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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단독] 삼성 `폴더블폰 대중화` 선언…韓, 접는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

이승윤 기자
입력 2020.02.09 17:58   수정 2020.02.09 20:23


삼성, 11일 갤럭시 언팩…두번째 폴더블폰 Z플립 공개

디스플레이에 접는 강화유리 적용
스크래치에 강하고 주름도 줄어
도우인시스, 삼성에 단독 공급
폴더블 2종 올 500만대 판매목표

카메라 강화한 S20모델도 공개
독일 매체 윈퓨처가 공개한 갤럭시Z 플립 이미지. 삼성전자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에서 클램셸(조개껍데기 모양)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과 갤럭시S 시리즈 신제품 S20을 공개한다. 삼성전자가 두 번째로 선보이는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은 기존 플라스틱 필름(CPI) 대신 '초박형 강화유리(UTG·Ultra Thin Glass)'가 장착되며 세 가지 모델로 출시되는 갤럭시S20 시리즈는 한층 강화된 카메라 기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언팩에서는 삼성전자와 글로벌 파트너사가 협업한 새로운 프로젝트도 대거 공개된다. 구글은 지난 6일 '안드로이드' 트위터 계정에서 "흥미로운 일이 곧 생길 것"이라며 "(삼성) 언팩 행사에서 만나자"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유명 디자이너 의류 브랜드 '톰 브라운'도 삼성전자와 손잡고 300만원대 갤럭시Z 플립 패키지를 내놓는다. 톰 브라운은 지난달 24일 인스타그램에 삼성과 톰 브라운 브랜드 로고가 나란히 놓인 티저 영상을 올렸다.


톰 브라운은 미국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로 삼성물산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삼성은 폴더블폰 대중화를 위해 갤럭시Z 플립 가격을 150만원대로 책정했지만 명품 브랜드와 협업해 300만원대 패키지를 내놓는 투 트랙 전략을 택했다. 접으면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깜찍한 크기와 명품 화장품 콤팩트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작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북미·유럽 사용자와 전 세계 패션 리더들에게 어필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 플립 외에도 기존 갤럭시폴드(6.3인치)보다 화면을 키운 8인치 갤럭시폴드2(가칭)를 연내 출시한다. 삼성전자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올해 폴더블폰 판매 목표를 500만대 이상으로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증권가에서는 더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더블폰 대중화의 성패는 디스플레이에 달려 있다. Z플립에는 갤럭시폴드에 사용되던 CPI 대신 UTG가 장착된다. 스마트폰에 접히는 유리가 적용되는 세계 첫 사례다. 외신과 부품 업계에 따르면 UTG를 장착한 Z플립은 펼쳤을 때 6.7인치 22대9 화면비가 적용되며, 강화된 힌지를 장착해 90도뿐 아니라 70도에서 110도 사이에서 접는 부분을 고정할 수 있다.


접은 상태에서는 1.06인치 작은 화면에서 날짜와 시간 등을 보여준다.

Z플립 초도 물량만 50만대, 올해 판매 목표가 250만대에 달하기 때문에 UTG 디스플레이를 어느 회사가 공급할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9일 부품업계에 따르면 Z플립 디스플레이는 2014년부터 '접는 유리'를 개발해온 도우인시스가 독점 공급한다. 작년 말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외주식을 매입해 지분 27.7%를 확보하며 최대주주가 된 회사다. 이 회사가 개발한 UTG는 0.1㎜ 이하 두께로 접을 수 있는 아주 얇은 강화유리다. 도우인시스의 UTG는 곡률이 1.0에 가까워 면이 맞닿는 1㎜ 수준까지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태문 사장 삼성전자는 도우인시스에 '한도승인' 형태로 Z플립 생산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도승인이란 제품 생산을 맡겨보고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음 주문을 바꿀 수 있는 계약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반응을 보면서 갤럭시폴드2 등 후속 폴더블폰에 CPI를 쓸지, UTG를 쓸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도우인시스 UTG 생산능력은 월 25만장 수준(2개라인 가동)이다.


현재 추가로 증설한 3개 라인에서 수율을 테스트 중인데, 라인이 안정되면 월 50만장 이상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UTG를 시도하는 회사들이 많지만 연성과 강도를 모두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유리가 더 두꺼워지는 사례가 많다"며 "Z플립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 이후 펼 수 있는(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나 차량 전장 등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면서 한국이 UTG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오포 등 중국 회사와 미국 애플까지 관심을 두고 있다"며 "스트레처블·롤러블 디스플레이 시장이 열리면 도우인시스를 비롯한 부품업계에서도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폴더블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 중 수율을 맞출 수 있는 회사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갤럭시Z 플립 벤더로는 KH바텍(힌지), 세경하이테크(보호필름 코팅), 에스코넥(연결물) 등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폴더블폰 시장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에 앞서 클램셸 형태 폴더블폰을 내놓은 모토롤라의 레이저 폰은 씨넷(cnet)의 '10만번 접기' 테스트에서 2만7000번째에 힌지가 고장났고, 견고성이 떨어져 실망했다는 사용자들의 혹평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폴드는 같은 테스트에서 약 12만번을 견뎌냈는데, 측정기가 고장나면서 테스트가 중단된 바 있다.

작년 정기 인사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자리에 오른 노태문 사장의 '혁신 드라이브'에도 관심이 쏠린다. 노 사장은 10년간 갤럭시S 시리즈 개발을 담당했고 2017년 말부터 무선개발실장을 맡아 폴더블폰 혁신을 주도했다. 노 사장은 이번 언팩에서 데뷔 무대를 치른다.


그는 9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기고문을 올려 "2020년부터 글로벌 업계 판도를 바꾸고 세상에 없던 '사용자 경험 혁신'을 제공할 것"이라며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융합해 프라이버시가 보장되고, 기기와 사람, 비즈니스와 커뮤니티를 넘나드는 더욱 지능적인 연결(Intelligent Connections)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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