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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5G…한국 3일밤 전격 상용화

입력 2019/04/04 00:39
수정 2019/04/04 00:52
    
이통사, 밤 11시 1호고객 개통
美 버라이즌 4일 개통 움직임에 서둘러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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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보다 최대 20배 빠른 5세대 통신 5G가 3일 오후 11시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로 시작됐다. 당초 5일 상용화를 계획했던 이동통신 3사는 이날 밤 11시 각각 5G 1호 가입자를 배출하며 '세계 최초 5G'를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미국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선진국을 제치고 가장 먼저 5세대 통신 시대 개막을 알리게 됐다.

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이날 밤 11시 5G 1호 고객을 대상으로 5G 폰을 개통했다. SK텔레콤 1호 고객은 아이돌 엑소(EXO) 멤버 백현과 카이, 피겨 선수 김연아, 'e스포츠계 메시' 이상혁(페이커), 31년 최장기 고객 박재원 씨, 뇌성마비를 극복한 수영선수 윤성혁 씨 등 5명이었다.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이들 5명을 첫 5G 가입자 겸 홍보대사로 선임하고 '갤럭시S10 5G'를 전달했다.

이들 5명은 이날 열린 SK텔레콤 5G 론칭 행사에 참여한 후 갤럭시S10 5G를 받고 돌아갔으며, 밤 11시부터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갤럭시S10 5G폰을 개통한 엑소 백현은 "LTE 업그레이드 버전인 5G는 얼마나 빠를지 항상 궁금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빨라서 놀랍다"면서 "5G 서비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접하고 즐길 수 있게 돼 영광이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KT는 대구에 거주하는 KT 직원의 배우자 B씨, LG유플러스는 유튜버 김민영 씨가 첫 5G 고객이 됐다. LG유플러스는 4일 오전 서울 종로 한 대리점에서 유튜버 김씨와 개통 행사를 할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이날 1호 가입자만 개통하고 일반 고객 대상으로는 예정대로 5일부터 개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개통 준비가 됐고 5G 전용 단말기도 있기 때문에 개통 시점을 이틀 앞당기는 것은 문제가 안 됐다"면서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상용화는 5일부터지만 3일은 상징적인 날로 대한민국이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선점했다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5G 서비스를 갑작스럽게 앞당긴 배경에는 '세계 최초 5G 국가' 타이틀을 노린 글로벌 전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1일부터 갑자기 5G 상용화를 하겠다며 치고 나왔던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5G 서비스를 4일 개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 3사, 5G폰 제조사 삼성전자 등이 긴밀히 소통한 끝에 전격 상용화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은 호시탐탐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노려왔다. 5G 스마트폰 출시와 요금제 인가가 늦어지면서 당초 3월 말로 예정됐던 대한민국 5G 상용화가 늦어지자 버라이즌은 "4월 11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모토롤라 LTE폰인 모토Z3에 5G 모뎀인 '모토모드'를 끼워 5G 기능을 사용하는 반쪽짜리 5G 서비스였지만 자칫 '세계 최초' 타이틀을 한국이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버라이즌은 11일 미국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었다. 게다가 모토Z3가 2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하면서 5G를 지원하는 모드가 추가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미국 이통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이 당장이라도 5G를 시작할 수 있다는 예측이 흘러나왔다. 이 같은 버라이즌 동향이 알려지면서 한국 정부도 이통사와 긴박하게 논의해 3일 오후로 5G 상용화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첫 5G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한 물밑 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버라이즌도 세계 최초 5G라는 타이틀에 욕심을 갖고 모토롤라 폰에 5G 모뎀을 장착하는 '변칙적' 방법을 써서라도 5G 서비스를 강행하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미 국내는 5G를 개통할 준비가 됐는데 5일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느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긴급하게 밤에 개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준비를 모두 마친 만큼 예상보다 이른 상용화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업계에서는 "사업자가 당초 예상보다 준비가 빨리 되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늦출 이유가 없었던 셈"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요금제, 커버리지, 단말기까지 3종이 모두 있으니 사실 상용화 자체에 문제 될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은 지난 2~3년간 5G 상용화를 주도하며 글로벌 표준을 만들고 기술을 선도해왔다. KT는 작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다양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이며 기술력을 과시했고, 통신 3사는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MWC에서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신찬옥 기자 / 이선희 기자 /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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