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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영준 대표 "의사반발은 오해탓…메모워치 원격진료 아냐"

김병호 기자
입력 2020.05.26 17:38   수정 2020.05.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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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영준 휴이노 대표 인터뷰

환자·의사간 대면용 제품
원격 의료와는 상관없어
"환자 스스로 몸상태 측정
의사진단 돕기 위한 것"

부정맥 진단 정확도 98.8%
심전도 정보 병원 원격전송
심각하면 의사가 내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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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려는 사업은 원격진료가 아니다. 환자가 손쉽게 자기의 몸 상태를 측정하고, 의사들 진단을 돕는 의료기기를 만들 뿐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휴이노의 길영준 대표(47)는 26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자사 웨어러블 제품 '메모워치'가 최근 원격 의료기기 대명사로 떠오른 뒤 의료계가 반발하고 나선 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길 대표는 "지난주 건강보험 수가 적용을 받은 메모워치는 지난해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환자·의사 간 대면용 제품"이라며 "원격의료와는 하등의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는 환자가 간편하게 심전도를 체크한 뒤 의사와 만나 신속히 진단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품목허가와 건강보험 모두 대면용 장비에 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모워치의 작동 원리는 이렇다.


소비자가 손목시계 형태의 메모워치 특정 부위에 손가락을 30초가량 대면 자신의 심전도(심장 활동 상태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정보는 해당 소비자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자동 이송되는데 이 정보를 가지고 병원에 찾아가 의사에게 보여준 뒤 처방을 받는 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부정맥 등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는 불편한 홀터 심전도검사를 받아야 한다. 사용자는 6개 전선을 몸에 24시간 매달고 검사를 받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의사는 24시간 심전도를 측정해 나온 A4 용지 2880장 분량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2~3시간이 소요된다. 만일 의사들이 메모워치 프로그램을 쓰게 되면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분 안에 분석해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휴이노에 따르면 부정맥 진단 정확도는 98.8%에 이른다.

이와 별개로 휴이노가 '원격'과 관련해 진행 중인 사업은 다음달 말 초도 임상 완료를 앞둔 정보통신기술(ICT) 규제 샌드박스다.


하지만 이것도 환자가 메모워치로 얻은 심전도 정보를 의사에게 찾아가 보여주는 대신 원격으로 전송할 뿐 원격의료의 핵심인 처방은 포함되지 않는다. 심전도 자료를 토대로 병원 측이 환자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면 처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긴급히 병원에 오라고 통보할 뿐이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 심전도 정보가 원격으로 의사에게 빨리 보내져 대면 진료와 차이 없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지가 핵심"이라며 "의사는 원격 모니터링을 하며 직접 처방이 아니라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내원할 것을 통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100명을 상대로 임상 중인데 지금까지 원격정보만으로 상태가 심각한 환자들이 병원을 조기에 찾도록 하는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본임상은 오는 7~8월부터 환자를 1000여 명으로 늘려 진행할 예정이다.

길 대표는 의사단체 등에서 메모워치 보험급여에 반대하는 데 대해 소통 부족을 지적했다.


그는 "의사들이 우리 기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원격진료 제품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원격의료가 허용돼도 메모워치를 쓰는 의사들이 반대한다면 원격의료용으로 제공할 생각이 없다"고 털어놨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비대면 진료행위인 메모워치에 대한 급여행위를 인정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길 대표는 "연구개발만 해온 우리가 병원을 상대로 메모워치를 판매하는데 영업을 직접 하긴 힘들다"며 "영업망이 탄탄한 제약사나 의료기기 업체들에 판권을 넘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휴이노는 올 하반기에 심전도 외에 체온, 산소포화도 등 정보도 측정·전송 가능한 메모워치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을 계획이다.

휴이노의 2대 주주는 2월 말 전략적투자자로 50억원을 투자한 유한양행이다. 길 대표는 "메모워치로 심전도 측정이 쉬워지면 심혈관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항응고제 처방이 늘게 된다"며 "혈전 생성을 막는 항응고 제품을 생산하는 유한양행이 우리 회사에 투자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길 대표는 2014년 7월 휴이노를 설립했다.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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