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삼성전기, ESL로 사물인터넷 선점

손재권 기자
입력 2014/02/18 17:17
수정 2014/02/18 19:41
최치준 사장, 독일 '유로숍2014'서 비전 밝혀
"전자가격표시기가 새 성장동력 될것" 매년 40% 성장…2017년 19억弗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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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매장에 있는 제품의 가격 표시를 손글씨에서 디지털로 바꾸는 것뿐만 아니라 경영 혁신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큰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품회사 삼성전기의 새로운 도전은 스마트폰 부품이 아니었다. 전자가격표시기(ESL)부터 시작하는 사물인터넷(IoT) 시장이다.

최치준 삼성전기 사장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7일(현지시간) 개막한 '유로숍 2014'에서 가진 매일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물인터넷을 회사의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했다. 전자가격표시기에 대해 "(회사에서 추진하는) 사물인터넷의 전초기지"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최 사장은 "ESL은 단순히 제품 가격을 표시하는 기기가 아니라 그 자체로 지그비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물인터넷의 한 종류다.


ESL 제조뿐만 아니라 솔루션과 서비스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SL(Electronic Shelf Label)은 플라스틱 태그에 제품 가격과 함께 구체적 정보를 나타낼 수 있는 기기다. 저전력 무선통신기술인 지그비(Zigbee)를 이용해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다. 시장조사 기관에서는 현재 글로벌 ESL 시장이 연 5억2000만달러 규모지만 매년 30~40% 성장해 2017년이면 19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영국, 프랑스, 독일, 북유럽 등 유럽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ESL 사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최 사장은 "컴퓨터가 어떻게 진화할지 몰랐는데 인터넷을 접목하면서 상상치 못한 시장이 생겼다. ESL은 현재 시장조사기관 예측보다 더 크다. 단순하게 가격표시기가 아니라 경영 혁신 도구, 사물인터넷 도구가 돼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ESL이 실시간으로 가격을 바꿀 수 있는 '다이내믹 프라이싱' 기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글로벌 유통 시장은 아마존이 대표하는 온라인 업체와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 테스코, 월마트,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 매장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바뀌는 가격 정보를 반영해 오프라인 가격도 수시로 바꾸는 추세다.

최치준 사장은 삼성전기가 세계에서 가장 큰 유통 전시회인 '유로숍 2014'에 처음으로 나온 것도 IT와 유통의 결합이 시장 흐름을 바꿀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로숍은 전 세계에서 2316개 업체가 참여하며 10만명 넘게 관람하는 유통업계의 CES로 불리는 전시회다. 삼성전기는 이번 전시회에서 ESL 게이트웨이를 이용해 매장 내 조명시스템과 IP 보안카메라를 연동하고 제어하는 기술(매장 통합관리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최 사장은 "지금은 누가 더 창의적으로 파괴할 것인가에 따라 시장 성패가 좌우된다"며 "삼성전기의 새로운 도전이 새 시장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삼성전기가 삼성전자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한 것에 대해 최 사장은 "스마트폰이 성장세를 멈춘 것은 아니다. 중저가 시장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서 이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무선충전 시장에 대해서는 "소비자가 편안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장보다는 터치센서 모듈 등 신시장을 개척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효자 품목인 MLCC는 "해마다 10~30%까지 수량이 늘어나는 사업으로 앞으로 전장에 많이 사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용어 설명>

▷ESL : 지그비 통신을 이용해 가격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기기. 상품 정보를 전달하는 장치와 이 페이퍼 기술을 적용한 태그로 구성돼 있다. 매장 내 상품 정보를 중앙 관리 서버에서 게이트웨이로 전송하고 각 게이트웨이가 수천, 수만 개의 태그에 동시에 전송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뒤셀도르프(독일) =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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