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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가 자유여행…최저가 내세운 글로벌 앱에 여행사 속수무책

입력 2019/03/29 17:54
수정 2019/03/29 22:22
해외여행 급증하는데 국내 여행사 수익 곤두박질

여행사 수익 최대 70%
패키지 여행서 발생하는데…
"겉핥기식 뻔한 일정 식상"
日·동남아 단체여행 20% ↓

항공·숙박 가격검색 쉬워져
자유여행으로 트렌드 이동
기존 수수료 장사만으론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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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변신의 이유는 '생존'이다. 그동안 여행사들은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의 물결을 등에 업고 폭발적 여행 수요 증가의 수혜를 누려왔다. 1989년 채 100만명이 안 됐던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은 30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무려 2800만명이 해외로 여행을 떠났다. 무엇보다 '해외여행'이 익숙지 않던 절대다수 국민은 여행사들이 출국부터 입국까지 전부 책임지는 패키지 상품을 통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일말의 두려움을 지웠다. 업계 1위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1998년 6600만원에서 2013년 400억원을 돌파했다. 여기에 경제 성장에 따른 여가 시간 확대 기조에 여행사들은 장밋빛 미래가 계속되는 듯했다.

하지만 변화는 급속도로 찾아왔다.


여행사 수익을 책임지던 패키지 상품은 해외가 익숙해진 여행객들에게 더 이상 만능열쇠가 되지 못하고 있다. 주요 관광지에 한 시간씩만 할애하는 획일적인 프로그램 대신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하나투어의 패키지 여행객 수는 지난해 1분기 110만명, 2분기 89만명, 3분기 82만명, 4분기 86만명으로 지속 감소 추세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국내 3개 여행업체들의 연간 영업이익의 60~70%가 패키지 상품에서 발생한다. 이중 약 70%가 일본과 동남아 상품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오사카 지진 발생 등 재난효과로 여행 수요가 크게 줄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의 지난해 4분기 일본 패키지 상품 송객 수는 전년 대비 각각 20%, 26% 감소했다. 일본 외 동남아, 미주, 남태평양 상품 등 타 지역 수요도 동시에 줄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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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이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는 소비자 의견이 많다. 세상이 변했는데 트렌드에 부합하는 신상품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영업 형태를 유지하면서 상품 개발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가이드가 불친절하거나 현지로 여행을 떠나면 옵션이라는 명목으로 가격을 높이는 경우도 많다. 여행사가 예약한 숙소나 식당 상태가 엉망인 경우도 있다.

인도 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한 랜드사 대표는 "저가로 각종 상품을 대량으로 매입한 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거나 항공·호텔업계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오는 구조로는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새로운 상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행 수요 위축 현상이 내수경기 위축으로 자칫 장기화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한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여행 수요 위축으로 최근 여행 수요가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일본발 재난효과가 사라지면 일본 여행 수요가 증가하겠지만, 동남아 등 타 지역 수요까지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CSI) 자료를 보면 '여행비 지출 전망 CSI'는 지난해 9월 94에서 10월 92, 11월 89, 12월 88로 꾸준히 하락세였다.


CSI 수치가 100 미만일 경우 관련 지출을 줄이겠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의미다. '자영업자 CSI'도 지난해 줄곧 85 이상을 상회하다가 올해 초 8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봉급생활자보다 10~15가량 낮아졌다.

새로운 경쟁자도 나타났다.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스카이스캐너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들은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이다. 막대한 자본력과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한 글로벌 OTA들은 국내 여행사들이 여전히 웹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 때에 정보기술을 바탕으로 모바일 플랫폼 개발에 집중했다. 이들은 방대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국내 여행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다양한 상품군으로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와 컨슈머리포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해외여행객들이 숙박권 구입 시 글로벌 OTA 이용·직접 예약의 비중은 83.6%였다. 국내 여행사는 7.4%에 불과했다. 항공권 구입 시 글로벌 OTA 이용·직접 예약 비중은 66.9%로 여행사(19%)보다 크게 앞섰다.

한편 여행사 줄도산에 의한 소비자 피해는 심해지고 있다. 탑항공, 더좋은여행, 싱글라이프투어 등 많은 여행사의 폐업 행렬이 이어지던 때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전체 민원 중 41%가 여행사 부도 관련 상담이었을 정도다.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 시 무려 705%나 증가한 수치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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