사를 못 찾으면 상장 폐지가 결정된다. 합병에 실패해 상장 폐지가 된다고 해도 스팩투자자는 최소한의 투자금을 지킬 수 있다. 청산 후 공모 당시 투자원금(공모가)은 투자자들에게 그대로 돌려준다. 여기에 더해 3년 치 연 (예치)이자까지 추가로 지급된다. 스팩은 이런 연이자율을 시중 금리변동에 따라 조금씩 조정하기도 한다. 현재 상장돼 있는 스팩들이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연 (예치)이자율은 통상 1.5~2% 정도로, 이것이 3년간 쌓이면 스팩 투자자는 투자 원금 대비 최소 약 4.5~6% 이상의 이자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노련한 투자자들은 비상장사와 인수합병 논의가 있거나 가능성이 있는 스팩, 또는 인수합병 가능성이 매우 낮아 상장 폐지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거래 주가마저 현저히 낮은 스팩만 찾아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철저히 몇 개월 단기 투자를 통해 투자원금을 지키면서 3년 치 이자를 덤으로 노리는 것이다. 이런 스팩 투자의 경우 반드시 스팩의 현 주가가 공모가에 근접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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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달러대 저가매수 전략 유효

    여러 스팩에 분산투자로 위험 줄여야


    미국 스팩 종목의 기본가격은 10달러이고 국내 시장에 상장된 스팩의 경우 2000원이다. 스팩은 특수목적회사는 실제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아니며 오직 인수합병과 이를 통해 주식시장에 우회 상장하는 것만을 추구한다.

    스팩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모두 현금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이 현금 자산은 오로지 M&A를 위해서만 사용하게 된다. 스팩의 장점은 간단하다. 알짜 기업을 잘 찾아 인수하면 소위 ‘대박’을 칠 수 있다. 미국 외에 한국에서도 스마트폰 게임 ‘애니팡’의 개발사 선데이토즈가 2013년 말 ‘하나그린스팩’과 합병한 뒤 주가가 5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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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팩은 합병 전까지는 10달러 인근을 횡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특별히 스팩별로 장단점을 분석할 여지도 적다. 시간이 흐르며 인수 루머나 뉴스 등에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럼으로 저가매수 전략을 취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스팩 역시 상장돼 거래되는 주식이기 때문에 공모주를 산 게 아니라면 시세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팩이 특정회사와 합병 루머나 뉴스가 돌면 스팩의 가격은 10달러 인근에서 그 기업의 가치에 따라 11달러에서 19달러까지 가격이 상승하기도 한다.

    이렇게 주가가 상승한 이후에 주식을 매수한 후 합병 루머가 허위로 밝혀지거나 인수가 상장기간 동안 무산돼 상장 폐지됐다고 하면 받을 수 있는 원금은 공모가 수준에 약간의 이자에 불과해 손실을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저가매수 전략이 보다 안전장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합병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수직상승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말 최근 1년 동안 스팩과 합병해 우회 상장한 기업 중 60%가량의 현재 주가는 스팩 공모가에도 못 미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할 안전장치도 있다. 스팩은 합병여부를 결정하는 주주투표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식으로 교환할지, 아니면 처분할지를 묻는다. 이때 처분한다면 상장 폐지 때와 비슷하게 공모가 수준의 돈과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합병대상으로 지목된 기업의 가치가 낮다고 평가하는 경우 주식을 처분하고 나오는 전략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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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금과 이자보전이라는 안전장치가 보장된 스팩이라도 약점을 가지고 있다. 스팩이 인수합병을 결정할 수 있는 기업이 하나라는 것이다. 즉 투자금이 온전히 하나의 인수회사에 투자되는 형태로 위험분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여러 유망 스팩에 분산투자해 인수합병 대상 기업후보군을 늘려나가는 것이 위험분산은 물론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라 할 수 있다.

    개별적인 분산투자가 번거롭다면 다양한 스팩에 분산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30일 상장한 ‘디파이언스 차세대스팩 디라이브드 ETF(SPAK)’는 운용자산의 약 80%를 스팩을 통해 상장된 기업에 투자한다. 스포츠 베팅업체 드래프트킹즈(DKNG), 학술정보 분석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CC), 데이터센터용 장비 및 서비스제공업체 버티브(VRT), 민간 우주여행 개발기업 버진 갤럭틱(SPCE)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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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스팩도 열풍 조짐

    국내 증시도 미국처럼 스팩 상장 및 합병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협소하고 합병상장에 따른 회계손실 리스크를 해결해야 한다는 반론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증시 막판에 스팩합병 상장이 집중되면서 2020년 전체 스팩합병 상장 건수도 17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21개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2017년과 2018년 스팩과 합병해 상장한 기업은 11개에 그쳤다.

    현재 스팩과 합병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도 6곳 정도다. 원바이오젠, 현대무벡스, 제이시스메디칼은 한국거래소로부터 합병심사승인 결정을 받아놓은 상태이고 다보링크, 일승, 윙스풋은 심사 중이다.

    미국과 달리 국내 증시에서는 스팩 상장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 많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스팩들의 설립자금은 50억~100억원이다. 최근 기업가치가 수천억~수조원에 이르는 유니콘 기업들을 인수대상으로 삼기에는 초라한 규모인지라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한 국내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아직 규모 면이나 스팩 상장을 통한 회계적 손익부담 등 제도적인 한계로 활성화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아직까지 공모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의 참여가 제한적인 만큼 스팩시장을 활성화시켜 이를 보완할 여지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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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팩투자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

    · 스팩 인사이더: 스팩 공모주, 인수합병 관련 뉴스, 스팩 관련 통계자료를 볼 수 있다.

    · 스팩 애널리틱스: 연도별 스팩 상장 규모와 개수, 스팩인수 관련 정보 업데이트.

    · 스팩 리서치: 스팩 공모주 뉴스와 통계, 순위, 위클리 뉴스 등을 제공.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5호 (2021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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