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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할인에도 30% 남는다는 아이스크림 값의 비밀

신미진 기자
입력 2021.01.17 17:23   수정 2021.01.17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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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동네마트·편의점 가격 천차만별
300원에 받아 400원에 팔고 '반값' 눈속임
가격 정찰제 추진하지만 가격 인상 우려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400원, 편의점은 1000원.'

아이스크림을 살 때마다 고민에 빠지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판매처마다 가격이 제각각이라서다. 아이스크림에는 사실상 가격 표시가 없어 최종 판매자가 상황에 맞춰 가격을 정한다. 제조사들은 '가격 정찰제'를 추진하고 있으나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은 모두 반대하다보니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 반값 행사하자 판매량 8배↑

17일 GS25에 따르면 지난 1~3일 아이스크림 매출이 전년 동기간대비 70% 급증했다. 한 겨울에 매출이 크게 뛴 건 이례적이다. 이유는 할인이었다. 고급 아이스크림인 하겐다즈가 전국 편의점에서 '4개 1만원' 행사를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몰린 것이다.


당시 GS25와 CU의 하겐다즈 판매량은 전월대비 각각 8배, 5배 가량 늘었다. 한 편의점주는 "하루에 40개가 팔릴 정도로 문의가 많다"며 "발주가 일주일에 한 번 뿐이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겐다즈는 지난 1일부터 컵(미니) 가격을 42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하면 할인율은 48%에 달한다. 보통 편의점 하겐다즈 납품가는 2000원 후반대로 알려졌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하겐다즈 한 개를 팔면 편의점의 마진율은 35~40% 정도"라며 "1+1과 2+1 등 할인 행사에 대한 차액은 보통 제조사가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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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게더. [사진 제공=빙그레] ◆ '부르는게 값' 250원→350원→ ?

이처럼 아이스크림은 가격에 민감한 상품이지만 구입처마다 가격은 2배 이상씩 차이가 난다. 이는 여전히 제조사가 아닌 판매자가 가격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격 경쟁 유발을 위해 2010년 빙과류에 '오픈 프라이스제'를 도입했다. 시장 혼란으로 1년 만에 백지화됐지만 권장소비자가격제가 자리잡지 못하면서 오픈 프라이스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동네마트의 '반값 할인'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빙과업계에서는 바 형태 아이스크림의 개당 제조원가를 250원 가량으로 본다.


제조사는 소매점에 300~400원 가격으로 넘기고 있다. 이후 아이스크림 할인점과 마트, 편의점이 각각 400원, 700원, 1000원으로 판매 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한 빙과업계 관계자는 "아이스크림 할인점은 300원 이하에 납품받아 400원에 파는데, 70%의 할인은 눈속임일 뿐"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들은 '가격 정상화' 반대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은 들쑥날쑥한 가격을 잡기 위해 '가격 정찰제' 도입에 나섰다. 빙그레는 2017년 '투게더(5500원)'를 시작으로 일부 아이스크림 제품 포장에 가격을 써 붙이고 있다. 가격 거품을 빼 무분별한 할인 경쟁을 막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이스크림을 '미끼 상품'으로 내세웠던 판매자들의 반대가 심해 확대 도입이 더딘 상황이다. 경기도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김 모(63)씨는 "판매자가 이윤을 조금 남기고 더 많이 팔겠다는 데, 이를 막으면 소비자들 혜택만 줄어드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소비자들도 가격 정찰제가 자칫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가격 정찰제가 도입된 이후 아이스크림 할인점 기준 투게더 가격은 3000원에서 5500원으로 올랐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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