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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슐랭]"깜빡이 소리마저 우아하다"…재규어 XF, 뽐내지 않아도 폼나요

최기성 기자
입력 2020.07.04 13:35   수정 2020.07.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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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고 빠르게 도로를 항해하는 요트
과유불급을 경계하는 '절제의 미학' 충실
HUD 색감과 무선 충전시스템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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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재규어는 아마존의 제왕이자 사자, 호랑이와 함께 3대 맹수다. 정글을 소리 없이 거닐다 먹잇감을 발견하면 기회를 포착해 전광석화처럼 덮친다. 우아하고 강력하며 민첩하다.

영국 출신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도 우아한 고성능 자동차의 상징이다. 브랜드명에 걸맞게 엠블럼은 물론 디자인과 성능의 지향점도 공격적이지만 우아한 매력을 갖춘 '정글의 제왕'에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모토도 "빠르면서도 아름다운 차를 만든다(Beautiful Fast Car)"다. "모방 대상이 될지언정 절대 어떠한 것도 따라 하지 않는다(A Copy of Nothing)"는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가치와 스타일을 추구한다.

영국에는 '재규어니스(Jaguarness·재규어스러움)'라는 말이 있다. 영국 왕실의 전용차이자 영국 차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재규어의 우아함을 가리킨다.


그러나 도로에서는 먹잇감을 향해 돌진하는 재규어와 같은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포람페(포르쉐·람보르기니·페라리)가 만든 고성능 스포츠카가 전투기라면 재규어 세단은 VIP용 제트기를 지향한다. 바다를 때로는 여유롭게, 때로는 스피디하게 항해하는 럭셔리 요트처럼 도로를 항해한다.

재규어 브랜드를 대표하는 얼굴은 XJ이지만 브랜드를 알리는 데 가장 공헌한 모델은 XF다. 1998년 등장 당시 날렵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한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현실로 나타난 꿈의 자동차'라는 찬사와 함께 "재규어의 과감한 도전정신과 아이덴티티를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대표 백정현)는 2016년 출시된 올뉴 XF의 상품성을 높인 2020년형 모델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 경쟁차종은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아우디 A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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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전장x전폭x전고는 4955x1880x1460mm다. 외모는 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을 추구했다. 공기저항계수(cd)는 0.26으로 우수하다.


가파르게 꺾인 프런트 엔드, 길어진 휠베이스, 짧은 프런트 오버행이 어우러져 역동적이면서도 우아하다. 거대한 공기 흡입구는 당당하면서도 공격적이다.

옆에서 바라보면 요트를 연상시킨다. 날렵한 평행사변형 램프와 트렁크리드가 수평으로 만나 안정감이 넘친다.

인테리어는 품격을 추구했다. 아이보리 톤 실내와 우드 장식은 매혹적이다. 도어 트림 상단에서 대시보드와 앞 유리가 만나는 곳을 반원으로 둘러싼 우드 장식은 우아한 클래식 요트의 조종석을 연상시킨다.

실내 조명의 색상과 조도를 조정할 수 있는 설정 가능한 인테리어 무드 라이팅을 기본으로 채택했다.

17개의 스피커로 구성된 825W 출력의 메르디안(Meridian)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포트폴리오 트림 적용)은 재규어 XF를 '달리는 콘서트홀'로 바꿔놓는다.

안전·편의성도 향상됐다.


첨단 능동 안전 시스템과 고객 선호 편의사양을 기본 사양으로 탑재했기 때문이다.

사각지대에 차량이 감지되면 해당 도어 미러에 경고를 표시하고 차선 변경 때 충돌 위험을 예방하고 조향 간섭을 통해 주행을 보조하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시스템, 전방 주행 차량의 속도를 파악해 속도를 줄이고 높여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대표적이다.

스마트폰을 미러링해 사용할 수 있는 애플카플레이도 기본 사양으로 적용했다. 10인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전화, 문자, 이메일, 지도, 음악 등 스마트폰 기능과 티맵(T map) 내비게이션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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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전체 디자인에서는 '절제의 미학'이 느껴진다. 아름답다고 여러 색상을 자꾸 덧칠하면 결국 검정색이 되는 것 같은 '과유불급'의 우를 범하지 않았다.

역동적으로 보이기 위해서는 강한 디자인 요소를 많이 넣는 게 일반적이지만 재규어 XF의 경우 더했다가 하나둘 빼내면서 조화를 추구했다.

볼륨감을 강조하기 위해 선과 면을 활용했지만 과하게 느껴지는 곳에서는 단순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재규어 디자인의 핵심은 더하기(+)가 아닌 빼기(-)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 본바탕이 아름답기에 과한 치장은 오히려 독이 된다.

시승차는 재규어 XF 20d AWD 포트폴리오다. 2.0ℓ 터보 디젤 엔진과 8단 변속기를 채택했다. 시동을 걸면 둥근 시프트 셀렉터가 우아하면서 조용히 솟아오르고 운전석 옆쪽에 자리잡은 사각형 송풍구의 덮개가 스르륵 열린다.

센터페시아 공조장치 아래쪽에는 스마트폰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자리잡았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까지 넣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컴포트, 다이내믹, 비/얼음/눈 4가지로 구성됐다. 모드 선택은 시프트 셀렉터 아래쪽에 있는 좌우 방향버튼으로 조작한다. 버튼 하나로 선택할 때보다는 불편하다.

스티어링휠은 다소 묵직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주행속도, 기어변속, 내비게이션 등의 정보를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로 보여준다. 다만, 색감은 아쉽다.

중·저속으로 주행할 때는 편안하고 안락하다.


도로에 착 달라붙어 달리지만 노면 충격을 흡수하고 외부 소음을 차단해 정숙하다. 과속방지턱도 깔끔하게 넘어간다.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스티어링휠이 묵직해지고, 차체가 예민해진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줘도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울부짖지 않는다. 그러나 힘은 넘친다. 지그재그 구간에서는 좌우로 흔들리는 몸을 시트가 잘 받쳐주며 균형을 잡아준다.

방향지시기(깜빡이)를 작동하면 걸리적거리지 않고 매끈하면서 부드럽게 움직인다. 소리조차도 서두르지 않고 절제됐다.

재규어 XF는 고성능 스포츠카처럼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요란 떨지 않는다. '절제의 미학'을 추구한 디자인처럼 성능도 '절제의 미덕'을 보여준다. 디자인도 성능도 지나치면 아니한 만 못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 재규어 XF는 뽐내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애써 자신을 알아달라며 뽐내지 않아도 폼 나기 때문이다.

가격은 20d 체커드 플래그 에디션이 7190만원, 20d 포트폴리오가 7230만원, 20d AWD 포트폴리오가 763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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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MSG : 재규어 XF는 코스 요리로 별 두개를 받은 미슐랭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맛이나 멋 어느 한곳에만 치중하지 않고 맛과 멋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다.

이곳 레시피는 전통과 정통에 바탕을 뒀지만 까다로워지고 변화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재료나 소스를 사용할 줄 안다. 맛의 진화다.

이곳에 가려면 멋진 슈트를 입어야 한다.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라고 타박 당하지는 않지만 주변 시선이 따가울 수 있다.

격식을 따지지만 얽매이지는 않는다. 안에서는 소매를 살짝 걷거나 와이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 편안해진 상태에서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코스 요리가 그렇듯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최기성 기자 gistar@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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