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N <로또싱어> 최종 우승자 뮤지컬 배우 최재림 인터뷰

    2021년 03월 제 126호

  •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를 외치며 승리를 확신하던 그의 묵직한 울림이 통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MBN <로또싱어> 최종회에서 최종승자 6인 중 최고 점수를 받으며 전체 1위 자리에 올랐다. 파이널 경연곡이었던 ‘네순 도르마(Nessun Dorma)’를 두고 “무대에서 꼭 한 번 불러보고 싶었던 곡”이라고 밝힌 그는 ‘믿고 듣는 최재림’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색으로 45명의 국내 최정상 가수들 가운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정통 성악 전공자다운 탄탄한 발성과 완벽한 딕션, 흔들림 없이 꽉 찬 성량으로 승리를 향한 염원을 노래했고 목소리로 증명한 그의 압도적 카리스마에 대중들은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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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을 울리는 묵직한 음색

    고품격 귀 호강 무대 선사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낯설었던 싱어 중 한 명이지만, 최재림은 성악을 베이스로 한 묵직하고 안정적인 보컬과 연기력으로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주름 잡고 있는 실력파 배우다. 노래·연기·딕션 3박자를 고루 갖춘 배우로 정평이 나 있으며, 저음부터 고음까지 교과서처럼 완벽하게 부른다 하여 ‘뮤지컬계 교과서’로 통한다. 그도 그럴 것이, 조별 라운드와 세미파이널에서 관객 심사위원들에게는 다소 낯선 뮤지컬 넘버를 불렀음에도 불구, 오직 실력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에게 본인을 각인시켰다.

    그는 매 무대마다 마음을 울리는 묵직한 음색으로 고품격 귀 호강 무대를 선사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대표 넘버 ‘겟세마네(Gethsemane)’부터 <오페라의 유령> 속편 격인 뮤지컬 <러브 네버 다이즈>의 대표 넘버 ‘틸 아이 히어 유 싱(Til I hear you sing)’까지 담백하면서도 깊이 있는 음색으로 안방극장 1열을 감성으로 촉촉이 물들이는가 하면 강렬한 고음과 성량, 카리스마 넘치는 존재감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즐기면서 재미있게 무대 준비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


    4개월의 대장정을 거쳐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좀처럼 방송에서 보기 힘들었던 그가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그에게 <로또싱어>는 어떤 의미일까.

    최재림은 “음악적 갈증을 풀 수 있었다”면서 “즐기면서 참 재미있게 무대를 준비했다. 하고 싶은 무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마음껏 부르게 도와준 제작진 덕분”이라며 우승의 공을 돌렸다. 이어서 그는 “기라성 같은 분들의 무대를 바로 옆에서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가장 크다. 배움의 장이랄까. 성장의 자극제가 된 제 인생에 잊지 못할 무대”라면서 “저 역시 하고 싶은 노래를 하면서 돈까지 벌었다”고 웃어 보였다.

    특히 가수 조장혁의 무대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정말 좋아하는 가수였지만, 직접 무대에서 보는 감동이 어마어마했다. ‘부디’의 첫 네 소절만 듣고 소름이 돋았다. 원곡과 전혀 다른 느낌의 곡이 나왔고, 단단한 음색이 주는 감동과 임팩트가 너무 좋았다. 세월이 흘러도 저렇게 멋있게 소리를 내야겠다. 나도 저렇게 멋있게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며 최근 수년간 피우던 담배도 끊었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올해로 데뷔 12년 차를 맞은 최재림은 어린 시절 성당에서 성가대로 활동한 것을 계기로 음악에 빠져들었다. “17세 때부터 성악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며 막연히 노래를 하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2008년도 처음 박칼린 선생님을 만나면서 음악에 대한 가치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저의 성장 가능성을 봐주셨다”고 처음 만났던 시절을 회상한 뒤 “항상 저에게 과제를 주셨다. ‘재능이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걸 선생님께 배웠다. 배우라는 직업을 대하는 자세, 개인적인 삶의 자세 등 큰 영향을 주신 분”이라며 ‘인생 멘토’가 되어준 스승 박칼린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표했다.

    그의 힘은 단연 목소리에 있다. 경연 내내 뻥 뚫리는 가창력으로 시원하고 단단하게 뻗어 나가는 고음 파트를 이어가며 완성도 높은 열창으로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을 정도. 최재림은 “목소리를 크게 타고났다”면서 “성악을 공부한 게 도움이 많이 됐다. 바리톤을 전공하다 대학 2학년 때 테너로 전향했는데, 양쪽 공부를 하다 보니 중저음대에서 고음역까지 자유롭게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두 가지 모두 적절하게 섞여 묵직한 소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멈추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는 그는 뮤지컬·연극·오페라 등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다. <복면가왕>에 출연해 ‘가왕’에도 올랐다. 다양한 영역에 도전하면서도, “역시 가장 잘하고 사랑하는 건 뮤지컬”이라고 말했다. 음악과 노래는 그가 가장 오랫동안 해오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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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로서 체감하는 공연 현장

    “하루빨리 희망찬 상황이 펼쳐지길”


    코로나19로 공연 문화 산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배우로서 체감하는 공연 현장은 어떨까. 최재림은 “공연계 전체가 다 너무나 힘들다”면서 “출연 중인 <젠틀맨스 가이드>를 포함해 예정됐던 많은 공연들이 계속 미뤄졌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그만큼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하루빨리 희망찬 상황이 펼쳐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지난해는 가장 고통스러운 해였다. 뮤지컬의 자리가 절반으로 줄었을 뿐만 아니라, 무대에 선다고 해도 관객과의 호흡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뮤지컬은 관객과 함께 만들어 가는 무대다. 현재는 그 경계가 많이 없어져서 아쉽다. 그냥 지금 재미있게 보고 계신다고 믿고 가야 한다. 침묵이 가득한 객석을 보는 건 정말 슬픈 일”이라면서 “모든 상황이 편해져서, 관객 분들이 마음껏 보고 표현하면서 공연을 실컷 즐기고 홀가분하게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어려운 시기에도 뮤지컬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공연을 기다려주고 극장을 찾아주신다”면서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 아낌없이 응원해주시고 박수쳐주셔서 힘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꾸준히 무대에서 관객과 만나고 싶다”는 그는 “미뤄뒀던 두 번째 개인 콘서트 무대로 빨리 관객과 만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로또싱어> 1위에 빛나는 최재림이 전하는 승리의 메시지, ‘최재림표 네순 도르마’가 스페셜 음원으로 공개돼 그 감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시원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빈체로’ 외침은 그가 전해주는 희망찬 응원처럼 느껴진다.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뜻의 ‘네순 도르마’는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곡이다. 감미로운 가사와 선율에 많은 테너 가수들의 애창곡으로, 테너 곡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곡으로도 유명하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6호 (2021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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