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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운드리 '12조+알파' 투자 28일 발표…TSMC와 정면승부

이종혁 기자
입력 2021.01.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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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IT 전방위로 반도체 부족 확산
TSMC는 이미 30조 투자카드 꺼냈다
삼성전자 28일 내놓을 투자 계획에
전세계 업계 관심…'12兆+알파' 기대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총 100억달러(약 11조500억원)를 들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의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2일 보도했다. 보도내용을 보면 삼성전자는 올해 증설을 시작해 이르면 2023년 신규 라인을 완성하고 최첨단 3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1m) 반도체를 양산한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오스틴 공장 인근 용지 약 104만4088㎡도 지난 10월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오스틴 공장 증설 계획은 확정된 바 없다. 단정하긴 이르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국내외 업계는 증설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증설이 불가피한 이유는 글로벌 반도체의 '빅 쇼티지(shortage·부족)'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불붙은 전 세계 반도체 쇼티지 현상은 이미 정보기술(IT) 업계로 옮겨붙었다. 전 세계 대형 고객들의 넘치는 주문에 삼성전자는 자사 전략 스마트폰에 들어갈 핵심 반도체 물량도 계획대로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5나노 공정 기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삼성전자 '엑시노스 2100'을 '고객'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요구한 만큼 생산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스마트폰 업계에 공급할 또다른 5나노 모바일 AP '엑시노스 1080'도 마찬가지다. 규모가 한정된 5나노 공정에 다른 대형 고객사 주문이 밀려들면서 엑시노스 칩 물량을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한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공포에 시달리는 중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브라질 현지 공장 3곳을 셧다운했고, 최근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 공장 가동도 중단했다. 블룸버그·월스트리트저널(WSJ) 같은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GM은 대만 정부에 호소해 TSMC가 생산하는 반도체 칩을 확보하며 가까스로 공장 폐쇄를 피했다.


 GM은 지난달 '1년치 반도체를 확보하라'는 내부 지침도 긴급 하달했다. 유럽연합(EU)도 반도체 칩을 확보하기 위해 대만 정부에 SOS를 쳤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BMW 3사와 프랑스 르노자동차 등 역내 완성차 업체들이 반도체 조달에 애먹고 있어서다. 현대자동차·기아는 아직 반도체 부족 사태 충격을 직접 받고 있지 않다. 하지만 최근 1차 협력사를 통해 반도체 재고를 최대치로 확보하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쇼티지는 코로나 19와 비대면 여가·근로 확산에 따른 IT 기기 수요 급증이 일차 요인이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서버·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칩 수요도 많다. 이종욱 삼성증권 분석가는 "모바일 AP, 센서, 드라이버 집적회로(IC), 전력 반도체 등 반도체 제품 전반과, 첨단 5나노에서 구형 0.25마이크로미터(μm·1μm는 1000nm)에 이르는 공정 전반에 걸쳐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쇼티지가 확산돼 있다"며 "애플이 반도체 수요의 블랙홀이 돼 첨단 공정을 과점하다시피 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 'OVX(오포·비보·샤오미)'의 반도체 주문도 늘었다. 이들간 파운드리 라인 더블 부킹까지 일어나 악순환이 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구조적 약점 때문에 반도체를 구하기 더 어렵다. 최신 차량 한 대를 만드는 데에는 최소 40개에서 많게는 150개까지 반도체가 필요하다. 하지만 차량용 칩은 IT용과 달리 맞춤형으로 제작해야 하고 까다로운 인증을 거친다. 당연히 파운드리 기업은 만들기 어려운 차량용 반도체보다 IT용 반도체를 위해 생산라인을 우선 배정할 수밖에 없다.

 IT 업계도 강 건너 불구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IT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족이 가전·스마트폰·노트북 등 IT 완제품의 원가 상승을 유발할 것으로 본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와중에 '설상가상'인 셈이다.

 주요 파운드리 기업은 반도체 단가를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다.


TV 디스플레이 구동칩을 만드는 DB하이텍은 올해부터 반도체 공급 단가를 최대 20% 올리기로 했다. 대만 파운드리 기업 UMC와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은 이미 반도체 단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PC·노트북에 쓰이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저장장치용 컨트롤러 칩 가격이 올 한 해 동안 20%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4%를 장악한 TSMC는 올해에만 최대 280억달러(약 30조9000억원)를 설비투자에 쏟는다고 선언했다. 전년대비 62% 증액한 수치다. 사실상 유일한 라이벌인 2위(점유율 17%) 삼성전자를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의지다. TSMC는 지난해 5월 12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5나노 공정의 신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이 공장은 2024년 가동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현지 장비 업체와 협업하면서 키타큐슈에 공장 신설을 검토 중이다.

 세계는 삼성전자의 반격 카드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지난해 4분기 실적 확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투자 계획도 밝힐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연간 9조~10조원을 파운드리 설비 투자에 쓰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오스틴 라인 증설까지 포함해 설비 투자액을 12조원 이상으로 늘릴 것으로 본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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