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Live 중소기업] '52시간 근무'로 달라진 일터…中企는 지금 워라밸 실험 중

윌로펌프 '타임 키퍼' 정시퇴근 여부 모니터링
에스원 '에브리데이 PC-OFF' 업무시간 이외엔 PC 꺼져
한샘 '스마트 워크 시스템' 효율성 높여 근무시간 단축
435513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에스원은 업계에서는 드물게 `부서장 프리주(free週)`를 도입했다. 200여 명의 전 부서장이 7월 9~13일 동시에 여름휴가를 떠나며 휴가 기간엔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업무 지시가 금지된다. [사진 제공 = 에스원]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중소·중견기업들의 일터가 크게 변하고 있다. 제도 도입 취지에 발맞춰 중소·중견기업들은 저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 실험에 들어갔다.

보안업계 1위 에스원은 주 52시간 근무제를 맞아 업무효율화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먼저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고 회의시간도 절반 이하로 감축했다. 출동요원들의 업무일지 작성과 업무 인수인계 등은 소지한 업무용 PDA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도입했다.


또 임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 기존에 진행해온 '화·목데이 제도'(화·목요일 퇴근시간에 업무용 PC가 자동 꺼지는 PC오프제)를 확대해 이제 각자가 업무시간을 정하고 지정된 업무시간 외에는 PC가 종료되는 '에브리데이 PC오프제'를 도입했다. 이 밖에 출동요원 채용을 예년에 비해 대폭 늘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강도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대응해온 기업들도 있다. 기업문화 혁신활동을 꾸준하게 추진하고 있는 아주그룹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전부터 워라밸 문화 확산을 위해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 각종 제도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435513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아주그룹은 자기주도 집중근무제, 시차출퇴근제, 회의·보고 없는 날 운영을 비롯해 내부보고 프로세스 간소화, 하루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해 근무하는 아주식 선택적 근로시간제인 '아주 DIY 타임(AJU DIY Time)' 도입 등 계열사 특성에 맞춰 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개선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회의 없는 날은 '딥 워크(Deep Work)' 업무몰입 캠페인으로 진행한다. 매주 화요일이나 수요일 중 회사나 팀 단위에서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회의 없는 날을 지정해 운영하자는 취지다.

아주그룹의 독특한 문화인 '아주 DIY 타임'은 하루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해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업무공백 방지를 위해 하루 최소 4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한 달 기준으로 주 평균 근무시간을 40시간에 맞추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다. 가령 1주 차에 50시간을 근무할 경우 2주 차에 30시간 근무해서 평균 주 40시간을 맞추는 것이다.

한샘 역시 작년부터 미리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12월 우선 시행된 '근무시간 8-5제'로 직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물하고 있다. 업무 종료 10분 전 사내방송, 출퇴근 통근버스 운영 등으로 직원들의 정시 퇴근을 적극 권장하면서 매달 전사 야근 일수가 줄어가고 있다.

줄어든 시간에 맞추어 근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똑똑하게 일하기,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했다. 제품을 개발하는 'MD(Merchandiser)' 조직의 경우 개발과정에 유관부서 사람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하는 시간이 길었는데 유관 부서 사람들이 한자리에서 만나 논의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유관 부서와의 조율 시간을 크게 줄였다. 보고 자료를 만드는 시간을 줄이고자 임원진 회의부터 '페이퍼리스 회의'를 지향하는 등 자료 준비 시간도 대폭 줄였다. 추가로 집중근로제를 도입해 오전 10시, 오후 1시 30분 두 차례 회의와 미팅 등을 지양하고 자리에서 근무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또한 '근태관리 프로그램' 도입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중순 전사적으로 도입될 해당 프로그램은 근로시간 이후로는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오프제를 포함하고 있으며, 유연근무 신청 등 개개인의 근태 관리를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코웨이는 지난달 18일부터 표준 근무시간에 효율적으로 일하고 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을 지원하기 위해 개인 컴퓨터 오프(PC-OFF)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PC 사용 가능 시간은 오전 8시 45분부터이며 오후 6시 15분이 되면 PC가 자동 종료된다. 연장근무나 야근 지양을 통해 직원 개인의 균형 있는 삶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연장근무를 할 때는 조직장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만 PC 사용이 가능하다.

435513 기사의 2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윌로펌프에서는 타임키퍼제를 통해 오후 5시 10분 정시 퇴근을 유도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윌로펌프]

글로벌 펌프 전문기업 윌로펌프는 생산과 QA, 자재 기능직 등 현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포괄적인 탄력근무제를 실행한다. 단위 기간 내에 근로일과 근로시간을 사전 지정하면 2주 단위 또는 3개월 단위로 근로시간을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생산 라인을 2개 증설하고 약 15%에 달하는 작업 인원을 충원하며 생산력을 높이고 있다.

연구개발(R&D) 직군에 대한 대책도 세웠다. R&D 특성상 일괄적인 기준으로 모든 경우에 대비할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한 윌로펌프 노사는 업무수행 방법을 근로자 재량에 위임하고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으로 따지기로 정했다.

윌로펌프는 영업, 마케팅, 재무, 기획, 인사 등 일반 내근직을 대상으로 타임키퍼제를 운영한다. 타임키퍼제는 오후 5시 10분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실제로 정시 퇴근이 이뤄지고 있는지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불가피한 사유로 야근이 필요하면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연장 근무를 실시해 주당 근로시간이 52시간을 넘지 않도록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특별취재팀 = 서찬동 차장(팀장) / 신수현 기자 / 안병준 기자 / 이영욱 기자 / 송민근 기자 / 이진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