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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엔 가성비…창고형할인점선 지갑연다

이유진 입력 2019.10.09 17:23   수정 2019.10.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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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스 年매출 2조 눈앞
5년 연속 年 20% 이상 급성장
불황에도 점포 수 18개로 늘려

양념불고기·치킨·냉삼겹 등
대용량 '먹거리' 할인 큰 호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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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으로 대형마트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창고형 할인점이 눈에 띄게 약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창고형 할인점은 물건을 대규모로 전시해 창고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묶음 형태로 대용량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한꺼번에 많은 상품을 싸게 사려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창고형 할인마트 단골 고객이 찾는 주력 제품은 각종 고기류를 비롯한 식품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형 창고형 할인점을 표방한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올해 매출 2조원을 앞두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고, 연말에 수요가 더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약 2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이마트는 전망했다.

2010년 용인 구성에 1호점을 열면서 첫해 매출 484억원으로 시작한 이래 9년 만이다. 2015년 이후 5년간 매년 전년 대비 20% 이상씩 매출이 늘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카트에 담기는 상품을 보면 창고형 할인점 매출을 견인하는 주력 상품을 알 수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트레이더스에서 올해 1~9월 매출이 가장 높았던 품목 10가지는 모두 식품이었다. 창고형 할인점에서 가공식품이나 병행수입 상품, 생필품 등을 많이 구매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다른 소비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 특히 양념 소불고기(1위), 양념 토시살구이(2위), 냉장삼겹살(3위), 호주산 LA식 갈비(6위), 호주산 냉장곡물오이스터블레이드(10위) 등 고기류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양념 소불고기는 단품으로 상반기 매출 100억원을 기록했다.

트레이더스에서 판매하는 육류는 대용량 제품인 것이 특징이다.

한우는 팩당 600g~1㎏, 호주산 소고기는 팩당 1.5~2㎏으로 포장한다. 400g 내외씩 담는 이마트보다 최대 2.5배 많다. 1~2인 가구가 늘어나 소용량 포장이 많아지는 상황과는 정반대다.


덩어리 상태인 원래 물건을 점포에서 직접 작게 나눠 포장함으로써 판매가를 낮췄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와규와 갈비 부위 등 프리미엄 품목을 대량 매입해 일반 할인점보다 싸게 판매하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올해 트레이더스에서 와규와 호주산 LA갈비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각각 134%, 42% 증가해 축산 매출을 이끌었다.

치킨, 초밥 등 식사를 대체하는 즉석조리식품 성장세도 빠르다.

트레이더스는 지난달부터 기존 상품 대비 연어회 무게를 2.5배 늘린 자이언트 연어초밥을 판매한다. 튀김류도 지난해까지 치킨과 새우 2종에서 올해는 강정, 순살치킨 등 6종을 신규 개발했다. '안 팔리는 상품'은 과감하게 바꾼다. 이마트 등 일반 마트에서는 즉석조리 제품 교체율이 한 달 기준 20~40%인 반면 트레이더스에서는 상품 60%가량이 바뀐다. 새로 출시하는 10가지 중 잘 팔리는 4가지만 두고 나머지는 신상품으로 교체한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는 작년 운영 품목 중 절반을 없애고 40여 가지 신제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히트상품'이 나오면 발 빠르게 신제품을 추가하기도 한다. 목살 스테이크, 통살 오리 등 에어프라이어 조리 상품은 올 들어 2배 늘어났다. 에어프라이어 조리가 가능한 튀김류와 구이류 매출도 트레이더스에서 올 들어 각각 58%, 18% 늘었다.

이런 제품이 팔리면서 트레이더스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74%까지 올라갔다. 이마트 내 식품 비중은 58%인데 이보다 16%포인트 높다.

김동민 트레이더스 신선식품 팀장은 "트레이더스에서는 신선식품 매출 비중이 계속 늘면서 신선식품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양질의 신선식품 개발·발굴에 매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레이더스는 단독 기획 식품 시리즈도 늘려 가고 있다. 태국에서 직접 수입한 '직소싱 숯불 닭꼬치'는 25개 1만6980원이라는 가격을 앞세워 연평균 30만개를 판매한다. 두 병을 9980원에 판매하는 '투보틀 카베르네소비뇽' 와인은 출시 6개월 만에 25만병 판매 기록을 세웠다.


대형마트에서는 창고형 할인점을 돌파구로 보고 투자를 집중한다. 이마트는 올해만 트레이더스 점포 3곳을 새로 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기존점을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 장점을 접목한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해 10월 기준 19개 점포를 리뉴얼했다. 사업자가 살 만한 대용량 제품을 늘리면서 리뉴얼 전보다 스페셜 점포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홈플러스 측은 밝혔다. 원조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는 지난해 8월 세종점, 올해 5월 하남점을 추가하며 전국에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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