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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동요에…LG전자, 모바일사업부 '통매각' 접는다

박창영 , 박재영 기자
입력 2021.02.22 17:32   수정 2021.02.22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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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동요 감안해 방향 선회

생산시설·IP등 부분매각 추진
지재권 소유 복잡해 쉽진 않아

폭스바겐 등 글로벌 車그룹
안드로이드 기술력에 관심

사내 전장 사업부와 협업 통해
IT 용역 제공하는 전략도 검토
◆ 레이더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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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모바일(MC)사업부를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자동차 기업 등에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당초 추진하려던 사업부 '통매각' 방안을 사실상 접고, 원매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부문을 나눠 거래하는 전략이다.

22일 투자은행(IB)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종 인수 후보에게 MC사업부 전체를 일괄적으로 넘기는 대신 복수의 인수 후보와 개별 협상을 통해 사업부를 여러 부문으로 분할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생산기지, 스마트폰 개발 인력, 지식재산권(IP) 등을 여러 조합으로 합친 뒤 이를 매각하는 방향이다.

애초 LG전자는 MC사업부 통매각에 상당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가 발생해 사업부 정리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직원 수를 2015년 7427명에서 지난해 3분기 3719명으로 절반가량 줄이는 자구책을 실행했음에도 수익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경영진이 특단의 대책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달 20일 권봉석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사업의)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혀 매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MC사업부 정리 소식이 LG전자 계획보다 너무 일찍 퍼진 점이 통매각을 어렵게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직원들 동요가 심해지면서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해졌을 뿐 아니라 매각이 성사된 이후에도 인수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게 됐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내부에선 인력 재배치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조직 동요를 야기하면서까지 무리한 매각을 추진하지는 말자는 쪽으로 경영진 의견이 모이면서 원매자별 분할 매각에 힘이 실렸다는 전언이다.

풍문이 일찍 돈 점은 원매자들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는 MC사업부 일부 자산에 관심을 갖는 인수 희망 기업을 개별 접촉하며 일괄 거래 가능성을 조심스레 타진해보려 했으나 협상 전략이 무용해졌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빈그룹은 LG전자가 베트남 등 해외에 보유한 스마트폰 생산 라인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폭스바겐그룹은 전장사업 부문에 LG전자 MC사업부 기술력을 활용하는 방안에 흥미를 보였다"며 "그러나 전체 사업부문을 매각할 가능성에 대한 소문이 사전에 퍼지면서 매각 측으로선 운신의 폭이 좁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LG전자는 생산시설, IP, 핵심 인력 등을 몇 가지 조합으로 묶어 복수의 인수 후보와 거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테면 글로벌 생산기지 인수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베트남 빈그룹 등과는 해외 생산 라인별로 거래를 추진하고, 정보기술(IT)에 관심 있는 원매자와는 이를 중심으로 협상을 벌인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무엇보다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MC사업부 소프트웨어 기술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MC사업부 인력 상당수가 소프트웨어와 안드로이드 전문가"라며 "자동차 업체들이 안드로이드 기반 인포테인먼트를 접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관련 인력 확보를 위해 LG전자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LG전자 내부에서는 MC사업부의 소프트웨어 전문성과 전장(VS)사업부의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사업부를 만든 뒤 해외 자동차 생산기업들에 인포테인먼트 제작 용역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분 매각을 진행하더라도 사업부별 IP 소유권은 리스크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MC사업부가 보유한 IP 기술 중 일부는 LG전자 핵심 사업인 가전과 TV·디스플레이는 물론 VS 기술에도 응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IP 기술 범위를 분리해 매각한다 해도 차세대 핵심 사업 영역과의 관련성 때문에 매각 측과 인수 측 모두에게 법률 리스크가 남는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박창영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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