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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까지 ‘박스피’…가치주· 대형주 주목해야

    2021년 10월 제 133호

  • 연내 테이퍼링이 가시화하면서 테이퍼링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 시기가 연내로 정해진 만큼 내용과 속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코스피는 횡보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좀처럼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채 3100~3200선에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연말 코스피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고 시사했다. 다만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과는 거리가 멀다고 시장을 안심시켰다. 고용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지만 연내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는 연준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월 14일(현지시간)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5.3%로 7월(5.4%)보다 하락했다. 시장 예상치와 전월 상승률을 모두 밑돌았다.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연내 테이퍼링이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에서 임대료와 자가주거비용의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물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테이퍼링 규모와 개시 시점을 선언한 이후 연말부터는 자산 매입 축소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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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연말부터는 자산 매입 축소 과정 이어질 것

    증권가에서는 이번 테이퍼링의 목적이 주택시장 안정이라고 해석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시 주택시장 버블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미국채 30년물 금리를 다소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차는 약 60bp(1bp=0.01%포인트)로 과거 평균치 수준인데, 30년물 금리가 높아지면 모기지(주택저당증권) 차입이 줄어들면서 주택시장이 안정을 찾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연준이 1차 목표인 주택시장 안정을 달성하면 2차 목표인 10년물 금리 인상으로 넘어갈 것이란 설명이다.

    파월 의장이 지난 잭슨홀 미팅에서 ‘비둘기파’ 발언을 했지만 코스피는 연말까지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이퍼링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에는 9개월에 걸쳐 테이퍼링을 시행했는데, 이번 테이퍼링을 연내에 끝낸다는 시나리오면 시간이 많지 않다”며 “금리를 당분간 인상하지 않겠다는 파월 의장의 약속이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고 경기 피크아웃 우려도 있기 때문에 코스피가 연말까지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현재 마이너스 수준인 미국 실질금리는 상승할 수 있다”며 “실질금리가 상승하면 미국채와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수 있고 이는 달러 강세를 불러와 한국 증시는 연말까지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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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외 증시가 9월 조정을 겪고 4분기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매판매 등 경기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기업 실적이 2분기 고점을 찍고 내려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불확실성이 9월 소멸되면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부채한도 유예 이슈가 해소되고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면 상승 동력이 생길 것으로 관측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숙제가 모두 해결되는 9월 말은 정치 및 소비 이벤트를 바탕으로 상승이 예상되는 4분기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미국 주식을 공략해도 되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동원 유안타증권 글로벌투자전략본부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전 한두 달 정도의 공백 기간이 오면서 미국 증시가 10월 말까지 조정을 거칠 수 있다”며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고 펀더멘털상 문제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10월 말 이후로 증시가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플레이션 지표도 내년 초쯤 안정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이퍼링이 기정사실화됐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미국 서비스업 경기가 올라오고 있고 제조업도 기저효과를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우려로 작용했던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연말까지 코스피가 3400선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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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오하이오주 피커링턴의 새로 지은 주택단지 앞에서 한 건설근로자가 ‘판매용 주택’이란 내용의 푯말을 세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집값이 오르면서 재건축 열기가 번지고 있다.
    ▶테이퍼링, 연내 실시 기정사실화

    반도체 업황 우려 이미 주가에 반영


    메리츠증권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 전까지 한국 증시가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화정책 실패, 공급 과잉과 같은 변수들이 없다면 구조적인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란 설명이다. 이경수 센터장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산업군에 생기는 변화에 따라 증시가 강세를 보여왔다”며 “공급 과잉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내년까지 상승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피가 3800선까지 올라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KB증권은 코스피가 올가을부터 반등해 내년 상반기 3800선을 찍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각국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내년 봄부터 이동 제한이 해제될 것이란 게 첫 번째 근거다. 민간 투자 확대와 소비 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서 민간 투자가 늘어나고 4분기부터 중국의 규제와 긴축이 완화될 것이란 게 두 번째 근거다. 유럽에서도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해 재정정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내년 상반기 강세장을 점치는 세 번째 근거로 실업률 안정과 금리 인상 지연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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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대규모 순매도한 외국인의 매도 강도는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 증시에 본격적으로 복귀할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8조5578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미 지난해 순매도액(24조5190억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외국인이 그간 순매도한 배경으로 해외 연기금의 한국 시장 비중 축소를 꼽았다. 미국 증시에 비해 한국 증시에서 초과 손실이 확대되자 해외 연기금이 한국 비중을 줄였다는 것이다.

