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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은 셔터 내렸는데, 月임차료 50억 내라고요?

김기정 기자
입력 2020.05.26 17:26   수정 2020.05.2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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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김해 등 국제선 휴업
면세점 매출은 사실상 '0'
"매출 비례 방식으로 바꿔야"
◆ 위기의 면세점 (下) ◆

"공항이 영업을 안 하는데 면세점에 월 50억원씩 내라고 하는 건 너무합니다. 건물주가 문을 닫았는데 세입자에게 월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습니다."

김포와 김해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은 공항이 문을 닫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50억원이 넘는 고정 임차료를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임차료는 공항면세점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면서 "매출이 없는 현 상황에서 고스란히 업체에 부담으로 남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김포를 비롯해 김해, 제주 등 지방 국제공항은 지난 3월 이후 국가 간 왕래가 막혀 사실상 '휴업' 상태에 돌입했다.


또 4월 6일부터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국제선을 인천국제공항으로 일원화해 운행하면서 지방 국제공항은 사실상 '셧다운(Shut-down)'된 상태다. 이에 따라 공항 내에 입점해 있는 면세점을 포함한 모든 상업시설 또한 '울며 겨자 먹기'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공항 운영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한국공항공사는 입주한 상업시설 업체들에 임대료를 그대로 지불하라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측은 계약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2018년 이후로 공항에 입주한 면세점 사업자에겐 월 단위로 매출 증감 추이를 반영한 '매출 연동 임대료' 방식을 적용해 운영하고 있다. 김포와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라면세점은 현재 매출이 '0'인 상황에 비례해 임차료가 책정돼 매달 몇천만 원 되지 않는 시설관리 임차료만 내고 있어 부담이 덜한 상황이다.


문제는 롯데면세점처럼 2018년 이전에 영업을 시작한 사업자다. 2016년 롯데면세점이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당시 한국공항공사에서 공시한 입찰제안서상에는 항공 수요 감소, 정부의 항공 정책 변경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 및 그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한국공항공사 측에 임대료의 조정 등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2018년 3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이 조항을 '불공정 약관'으로 판단함에 따라 임차료 조정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약관을 시정했다는 게 롯데면세점 측 주장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셧다운 기간만이라도 한시적인 임대료 면제나 매출과 연동하는 임대료로 변경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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