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ook] 물리·경제 등 알기 쉬운 300개 개념

    2020년 04월 제 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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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리·경제 등 알기 쉬운 300개 개념

    ▶슈퍼 씽킹


    가브리엘 와인버그, 로런 매캔 지음/ 김효정 옮김/ 까치 / 1만9000원

    “핫요가와 라즈베리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고 어벤저스 캐릭터 중에서는 토르를 가장 좋아하는 파란 눈의 브라질 남자와 데이트를 하고 싶어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 미래의 배우자에 대해 이처럼 길고 구체적인 조건 목록을 제시하는 사람은 원하는 배우자를 만나기 어렵다. 데이트 상대의 범위가 터무니없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이럴 때 떠올려야 할 것이 ‘오컴의 면도날’이다. 14세기 영국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오컴은 “불필요한 가정은 면도날로 잘라내라”고 강조했다. 가정이 너무 많으면 적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오컴의 면도날’은 사실이나 현상에 대해 논리적으로 가장 단순한 것이 진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가리킨다. 창업하거나 시제품을 내놓을 때 ‘최소 기능 제품’으로 시험해야 하는 이유다.

    ‘슈퍼 씽킹(Super Thinking)’은 성과 있는 결정을 하기 위한 기준을 핵심 키워드로 알려준다.

    책에선 최선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유용한 300여 개의 ‘정신모델’을 담은 도구상자를 소개한다. 인터넷 개인정보보호 회사이자 사생활 보호 검색엔진인 덕덕고(DuckDuckGo)의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가브리엘 와인버그와 통계학자 로런 매캔이 저자다. 저자들은 “가진 것이 망치뿐이면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는 심리학자 매슬로의 말을 인용해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정신의 모델을 활용할 것을 권한다. 책도 마치 실용서처럼 ‘실수 줄이기’ ‘시간을 지혜롭게 쓰려면’ ‘갈등 해결하기’ ‘의사 결정하기’ 등 상황별로 사용할 수 있는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

    이들이 말하는 정신모델이란 ‘오컴의 면도날’ ‘기회비용’ ‘굿하트의 법칙’ ‘규제 포획’처럼 특정 상황을 설명하거나 파악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개념들이다.

    저자들은 경제학 심리학 논리학 철학 과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추려내고 검증된 모델을 풍부하게 숙지하고 있으면 일상적인 의사결정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 진리 탐구에 유용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폭넓게 적용할 수 있는 정신 모델을 ‘슈퍼 모델’이라고 부르면서 그것들을 꾸준히 적용하면 더 높은 수준의 ‘슈퍼 사고’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밖에도 이 책에는 우리가 고려해야 할 ‘열쇠’들이 무궁무진하게 많다. 크라우드 소싱·허수아비 논법·헤일 메리 패스·필터 버블·확증 편향·악마의 변호인 입장 같은 정신 모델들을 더 많이 알게 되면 우리의 삶은 그만큼 더 풍부해질 것이다.

    넛지, 기회비용, 학습된 무기력, 오컴의 면도날 등 지난 수십 년간 행동심리학과 경제학, 뇌과학 등 분야에서 밝혀낸 인간 행동의 숨겨진 원리를 비즈니스와 업무, 일상에서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MIT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한 부부 저자는 이제 인간 마음도 인문학을 넘어 이과적 실용 연구의 대상이 됐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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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의 심리학