    지난 8월 31일 하루에만 외국인이 1조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일회성 요인 때문이란 해석이 제기된다. MSCI 신흥국지수에서 한국 증시 비중이 소폭 늘어나면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됐다는 것이다. 8월 31일은 MSCI 지수 정기변경 결과가 실제 반영되는 리밸런싱일이었다.

    신 팀장은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계속 내려가고 있고 중국 정부가 규제를 펼치면서 원화와 동조하는 위안화도 강세를 보이기 어려워졌다”며 “외국인의 한국 증시 지분율이 낮아져 매도세가 더 커지진 않겠지만 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4분기 이후 불확실성이 잦아들면서 외국인이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 9월 보고서를 내고 4분기부터 외국인의 수급이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오는 11월에 테이퍼링 시나리오가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가라앉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를 지나면 테이퍼링, 인플레이션, 경기 고점 우려가 모두 완화되는 경로에 있을 것”이라며 “외국인의 수급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으며 하반기 후반 정도에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개인의 매수 압력이 연말로 갈수록 약해질 것이란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동안 개인의 매수 압력이 독보적으로 강했기 때문에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신용대출을 규제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개인의 강한 매수세가 점차 잦아들 수 있다는 전망이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갖는 투자자예탁금도 최근 3개월간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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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적 좋은 대형주, 외국인 순매수 전망

    이에 따라 실적 개선세가 높은 대형주 위주로 외국인이 순매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 4분기 외국인이 돌아온다면 그동안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도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4분기에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외국인이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가 발표되는 10월에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외국인 수급도 매수로 전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로 6개월 만에 전 세계 자금이 유입됐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인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외국인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외국인 매매가 개별 종목 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메리츠증권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높으면서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종목들을 추천했다. 이에 따르면 OCI, 롯데정밀화학, 코오롱인더 등 화학주가 여기 해당한다. 동국제강, 현대제철, 포스코 등 철강주와 KCC, 삼성엔지니어링 등 건설주도 9월 외국인 매수 강도가 높았던 종목들이다. OCI는 시가총액에서 지난 20일간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4.7%에 달했다. 롯데정밀화학(1.2%), 코오롱인더(0.9%)도 비교적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 강도가 높은 종목들은 지난달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가라앉기 전까지는 성장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연말까지 금리가 오르더라도 급격한 상승세는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과거 테이퍼링이 실제로 시행된 구간에서도 금리는 오히려 하락하고 성장주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14년 1~10월 성장주 스타일은 2.5% 하락했다. 가치주 스타일이 같은 기간 5.2% 하락한 데 비하면 선방한 수준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세계 증시 내 시클리컬(경기 순환) 업종의 본격적인 반등에도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성장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함께 상승하는 기업이 유망하다는 것이다. ROA는 기업이 부채를 포함한 총자산에서 얼마큼 순이익을 올렸는지를 나타낸다. 과거에도 ROA와 ROE가 동반 상승한 기업의 수익률이 양호했다.

    이에 따르면 3분기 ROA 상승을 바탕으로 ROE가 올라올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에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SK이노베이션, 엘앤에프 등 전기차 관련주가 포함된다. 미국 증시에서는 애플, 알파벳, 테슬라, 엔비디아와 같은 대형 기술주가 ROA와 수익성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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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공장 라인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테이퍼링이 본격화될 경우 유동성에 의해 상승한 증시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자금은 경기와 실적 신뢰가 높은 곳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미래에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은 정보기술(IT)과 통신서비스 업종이며, 이를 이끄는 기업은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라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성장주 대비 가치주 강세를 전망하기도 한다. 신한금융투자는 기계·산업재 같은 인프라스트럭처 수혜주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에서 인프라 투자안이 통과된다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정책 방향성이 코로나19 충격 대응에서 수요 확대 정책으로 변화하면서 가치주 상대 강도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수요 부양책 발표 이후 경기 개선 기대감과 함께 경기민감주가 상승한 바 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도 가치주 성격을 띤 서비스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향후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공급 병목 현상이 해소되며 금리 상승이 나타난다면 가치주로 스타일 로테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성장주와 가치주의 비중을 적절히 가져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동원 본부장은 “금리가 완만히 올라가면서도 4차 산업혁명이 이어지는 국면”이라며 “전체 자산 중 60~70%를 기술주 등 성장주에 투자하고 30~40%를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 원자재 관련주, 배당 관련주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또 테이퍼링 이슈보다는 유망한 개별 종목들의 이슈에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신유경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3호 (202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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