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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생태계 챙긴 이재용 "갈길 멀고 멈추면 미래 없다"

김규식 , 전경운 , 황순민 기자
입력 2020.06.30 17:36   수정 2020.06.3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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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자회사 세메스 첫 방문
소·부·장 육성 본격 행보
"불확실성 끝을 알수 없다"
K칩 전략 위기감 드러내

재계 "경영 집중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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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반도체 장비 생산 라인에서 클린 공정 설비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는 내용의 'K칩 시대' 전략을 내놓은 후 첫 현장경영 행보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제조 자회사인 세메스를 찾았다. 이 부회장은 올해 여섯 번에 걸친 반도체 현장경영과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코로나19, 미·중 무역분쟁, 한일 갈등 악화 등 각종 불확실성과 관련한 위기관리를 진행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낸드플래시 18조원 투자 등 미래 준비를 진행했는데, 이번에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경쟁력과 생태계를 키우는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30일 충남 천안의 세메스를 방문해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이 이 회사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25일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통해 소·부·장과 삼성의 사업경쟁력을 높이고 일본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K칩 시대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현장경영은 'K칩 시대 전략'을 강조·실현하기 위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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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메스를 찾은 이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고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 되고 멈추면 미래가 없다"며 삼성과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위기감 등을 토로했다. 이날 현장경영에는 반도체 등을 총괄하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지원실장, 강호규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 등 삼성의 부품·장비 사업 경영진이 함께했다. 이 부회장은 특히 주요 경영진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세메스에 도착해 특허 등에 대한 현황을 브리핑 받은 뒤 사원식당에서 국수로 점심식사를 했고 이후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이어 제조장비 생산 공장 현장을 직접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후 오후 3시 30분께 현장을 떠났다.

세메스는 삼성전자가 1993년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 전문 기업이다. 경기 화성과 충남 천안에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기지가 있는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법인을 두고 있다. 2017년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중 처음으로 매출액 2조원을 넘어서며 세계적 장비업체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행보는 6월 25일 K칩 시대 전략이 발표된 데 이어 6월 26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삼성바이오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 대해 수사 중단·불기소를 권고한 후 첫 현장경영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다. K칩 시대 전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위기관리와 미래준비를 위한 비상경영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평가다.


또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에 대해 수출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되는 시점에 장비 계열사를 찾은 점에 대해서도 있을지 모르는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점검하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7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행하고 소재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되자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떠나 위기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을 둘러싸고는 △코로나19 재유행·장기화로 인한 수요 변동 가능성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규제 확대 △한일관계 악화에 따른 일본의 소재·장비 수출 규제 확대 가능성 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현장경영에서 '가혹한 위기상황이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등 말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6월 반도체 사장단에게 불확실성에 따른 시나리오별도 대응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지시했다.


삼성전자는 이외에도 각종 수사·재판, 추가 기소 가능성 등으로 조직 혼란과 리더십 불확실성 등도 안고 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학 교수는 "모든 기업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글로벌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하는 일이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이 부회장 등 삼성의 주요 경영진이 추가 기소되면 재판을 준비하느라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금은 코로나19 등에 대해 위기관리를 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할 골든타임인 만큼 경영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며 "검찰은 수사심의위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규식 기자 / 전경운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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