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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엔솔, 카카오페이 IPO… 따상 노리다 숨고르기?

    2021년 10월 제 133호

  • 올해 공모주 시장은 한국 자본 시장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11년 만에 공모액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기 때문이다.

    다만 연말 시장 분위기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차분할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투자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대어급들이 상장 시점을 놓고 고심 중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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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9월 15일까지 상장을 마친 기업들의 총 공모금액(코넥스 포함)은 15조8998억원이었다. 종전 최고 규모였던 2010년(10조1453억원)의 기록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다. 아직 한 해가 석 달가량 남은 상황에서, 한국 기업공개(IPO) 역사에 유의미한 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다.

    공모금액 역대 2위 기업도 새롭게 등장했다. 상장과 동시에 시가총액 1위 게임주로 등극한 크래프톤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8월 상장을 마친 크래프톤의 공모액은 4조3098억원으로 지난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 다음으로 많다. 시장에서는 올해 여러 업종의 기업이 상장한 점도 유의미하게 봐야 한다고 말한다. 2010년 공모액이 역대 최대급으로 남게 된 건 온전히 삼성생명 덕분이었다. 당시 전체 공모금액(10조1453억원)의 약 절반가량이 삼성생명의 몫이었다.

    금년도의 상황은 2010년과 많이 다르다. 상장과 동시에 시총 1위 게임주로 등극한 크래프톤(4조3098억원)뿐 아니라 핀테크 선두주자 카카오뱅크(2조5226억원), 2차전지 분리막 기업 SKIET(2조2460억원), 백신 위탁생산 업체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8억원) 등도 증시에 입성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와 SKIET가 영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앞서 상장한 기업들에게서 찾아보기 힘들다.

    두 기업의 상장과 함께 한국 증시의 생태계가 넓어지게 되는 것이다. A증권사 IPO본부장은 “상장이란 행위는 하나의 산업이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입성한다는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며 “올해와 연말~내년 중 증시 입성을 추진하는 곳들 중에선 해당 업계 첫 번째 상장사인 경우가 제법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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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공모주 시장은 상반기 대비 냉각될 듯

    IB 업계에선 연말 공모주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선 뜨뜻미지근한 분위기일 것이라 보고 있다. 내로라하는 대어급들의 상장 일정이 줄줄이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 투자로 예전만큼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기류도 역력하다. 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두 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로 마감하는 ‘따상’에 대한 기대감 역시 가라앉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올해 공모금액이 전례 없는 30조원 수준까지 이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최대 100조원 수준의 몸값이 점쳐지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연내 증시 입성을 염두에 둬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룹에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와 생산을 담당한다. 전기차 시장 성장성에 힘입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국내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는 60조~100조원 안팎이다.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에 이은 두 번째 대장주(우선주 제외)가 될 잠재력을 갖춘 셈이다. 이 정도 기업가치를 목표로 한다면 공모액을 보수적으로 추산해도 최소 10조원이 넘는다. ‘단군 이래 최대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기업이다.

    하지만 GM 자동차 리콜 사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행보에 크나큰 변수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6월 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리콜 사태 직후 심사 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통상 한국거래소는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45영업일 내로 심사 결과를 통보하는 편이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 측이 기간 연장을 요청하면서 거래소의 심사 판단도 그만큼 늦어지게 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GM 리콜 조치 방안과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오는 10월까지 연내 상장 목표를 지속 추진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IB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의 연내 코스피 상장이 물리적으로 힘들 것이라 보고 있다. 상장 주관사단 안팎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에 서두르지 않으리란 분위기가 감지된다. 발 빠르게 증시에 입성하는 것 못지않게 만족할 만한 기업가치를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 상장 주관사단 관계자는 “증권신고서상에 리콜과 관련된 우발채무를 포함할 경우 연내 상장이 가능하긴 할 것”이라며 �캪G가 자금 조달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우선시한다면 공모 시점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으며, 현재까진 그런 기류가 강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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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 ‘코나’, GM ‘볼트EV’,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계속된 리콜로 기업공개(IPO)에 차질을 빚고 있다.
    ▶카카오페이도 11월로 순연

    10월 중 상장을 목표로 했던 카카오페이의 증시 입성도 11월로 늦춰졌다. 지난 상반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신고서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받은 데 이어 두 번째 연기다. 이번에는 펀드와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화두가 됐다.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회사가 소비자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행위를 ‘중개’로 봐야 한다고 유권해석했다. 당국의 판단대로라면 카카오페이는 금융상품 소개 영업 서비스를 9월 25일 전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가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금융상품 중개업 라이선스를 따야 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펀드, 보험 판매와 관련된 향후 매출이 불확실해진 만큼 신고서상 보완할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아직 정해진 게 없는 상황이며 금감원과 협의 후 증권신고서를 다시 수정·보완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 투자 수익률 기대감 낮아져

    공모주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인지도 높은 기업들이 ‘따상’에 연이어 실패했기 때문이다. 8월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크래프톤이 대표적이다. 지난 9월 15일 기준 종가는 49만3500원으로 공모가(49만8000원)을 여전히 하회하고 있다. 상장 직후 5영업일 동안엔 40만원 초반 선까지 떨어지면서 청약 참여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을 제치고 게임 회사 상장사 1위로 도약했지만,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은 마땅히 재미를 못 보고 있는 것이다.

