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Biz times] 조용히 일에 집중하는 직원, 그 내부에 끓는 에너지…제대로 활용해야 조직혁신

윤선영 기자
입력 2021/04/15 04:06
[Cover Story] '내향적 사람 친화적 업무공간 만들기' 저자 제니퍼 칸바일러

NASA·보쉬·머크…내향적 직원 장점 끌어내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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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10여 년간 내향적인 사람에 대한 인식을 하는 혁명이 있었다. 이제는 새로운 내향성 혁명(introvert revolution)이 이뤄질 것이다. 바로 내향적 사람들 친화적인 업무공간 구축이다."

심리학·조직개발 박사이자 '내향적 사람 친화적 업무공간 만들기: 모든 조직원의 능력과 성과를 불러일으키는 방법(Creating Introvert-Friendly Workplaces: How to Unleash Everyone's Talent and Performance)'의 저자인 제니퍼 칸바일러는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며 조직에 '새로운 혁명의 바람'이 불 것을 전망했다.


외향적인 사람의 표본이었던 저자가 내향성에 관심을 가지며 이에 대해 연구하고, 책을 집필하고, 강연해 온 근본적 이유는 남편에게 있다. 저자와는 반대로 그의 남편은 내향적인 사람이다. 남편을 통해 내향성에 대해 배우고 경험하며 저자는 이를 토대로 고객 심리상담, 컨설팅, 트레이닝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내향적인 성격을 바꾸는 방법'이 아닌 '개인의 내향성을 받아들이고 이를 최고로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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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내향성은 수줍음(shyness)과 혼동되는 개념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둘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심리학자 카를 융에 따르면 내향성은 '안에서 생성되는 에너지'다. 개인의 에너지를 배터리에 빗대 표현하자면, 외향적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 충전한다. 반대로 내향적인 사람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충전한다.

외향성과 내향성이 '개인 에너지 생성 방식'에 따라 구분된다면, 수줍음은 다르다. 미국 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에 따르면, 수줍음은 '개인이 타인과의 교류를 원하거나 필요한 순간에도 해당 교류를 막는 요인'이다. 이는 직장생활과 타인과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즉, 수줍음과는 달리 내향성은 개인이 해결해야 할 문제나 단점이 아니다. 인터뷰에서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주로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들을 지지해왔다. 이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야 한다는 필요를 거의 느끼지 못했고, 이에 대한 (조직 차원의) 장려 역시 없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조직 내 다양성이 화두다. 작가 수전 케인의 '콰이어트: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Quiet: the power of introverts in a world that can't stop talking)' 등이 베스트셀러가 되며 내향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커졌지만, 저자는 여기에 만족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제는 "내향적 사람들에 친화적인 조직 업무 공간이 구축되며 새로운 '내향성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그는 예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직장 내 내향성에 대해 연구하게 된 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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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직장 내 내향성을 무시하거나 오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기억에 남는 사례를 하나 소개해 보겠다. 다양한 기업들의 엔지니어 30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동안 리더십 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다. 해당 수업에서 유난히 조용한 엔지니어 A씨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 A씨에게 '수업이 어떤 것 같은가?' 하고 물었다. 그는 망설이며 '수업 내용은 흥미롭지만 나는 우리 회사에서 절대로 관리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에게 '왜 본인이 관리자가 될 수 없다고 확신하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대한 A씨의 답은 '직장 관리자들은 매우 크게 이야기하며 빠르게 행동한다. 나는 그러지 못한다'였다. 그에게 아무리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에게는 수많은 장점이 있어요' 등의 격려를 보내도 그는 듣지 않았다.

이 말을 듣고 한 가지를 깨달았다. '조직이 나서서 내향성의 힘을 알려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조직 운영 전략에는 내향성의 장점과 내향적인 사람들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 말은, 즉 내향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엄청난 능력들을 조직이 놓치고 있다는 의미다. A씨와 같은 내향적인 인재들에게 조직이 성격 변화를 강요하며 무턱대고 '더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해달라'고 요청하면, 이들은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한계에 다다르게 되면 퇴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러면 조직은 내향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놓치게 된다. 결국 조직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직장에서 내향성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했는가.

