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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올해만 정규직 600명…일자리 앞장서는 맥도날드

김효혜 기자
입력 2020.10.18 16:44   수정 2020.10.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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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

모자 눌러쓰고 몰래 매장 방문
맛·서비스·분위기 수시 점검

부임 후 버거 품질 향상에 호평
9월까지 누적매출 전년비 8%↑

15세에 호주서 아르바이트 시작
30대 중반에 한국 대표에 선임

"포장재 친환경소재로 만들고
고령자·장애인 채용도 늘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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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으로 위장해 남몰래 매장을 방문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다면?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는 사장 때문에라도 직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한국맥도날드가 그렇다. 앤토니 마티네즈 대표가 한국맥도날드 대표로 부임한 뒤 매장 시찰이 워낙 잦아졌기 때문이다. '공식' 방문은 주 2~3회, '비공식' 방문은 셀 수조차 없다.

최근 한국맥도날드 본사에서 매일경제 기자와 만난 마티네즈 대표는 "캐주얼한 차림을 하고 모자를 푹 눌러 쓰고서 혼자 혹은 아내와 함께 매장에 가거나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해본다"면서 "그러면 직원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는 매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매장 내 모든 것을 꼼꼼히 관찰한다. "일단 테이블에 앉아서 직원(크루)들이 고객을 응대하는 방식을 본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크루들 행동과 표정이다. 카운터와 키친에 있는 크루들이 미소를 띠고 있는지, 정말로 즐기면서 일하는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최근 네티즌들 사이에선 "맥도날드 버거 맛과 서비스가 전보다 나아진 것 같다"는 호평이 늘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한국맥도날드 매출은 전년 대비 8%(9월 말 기준) 증가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한국 맥도날드 크루들에게 '전설적 인물'로 통한다. 15세 때 호주 맥도널드 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를 시작한 뒤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한 국가의 맥도널드를 총괄 운영하게 된 '크루 출신 대표'이기 때문이다. CEO의 기습 방문에 매장 매니저들은 긴장할지 몰라도 일반 크루들은 환호한다.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휴대폰을 꺼내 줄을 서서 함께 사진 찍기를 청한다. 마티네즈 대표 사무실에는 매장을 시찰했을 때 크루들에게 받은 선물들이 즐비한데, 캐리커처와 롤링페이퍼 등 정성스러운 선물을 보면 크루들 사이에 그의 인기가 얼마나 많은지를 짐작할 수 있다.


마티네즈 대표는 본인이 그러했듯 크루들이 '즐겁게 일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크루로 일하던 시절 좋은 동료들에게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는 그는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사람들, 즉 직원들"이라고 강조한다. 그가 일자리 창출과 직원 포용, 개발에 가장 큰 열정을 쏟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정책 또한 '열린 채용'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직원을 채용하는 데 성별, 나이, 학력, 장애 여부 등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실제로 한국맥도날드는 외식 업계 최초로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도입한 뒤 고령자(시니어) 채용에 앞장서 왔다. 최근 7년간 시니어 크루 845명을 채용했으며 현재 시니어 크루 359명이 근무하고 있다. 매년 장애인 채용 비율 또한 높여가고 있는데, 올 3분기에도 30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현재 한국맥도날드에는 민간 기업 법정 의무 고용률을 상회하는 장애인 크루 178명이 근무 중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체 중증 장애인 직원 중 약 25%가 10년 이상 장기 근속하고 있다. 남녀 성비 역시 거의 동등한 수준이다.


본사 임원 중 40%가 여성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이 중 400명은 신설된 레스토랑 시프트 매니저직으로, 기존에 재직 중인 크루 가운데 지원을 받아 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매년 100~300명 정도 아르바이트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왔다"면서 "신규 채용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을 정규직화 트레이닝하는 데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4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최근 마티네즈 대표가 가장 신경 쓰고 있는 이슈는 '친환경'과 '지역사회와 상생'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일에는 새로운 이니셔티브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작지만 큰 변화'를 발표했다.


△우리의 지구 △식재료 품질 향상 △지역사회 연계 △일자리 창출과 직원 개발 등 네 가지 핵심 분야를 설정하고 각각 세부 실천 계획까지 제시했다.

마티네즈 대표는 "환경과 지역사회에 기여하고자 이 같은 이니셔티브를 시작하게 됐다"며 "한국 시장에 진출한 30여 년간 맥도날드에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신 고객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한 노력"이라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모든 포장재를 재생할 수 있거나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로 전환하고, 포장재에 사용되는 잉크도 천연 잉크로 교체하기로 했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 없이 음료를 마실 수 있는 뚜껑을 도입하고 고객들에게 빨대 사용 자제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 내년까지 맥딜리버리에서 사용하는 오토바이를 무공해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로 100% 교체할 예정이다. 아울러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는 기름을 혼합유 대신에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낮은 해바라기유로 바꾼다. 비용은 더 들지만 고객 건강을 위해 내린 과감한 결정이다.

지난 8월 18일에는 경기도 고양시에 친환경 플래그십 매장인 '고양삼송DT'점을 열었다. 태양열 조명을 활용하고, 종이 메뉴판 대신에 친환경 디지털 메뉴 보드를 도입했다.


앞으로는 이런 친환경 매장을 확대해갈 예정이다.

마티네즈 대표는 "요즘 고객들에게 중요한 토픽은 친환경, 유기농, 동물복지 등"이라며 "우리 역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이러한 토픽들을 최우선 순위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 He is…

△1985년 호주 빅토리아주 출생 △2000년 빅토리아주 맥도널드 레스토랑 크루 △2008년 호주 맥도널드 프로젝트 매니저 △2008년 호주 디킨대학교 경영학 학사 △2016년 호주 맥도널드 남부지역 총괄 디렉터 △2020년 2월~현재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

[김효혜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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