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성장둔화 넷플릭스, K콘텐츠 덕에 체면 지켜

입력 2020/10/21 17:27
수정 2020/10/22 00:23
넷플릭스 3분기 실적

유료가입자 증가 220만 그쳐
그중 100만명이 韓日서 가입

'사랑의 불시착' 등 韓드라마
일본 가입자 증가까지 기여
3분기 순이익은 19% 늘어
1080601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한국이 넷플릭스 얼굴을 살리는 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나라에서는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오히려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제작한 '한국어 오리지널 콘텐츠'가 넷플릭스 입장에선 큰 도움이 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가 한국 대중문화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21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해당 기간 유료 가입자가 220만명 증가했는데, 그중 46%는 한국과 일본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3분기 한국과 일본에서만 가입자가 100만명 이상 순증한 것이다.


넷플릭스는 "한국, 일본 두 나라는 모두 초고속 인터넷이 깔린 가정에서 두 자릿수 이상 가입자 증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사실 넷플릭스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357만명)를 크게 밑도는 가입자 수 증가(220만명)를 기록했다. 한국과 일본이 넷플릭스의 3분기 실적에 효자 노릇을 한 셈이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이 생산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그동안 수익성을 내기보다 하루 평균 100억원가량 자금을 써 가면서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콘텐츠' 확보에 전념해 왔다. 그래야만 구독자들을 잡아둘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콘텐츠 제작사들에 파격적 조건들을 내걸면서 7억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최근 5년 사이 투자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졌고 마침 전 세계에서 한국에서만 거의 유일하게 콘텐츠 제작이 가능했던 게 넷플릭스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에서 이뤄지는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발견된 핵심 내용들을 다른 나라에도 적용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결과 '킹덤' '사랑의 불시착'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은 물론, 걸그룹 블랙핑크의 다큐멘터리 같은 콘텐츠들까지 넷플릭스를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나올 수 있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말부터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등 한국 주요 제작사와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해 신규 콘텐츠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한국 제작사가 만든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는 70편이 넘는다. 이 작품들은 31개 언어 자막, 20개 언어 더빙 방식으로 수출됐다. 특히 일본에선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넷플릭스 가입자 증가를 이끌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넷플릭스가 지난 7~9월 내놓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663개로 압도적 1위"라며 "2위인 아마존프라임비디오의 5배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한 "일본에선 '사랑의 불시착' 붐이 일면서 넷플릭스가 인기를 얻었다"며 "일본 넷플릭스 가입자가 지난 8월 말 500만명을 돌파했다"고 했다. 실제로 이달 20일 기준 일본 넷플릭스의 인기 프로그램 상위 10개 중 4개가 한국 프로그램일 정도다.

초고속 이동통신망도 넷플릭스 약진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과 일본은 코로나19 집콕 시대에 트래픽이 증가했음에도 화질 조정 없이 넷플릭스의 고화질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초고속 인터넷 경쟁력이 높아 넷플릭스 수요도 꾸준히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여기에 통신회사와의 결합상품을 통해 넷플릭스 시청자가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2016년 케이블TV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가 2018년 11월 LG유플러스와 독점 계약을 맺고 IPTV(U+tv)를 통해 안방에도 진출했다. KT 측은 "고객센터 및 매장을 통한 넷플릭스 관련 TV 신규 가입 문의량이 약 10~20%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서울 = 이승윤 기자 / 신혜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