▷지난 12~15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향성과 내향적인 사람들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됐다. 내향성에 대한 인식이 커진 것이다. 2010년에 내향성 관련 책을 집필했을 때 이후로 해당 주제에 대한 수많은 책들과 기사들이 나왔다. 그 결과 중 하나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사람들이 나를 인정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내향적인 사람들은 스스로를 받아들였다. 이렇게 과거 내향성 관련 변화는 내향성에 대한 '인식 혁명(revolution in awareness)'이었다. 이제는 내향성에 대한 인식을 넘어서 새로운 '혁명'이 펼쳐질 것이다. 바로 '내향적인 사람 친화적인 업무공간 만들기'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장점은 조직이 혁신하고, 경쟁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대다수 조직에 마련된 공간은 외향적인 사람 중심의 업무공간이다. 이를 바꾸는 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개인과 팀의 내향성 인식으로만은 외향적인 사람 중심의 업무공간과 조직문화를 바꾸기 힘들다. 임원급들이 내향적 조직원의 가치를 깨달아야 한다.

조직문화 전문가이자 MIT 슬론경영대학원 명예교수인 에드거 샤인은 과거 임원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임원들이 무엇을 하고, 무엇에 주목하며, 어떤 일에 격려를 하고 보상하는지가 조직문화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요소다." 다가올 '내향성 혁명'의 또 다른 요소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직장 내 내향성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다. '인식 혁명'으로 인해 내향성에 대해 알게 됐지만, 사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본인에게 맞추고 그들의 성격을 지지하는 세상에서 살아왔다. 가령, 서양 문화에서는 목소리가 가장 크고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외향적인 사람이 주목을 받는다. 새로운 '혁명 시대'에는 외향적인 사람들이 직장 내 내향성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더 깊게 깨닫게 될 것이다.

―왜 이제서야 내향적 사람 친화적인 업무공간을 만들 시기가 왔는가.

▷여태까지 조직에는 오픈 오피스(별도의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 구축 등 사무실 내 작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조직들에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것을 포함시킨 업무공간 구축 전략이 부족했다. 코로나19가 찾아온 후 기업들은 업무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굳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원격근무도 효율적임을 경험했다. 이는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는 더욱더 효율적인 업무방식이 된다.

―내향적인 조직원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업무공간 구축에 힘쓰는 기업의 예가 있다면.

▷저서에서도 말했듯 NASA(미국항공우주국),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 제약사 머크 등이 있다. 이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의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에는 내향적인 임원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리더십 여정을 이야기하고, 내향적인 조직원들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그들이 편안해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가령, '구두소통'보다 '서면소통'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종이에 적을 시간을 주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줄 수 있다. 조직은 채용 인터뷰에서도 내향적인 지원자를 위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 등을 한 번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한 내향적인 지원자를 위해 채용담당자들은 면접의 '속도'를 늦추고 그들에게 말할 시간을 조금 더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내향적인 사람 친화적인 업무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크게 일곱 가지가 있다. 바로 △훌륭한 내향적 인재 영입 △내향성에 대한 대화를 리더가 시작하기 △내향적 조직원들과 소통하기 △업무공간 (재)디자인 △원격근무 도입 △내향적 조직원을 포함한 팀 구축 △내향성에 대한 교육훈련 마련하기다.

첫 번째 '훌륭한 내향적 인재 영입'부터 소개하겠다. 기업에 해당 인재들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조직 내 인재 다양성에 '내향성'이 꼭 포함돼야 한다. 인종, 젠더 등의 인재 다양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할 때 '내향성'에 대한 생각이 적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향성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향적인 사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이 떨어졌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의 주요 성격인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주위를 둘러보고, 침착하다'는 이제 조직에서 큰 가치가 있는 요소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채용과정에서 내향적인 지원자가 있더라도 그를 간과하지 말고 기회를 주며 그의 능력을 알아봐야 한다.