    바리 테슬러 지음/ 이영래 옮김/ 유노북스/ 1만7000원

    부유해지고 싶지만 돈 관리는 어렵기만 하다면, 돈 문제를 피하지 않고 확실하게 해결하고 싶다면, 먼저 ‘부의 심리’를 알아야 한다. 돈과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기 위해 숫자 이전에 심리부터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재무 상담과 심리 치료를 결합한 재무 테라피스트 바리 테슬러가 3부에 걸쳐 돈, 관계, 인생을 컨트롤하는 단계를 제시한다. 첫 단계는 ‘치유’로, 돈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두 번째 ‘실천의 힘’에서는 체계적인 돈 관리법을 알려주면서, 돈이 우리의 가치관과 얽혀 있음을 강조한다. ‘미래를 보는 통찰’에서는 앞선 단계를 바탕으로 인생의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돈을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 살펴본다. 돈을 쓰는 계획은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삶으로 나아가는 지도가 되어야 한다고 상기시켜준다. 돈에 대한 스트레스를 버리고, 부를 쌓는 미래를 위한 방향을 잡는 데 좋은 나침반이 될 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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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의 해부학

    라이너 지텔만 지음/ 김나연 옮김/ 토네이도/ 1만7000원

    부의 전문가 라이너 지텔만 박사가 부를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생각과 태도가 무엇인지 다양한 학계의 자료를 총망라해 연구했다. 이 책은 그동안 부자들의 성공비결이 자기계발서에서만 추상적으로 다뤄져왔으며, 부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해 무엇이 부의 엘리트를 만드는지 객관적으로 정리한 결과다. 저자는 부의 엘리트 45명을 직접 만나 생애주기와 심리를 심층 조사해 10가지 공통점을 추려냈고, 이러한 특징들이 타고나는 것이 아닌 후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요소라는 것을 밝혀냈다. 예를 들어 학력이 성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않았으며, 어린 시절 시급을 받는 일 대신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일로 돈을 벌었다고 한다. 독자들은 책에 인용된 인터뷰 내용을 통해 부자들의 동기, 목표, 솔직한 가치관 등을 엿볼 수 있고, 궁극적으로 슈퍼리치가 되는 힘은 우리 안에 있다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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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리콘 제국

    루시 그린 지음 / 이영진 옮김/ 예문아카이브/ 1만8000원

    실리콘밸리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다. 실리콘밸리는 인쇄매체, 택시, 소매업 등 기존의 산업들을 붕괴시키며 혁신해왔다. 이제 이들은 병원 운영, 교육 제공, 도시 건설 등 국가의 역할까지 넘보고 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실리콘밸리는 세계의 건설자이자 사상의 리더가 됐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시민의 마지막 보호막이 될 수 있는 규제들을 걷어내면서 분야를 개척한다. 마음만 먹으면 소셜 플랫폼을 통해 자신들이 편집한 세계를 보여주며 원하는 담론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 실리콘밸리의 선교자들은 인터넷 무료 보급 등의 활동으로 저개발 국가들까지 식민지화하려고 한다. 저자 루시 그린은 책을 통해 실리콘밸리의 명과 암을 비추며 과연 이 특권 집단이 미래를 규정하는 상황이 반가운 일인지, 우리가 원하는 진보는 어떤 것인지 묻는다. 실리콘밸리 리더들의 윤리적 틀을, 이들이 홍보하는 유토피아적인 미래를 의심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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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보 그리는 남자

    이정현 지음/ 매일경제신문사/ 1만5000원

    볼보의 스테디셀러 2세대 XC60를 디자인한 이정현 디자이너의 책이다. 볼보에 입사해 리드 디자이너로 활동하기까지의 에피소드와 XC60를 디자인한 과정 등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자신이 보통의 한국인으로 나고 자라 뒤늦게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말한다. 맨땅에 헤딩하듯 뛰어들어 치열하게 부딪혀왔다는 그의 스웨덴 유학과 취업 스토리는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고무감을 줄 것이다. 특히 현직 디자이너로서 발견한 볼보의 가치와 매력을 말하는 장에서는 볼보에 대한 그의 애정을 가득 느낄 수 있다. 안전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회사, 환경을 해치지 않고 나아가 개선시킬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 인종·나이·직급·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개인으로서 일할 수 있는 회사…. 책을 읽고 나면 볼보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더불어 볼보가 내놓을 미래 차의 모습이 궁금해질 것이다.

    [김병수·김유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5호 (2020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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