    숙취해소 드링크 ‘컨디션’ 제조사로 알려진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9월 15일 기준 종가는 6만400원으로 공모가(5만9000원)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렌터카 1위 업체 롯데렌탈 주가 흐름은 절망에 가깝다. 15일 기준 종가는 4만6250원으로 공모가(5만9000원) 대비 무려 22%가량 낮다. 상장 이후 공모가를 단 한 번도 뛰어넘지 못해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땐 세 기업의 주가 추이가 우상향일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상장 당일 매도해 10~20%의 수익률을 좇는 것이 공모주 투자 전략의 정석이다. 공모주 청약자 입장에선 실패한 투자라 봐도 무방한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면 ‘무조건 번다’는 맹신이 마침내 깨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투자처를 찾는 유휴자금이 많기 때문에 공모 흥행은 이어지겠으나, 작년~올해 초처럼 따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일은 이젠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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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기대株는 누구?

    시몬느·넷마블네오·SM상선 등 주목


    LG에너지솔루션과 카카오페이의 행보가 불확실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다른 공모주를 물색하느라 분주하다. 시장에선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과 넷마블네오, SM상선 등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5조원 이상의 초대형 딜은 아니지만 돈을 잘 버는 알짜 회사로 꼽힌다.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은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로 코치와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DKNY 등 미국 일류 명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명품 브랜드 핸드백의 샘플을 디자인하고 소재까지 개발한 아시아 최초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매출액 1조원 반열에 올랐으나 지난해엔 코로나19로 다소 주춤했다. 연결 기준 전년도 매출액은 6218억원, 영업이익은 467억원이었다.

    넷마블네오는 넷마블의 여러 게임 자회사 중 가장 알짜로 평가받는다. 대중들에겐 ‘리니지2 레볼루션’과 ‘더킹오브파이터즈 올스타’를 개발한 회사로 익히 알려져 있다. 전년도 매출액은 881억원, 영업이익은 432억원이었으며 올 1분기까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0억원, 21억원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거래 플랫폼 ‘K-OTC’에서 넷마블네오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 수준을 인정받고 있다.

    코스닥에선 에스엠상선을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에스엠상선의 전신은 한진해운 미주 및 아주 노선이다. SM그룹이 2016년 인수하며 현재 사명을 갖게 됐다. 지난해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과 협력하며, 미주 서비스를 안정시키고 원가 절감에도 성공했다. 전년도 매출액은 1조328억원, 당기순이익은 1075억원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거뒀다. 그 밖에 KTB금융그룹의 벤처캐피털 계열사 ‘KTB네트워크’,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 등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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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에도 조 단위 잠룡 줄줄이 대기

    내년에도 조(兆) 단위 거물들이 공모주 시장에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넘으면서 상장을 오랫동안 검토해 온 기업들이 증시 입성에 줄줄이 나서고 있어서다. B증권사 IB사업부 대표는 “대기업 그룹사들이 쉴 새 없이 상장에 나서는 건 증시 활황에 맞춰 공모 자금을 확보하려 하기 때문”이라며 “10년 전부터 IPO를 검토해왔던 주자들이 대부분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년의 포문을 열 주자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내부적으로는 1월 말까지 공모를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9월 말~10월 초순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방침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화공·전력 플랜트를 주력 사업으로 펼쳐왔다.

    2014년 현대엠코와 합병한 뒤 주택 부문에도 진출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예상 몸값을 6조~7조원 정도로 점치는 분위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기업가치 10조원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에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투자 유치로 1조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은 ‘유니콘’도 공모 시장에 가세한다. ‘JM솔루션’, ‘강블리’ 등의 브랜드로 대중에게 익히 알려진 지피클럽이 대표적이다. 지피클럽은 지난 2018년 골드만삭스를 주주로 맞이하며 약 13억2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신사도 이듬해 코스피에 입성하기 위해 연내 주관사 선정에 나설 방침이다. 앞선 2019년 중국 벤처캐피털 세쿼이어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며 유니콜 대열에 합류한 바 있다.

    남다른 성장성을 보여온 유망 업종의 증시 입성도 기대된다. ‘카카오T’로 모빌리티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내년 상장을 위해 현재 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상장이 성사되면 티맵모빌리티와 쏘카 등 후발 주자들의 IPO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신세계와 이마트의 ‘쓱닷컴(에스에스지닷컴)’의 코스피 입성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자금 조달이 절실한 이커머스 주자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쓱닷컴이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컬리, 오아시스, 티몬, 위메프 등도 반사 이익을 얻게 된다.

    미국 상장을 검토 중인 기업들의 향후 행보도 관심사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정도가 미국 증시 입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회사가 행선지를 국내 증시로 선회한다면, 이듬해에도 금년 못지않게 국내 공모주 시장이 풍성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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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모주 옥석가리기 주체적으로 나서야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도 공모주 청약에 앞서 옥석을 가리고자 적극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연기금, 공제회, 운용사 등에서 기관투자자로 활약 중인 실무진들은 증권신고서에서 ▲수요예측 경쟁률 ▲의무보유 확약 신청 비율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 등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주문한다. 이들은 의무확약 신청 비율과 유통가능 물량을 특히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 입장에서 부족한 정보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지표들이기 때문이다.

    유통가능 물량은 증권신고서상 ‘III. 투자위험요소’ 내 ‘기타위험’ 란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통상 상장 당일 출회 가능한 물량이 전체 발행 주식 수의 20~25% 수준이면 상장날 주가가 급락 가능성이 낮은 편으로 여겨진다.

    [강우석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33호 (2021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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