내향적인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근무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해당 기업에서 일하면 어떤 모습일지를 미리 알리는 것이다. 덧붙여, 기존 직원들 중 내향적인 성격의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내향적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라고 묻는 것도 추천한다.

―조직에서 리더는 내향성에 대해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나.

▷(내향성과 관련된) 도서, 교육훈련 동영상 등을 보여주거나 리더가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 구체적 예를 들자면, 내향적 리더십(introverted leadership) 관련 교육과정을 마련해 내향적인 사람이 어떻게 본인의 장점을 활용해 리더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리더들이 내향적인 조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을까.

▷저서에서도 말했듯 2017년 다양한 산업군에 종사하는 40명의 내향적인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내향적인 리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은 '이메일 소통'인 게 확인됐다. 한 설문조사 응답자에 따르면, "이메일로 소통하면 잡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응답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로의 소통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향적인 조직원에게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리더가 내향적인 사람들과 소통할 때는 그들이 글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내향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매번 이메일이나 다른 서면방식으로 리더가 내향적인 조직원들과 소통하기는 불가능하다. 때로는 전화로, 혹은 대면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럴 때는 리더가 해당 조직원과 통화하거나 대면 미팅을 할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말들을 종합한 결과, 그들은 '깜짝 통화'를 부담스러워한다.


―내향적인 조직원들이 원하는 업무공간의 특징이 있다면.

▷업무공간 (재)디자인의 핵심은 상황에 따라 조직원들이 필요한 업무공간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내향적인 직원들은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오픈 오피스인 조직에서는 내향적인 직원들이 조용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별도의 조용한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다. 건축 디자인 회사 '젠슬러'가 600개 이상의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업 중 혁신적인 기업은 아무리 오픈 오피스여도 직원들이 따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회의실이 마련된다.

또한 저서에서 말했듯 화장실 디자인 역시 중요하다. 내향적인 직원들은 잠깐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화장실로 '대피'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쾌적한 분위기의 화장실을 디자인하는 것도 조직이 염두에 둬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며 다수의 기업들이 원격근무제를 실행했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내향적인 직원들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향적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겸손하다. 이 때문에 자신이 성취한 일에 대해 대놓고 공유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관리자들은 원격근무를 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 때때로 그들의 성과를 물어야 한다.

만약 아직 원격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인데 이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구체적인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직원들의 서명을 받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라. 내향적인 직원들은 서면으로 대화하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 기업 측에서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직원들에게 보여주면 원격근무를 할 때 사측이 직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다. 예로, 구체적 콘퍼런스콜 시간 등에 대한 규정을 미리 알려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조직에서 팀을 만들 때 내향적인 직원이 직접 팀원들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팀이 만들어진 후 내향적인 직원들은 본인의 업무 스타일과 성격 등에 대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지 팀원들끼리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다.

―내향적인 조직원이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는 팀 회의일 것이다. 리더는 내향적 조직원들이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이야기하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내향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는 리더들의 말을 종합해 나온 몇 가지 조언들이 있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는 '1분 룰' 도입이다. 회의 주제와 관련해 각 팀원이 1분 동안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외향적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내향적인 직원들의 의견도 동등하게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둘째는 회의 전에 리더가 팀원들에게 사전 질의서를 공유하는 것이다. 회의에서 논의하면 좋을 안건에 대한 질문들을 미리 작성해 팀원들에게 주면 내향적인 직원들은 이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러면 본회의에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게 된다.

―내향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 조직이 겪는 고충이 있다면.

▷조직 내 내향성에 대해 전파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조직에서 겪는 고충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우선 외향적인 리더, 혹은 조직원이 개인 사생활에서 내향성에 대해 아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내향적인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등을 통해 그들의 특징을 경험하고 이에 대한 인식이 조직에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내향적인 조직원들이 직접 내향성에 대한 인식을 팀에 불러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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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왜 이제서야 내향적 사람 친화적인 업무공간을 만들 시기가 왔는가.

