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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發 일자리 내홍 휩싸인 완성차 노조

이종혁 기자
입력 2020.09.10 17:25   수정 2020.09.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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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전기차 부품공장 신설에
기아차 노조 "직접 만들자" 반대
해외 생산물량 국내 배정 요구도

EV로 현대차 일자리 최대 40%↓
계열사 노조간 갈등 수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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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단체교섭에서 전기차(EV) 핵심 부품을 현대모비스 등 부품 계열사가 아닌 완성차 업체에서 직접 생산해야 한다며 사측을 밀어붙이고 있다. EV 체제 전환에 따른 일자리 다툼이 국내 최대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점화되는 모양새다.

10일 현대·기아차 노사에 따르면 최근 두 기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EV 체제 전환에 대비한 고용안정 방안을 사측에 최우선으로 요구하는 중이다.

현대차 노조가 미래변화대응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마련한 고용안정 방안을 보면, 노조는 EV 전용 생산 공장을 국내에 추가 신설하거나 기존 공장 중 추가 지정을 우선 제시했다. 또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과 EV 핵심 모듈(모터·감속기·인버터), 각종 전자장비 냉각 모듈 부품을 완성차 공장에서 만드는 방안도 사측에 요구했다.

노조는 "내연기관 일자리 감소에 대안이 있어야 한다.


전동화 핵심 부품을 모두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에서 양산하는 건 대단히 문제가 있다"고 이달 협상에서 지적했다.

현대차 노조는 리쇼어링(제조업 공장 국내 회귀) 요구도 줄기차게 제기하는 중이다. "향후 해외 공장에서 추가 확대 생산 계획이 있다면 국내 공장에서 우선 만들도록 해야 한다"는 게 노조 요구다. 사측은 무역장벽과 생산 효율을 고려하면 해외 전략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노조 요구는 완강하다.

기아차 노조는 아예 현대모비스 친환경차 부품 공장 신설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현대모비스가 경기도 평택시에 친환경차 전용 부품 공장 신규 투자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부품을 공급받게 될 기아차 노조는 "올해 상반기부터 노사 고용안정위원회에서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을 (기아차) 사내에 전개해달라고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 문제는 노조원의 고용안정과 직결되는 제1 고용안정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측은 노조 요구에 아랑곳없이 현대모비스로 일감 몰아주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측은 이를 중단하고 친환경차 부품 공장을 사내에 전개해달라"고 주장했다.

현대모비스는 355억원을 투자해 이달부터 평택에 연산 15만대 규모 EV 전용 부품모듈 공장을 짓는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충주시와 울산광역시에 이어 평택에도 친환경차 부품 공장을 지어 국내 삼각 클러스터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내년 가동할 평택 공장은 13㎝ 거리의 기아차 화성 공장에 모터, 감속기, 섀시 모듈 같은 EV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이처럼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올해 임단협에서 사측을 압박하는 건 완성차와 부품사를 가리지 않고 확산된 일자리 위기감 때문이다. EV와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이 20~30%, 최대 50%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현대차 노사 외부 자문위원들은 친환경차가 완전히 대중화하면 현대차 생산직 일자리의 25%가 줄어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했다.

현대차는 울산 5개 공장 중 연간 총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2개 공장을 EV 전용으로 2024년까지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미 1공장 2라인은 연간 EV 7만7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내년부터 E-GMP 기반 EV 브랜드 아이오닉을 제작할 예정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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