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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경영서 물러난다

입력 2021/02/21 11:12
수정 2021/02/21 13:36
지난해 현대자동차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는다. 정 명예회장이 공식적으로 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아들인 정의선 회장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은 다음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아들인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그룹 회장에 오른만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주총에서 정 명예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되는 사내이사 자리에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 선임을 추진한다. 직급보다는 전문성을 고려한 취지로, 상무급 임원이 현대모비스 사내이사로 추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현대모비스 주총을 계기로 그룹 내 공식적인 직함을 모두 내려놓는다. 그는 지난해 3월 현대차 주주총회에서는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21년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아들인 정의선 당시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줬다. 이보다 앞서 정 명예회장은 2014년 현대제철, 2018년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현대차 미등기 임원과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만을 유지하며,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했지만 같은해 10월 그룹 회장직까지 아들에게 물려주며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당시 그는 현대모비스 대표이사직까지 함께 물러났다.

1938년생인 정 명예회장은 국내 자동차 산업을 단기간에 세계 5위로 올려놓은 대한민국 대표 경영인이자 승부사로 꼽힌다.


1998년 현대차 회장, 1999년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연이어 오른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여파로 부도를 맞았던 당시 기아자동차(기아)와 한보철강, 현대건설 등을 성공적으로 인수하며 그룹 외형을 확장했다.

지난 2000년 9월 현대차를 비롯해 10개 계열사와 자산 34조4000억원에 불과했던 현대차그룹은 2019년 말 기준 54개 계열사와 총 234조7060억원 자산을 보유한 그룹으로 변모했다. 이 과정에서 정 명예회장은 '품질 경영'과 '현장 경영'을 두 축으로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전례 없는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지난해는 미국 자동차 명예의 전당(Automotive Hall of Fame)에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헌액되기도 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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