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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어려서 조언을 주지 못하다는 편견을 버려라

입력 2020.10.19 06:01   수정 2020.10.1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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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비즈니스 인사이트-308] 직장생활을 하면서 좋은 멘토를 만나는 것은 개인 커리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사내 멘토링 프로그램을 정식으로 운영하는 기업들이 눈에 띈다.

해외 기업의 경우 미국 보잉사에서는 신입사원들이 약 2년 동안 엔지니어링, 인사(HR), 정보기술(IT) 등 부문을 돌아가며 시니어 관리자나 임원급 관리자 멘토와 함께 실제 프로젝트를 함께 작업하는 순환근무 프로그램(rotational programs)이 있다. 인텔에서는 조금 다른 멘토링 프로그램이 있다. 선후배가 짝지어져서 형성되는 멘토-멘티 관계가 아닌, 각 직원의 능력에 맞춰 필요한 업무 관련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일반적인 멘토-멘티 관계를 생각하면 멘토는 선배, 멘티는 후배가 떠오른다. 하지만 과연 멘토링은 이러한 상하 관계에서만 이뤄질 수 있을까?

성격과 사회심리학 학술지(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게재된 팅 장(Ting Zhang)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 교수과 마이클 노스(Michael North)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 스쿨 교수의 공동집필 논문 '조언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잃게 되는 것들(What Goes Down When Advice Goes Up: Younger Advisers Underestimate Their Impact)'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멘토가 된다는 일반적 관념 때문에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사람들은 사실 좋은 조언을 줄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이 때문에 윗사람에게 조언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 교수가 심리학과 신경과학 전문 온라인 사이트 '사이포스트(PsyPost)'와 한 인터뷰에 따르면, 연구진이 해당 리서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이렇다.


장 교수는 수업시간에 이전에 협상 관련 배움을 받은 MBA 학생들이 협상 스킬에 대해 아직 수업을 듣지 않은 '신참'들에게 협상 스킬을 가르치게 했다. 이때 '선생님' 역할을 하던 학생들 중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신참'에게 협상 관련 가르침을 주는 사람들은 스스로가 주는 조언이 효율적인지 의심했다. 하지만 막상 그들에게 조언을 들은 상대적으로 나이 많은 '학생'들은 '선생님'이 해준 말이 꽤 도움이 됐다고 반응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장 교수는 노스 교수와 함께 '나이가 많고 경험이 많은 사람만 좋은 조언을 주는 것일까?'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연구는 총 6가지 실험을 통해 진행됐다. 첫 번째는 28세에서 55세 사이의 사람 16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들은 자신의 전문성을 타인과 나누는 데 세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했다.


자신보다 10살 어린 사람, 자신보다 10살 많은 사람, 혹은 또래와 전문성을 공유할 것인지였다(중복 선택 가능).

그 결과, 자신보다 10살 많은 사람과 전문성을 공유하며 조언을 주는 옵션을 선택하는 경향이 가장 낮았고, 자신보다 10살 어린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선택하는 경향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본인보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조언을 주는 것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이러한 조언을 주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감이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결과다.

이후 진행된 네 가지 연구 실험에서 장 교수와 노스 교수는 조언을 주는 연구 대상자들이 자신의 조언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자체 평가를 하고, 조언을 받는 연구 대상자들로부터는 개인이 받은 조언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에 대한 평가를 하게 했다. 세 연구 실험은 모두 같은 결과에 도달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자신보다 나이가 적거나 비슷할 때보다 더 나이가 많은 사람의 멘토 역할을 했을 때 본인의 조언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마지막 연구는 28세에서 65세 사이의 풀타임 직원 200명으로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자들에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조언을 주고 도움이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하고 이를 작성하게 했다. 그리고 그 결과, 조언을 하기 전 이런 시간을 가지면 조언을 받는 상대방의 나이에 관계없이 개인이 주는 조언의 효율성에 대한 자신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조언을 줄 때 어린 나이가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 최근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 트렌드에서 볼 수 있듯이, 선배가 후배에게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들은 서로의 멘토가 되며 개인의 역량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윤선영 기업경영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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