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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변신한 최태원 회장

채수환 기자
입력 2015.08.14 18:16   수정 2015.08.14 22:48


자성의 마음으로 새출발…뉴SK 큰그림
26일 선친 최종현 회장 추모식 참석
하이닉스 곧 방문…통큰 투자 밝힐듯
성경책을 들고 의정부 교도소를 나오는 최태원 회장. [이승환 기자] 광복절 특사로 14일 새벽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독실한 신앙인으로 변신해 주목을 받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의정부 교도소에서 성경책 한 권만을 직접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재계 총수로는 역대 최장기간인 2년7개월 동안 옥중 생활을 하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변신했음을 스스로 대외적으로 밝힌 것이다. 최 회장은 실제로 재소 기간 중 틈만 나면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기도했다. 무속인 성향이 강했던 김원홍 전 SK 고문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신앙심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2003년 분식회계 파동에 이어 믿었던 측근 인사에게 배신과 사기를 당했고 이 같은 아픈 기억을 극복하고 반성하는 과정에서 신앙심이 더욱 깊어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 회장 자신도 2013년 9월 항소심 재판 때 김원홍 전 고문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내가 뭐에 홀렸던 것 같다.


나 스스로 사기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워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앞서 최 회장은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으로 7개월간 수감생활을 한 후 보석으로 석방돼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과 함께 강남에 위치한 한 개척교회에 나가기 시작했고, 고 하용조 온누리교회 목사에게 성경강의를 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수감 중에 김장한 목사를 비롯한 몇몇의 목사들과 성경을 함께 읽으며,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새롭게 살아간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성경만을 손에 쥐고 출소한 것도 회개하는 마음을 갖고 거듭난 자세로 그룹을 이끌겠다는 마음가짐을 스스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출소 직후 서울시내 모처에 머물면서 건강을 추스르고 있으며 지주회사인 SK 주식회사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등기 임원 재등재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설 방침이다. 최 회장은 이번 사면으로 풀려나면서 측근들에게 "정부가 나를 풀어준 것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만큼 역할을 해 달라는 요청이 아니겠느냐"는 심정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공장이나 울산 SK에너지 컴플렉스,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을 첫 방문지로 선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사면 직후 의정부 교도소를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에너지, 통신, 반도체 사업에 역점을 두겠다"고 경영 구상을 밝혔고, 특히 반도체 분야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한 SK하이닉스는 5조원 규모의 신규 투자 방침을 정하고 최 회장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이번에 특별사면과 함께 특별복권도 동시에 이뤄져 언제라도 '책임 경영'에 나설 수 있는 법적 권리를 확보한 상태다.


다만 오랜 경영공백을 감안하면 당분간은 대규모 투자와 고용, 글로벌 사업과 같은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안들을 주로 챙기고, 주요 계열사에 대한 등기이사는 내년 초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복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경영공백 직전인 2012년 그룹투자 규모가 15조원에 달했지만 이후 매년 13조~14조원 수준에 그쳤다.

한편 최 회장은 출소 이후 휴식을 겸한 경영 복귀 준비를 하며 오는 26일로 예정된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추모식 행사(경기도 화성)에도 3년 만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2013년 1월 법정 구속된 이후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으로 선친의 기일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



[채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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