▷여태까지 조직에는 오픈 오피스(별도의 칸막이가 없는 사무실) 구축 등 사무실 내 작은 변화들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조직들에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것을 포함시킨 업무공간 구축 전략이 부족했다. 코로나19가 찾아온 후 기업들은 업무방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그리고 굳이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 원격근무도 효율적임을 경험했다. 이는 누군가의 방해를 받지 않고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는 더욱더 효율적인 업무방식이 된다.

―내향적인 조직원들의 장점을 끌어내는 업무공간 구축에 힘쓰는 기업의 예가 있다면.

▷저서에서도 말했듯 NASA(미국항공우주국), 자동차 부품 기업 보쉬, 제약사 머크 등이 있다. 이들이 내향적인 사람들의 '힘'을 이끌어내는 방법에는 내향적인 임원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리더십 여정을 이야기하고, 내향적인 조직원들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그들이 편안해하는 방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가령, '구두소통'보다 '서면소통'을 하는 것을 선호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하기 전에 본인의 아이디어를 종이에 적을 시간을 주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줄 수 있다. 조직은 채용 인터뷰에서도 내향적인 지원자를 위할 수 있다. 자신의 생각 등을 한 번 정리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한 내향적인 지원자를 위해 채용담당자들은 면접의 '속도'를 늦추고 그들에게 말할 시간을 조금 더 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내향적인 사람 친화적인 업무공간을 구축하기 위해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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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일곱 가지가 있다. 바로 △훌륭한 내향적 인재 영입 △내향성에 대한 대화를 리더가 시작하기 △내향적 조직원들과 소통하기 △업무공간 (재)디자인 △원격근무 도입 △내향적 조직원을 포함한 팀 구축 △내향성에 대한 교육훈련 마련하기다.

첫 번째 '훌륭한 내향적 인재 영입'부터 소개하겠다. 기업에 해당 인재들을 불러오기 위해서는 조직 내 인재 다양성에 '내향성'이 꼭 포함돼야 한다. 인종, 젠더 등의 인재 다양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조직 내 다양성을 고려할 때 '내향성'에 대한 생각이 적었던 이유 중 하나는 내향성에 대한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향적인 사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식이 떨어졌다. 하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의 주요 성격인 '남의 말에 귀 기울이고, 주위를 둘러보고, 침착하다'는 이제 조직에서 큰 가치가 있는 요소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채용과정에서 내향적인 지원자가 있더라도 그를 간과하지 말고 기회를 주며 그의 능력을 알아봐야 한다.

내향적인 인재들을 영입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사의 근무환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해당 기업에서 일하면 어떤 모습일지를 미리 알리는 것이다. 덧붙여, 기존 직원들 중 내향적인 성격의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내향적인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라고 묻는 것도 추천한다.

―조직에서 리더는 내향성에 대해 어떻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나.

▷(내향성과 관련된) 도서, 교육훈련 동영상 등을 보여주거나 리더가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다. 구체적 예를 들자면, 내향적 리더십(introverted leadership) 관련 교육과정을 마련해 내향적인 사람이 어떻게 본인의 장점을 활용해 리더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리더들이 내향적인 조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있을까.

▷저서에서도 말했듯 2017년 다양한 산업군에 종사하는 40명의 내향적인 리더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결과, 내향적인 리더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통 방식은 '이메일 소통'인 게 확인됐다. 한 설문조사 응답자에 따르면, "이메일로 소통하면 잡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응답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받지 않고 시간을 들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메일로의 소통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는 내향적인 조직원에게도 해당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리더가 내향적인 사람들과 소통할 때는 그들이 글로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내향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매번 이메일이나 다른 서면방식으로 리더가 내향적인 조직원들과 소통하기는 불가능하다. 때로는 전화로, 혹은 대면으로 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그럴 때는 리더가 해당 조직원과 통화하거나 대면 미팅을 할 시간을 미리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내향적인 사람들의 말들을 종합한 결과, 그들은 '깜짝 통화'를 부담스러워한다.

―내향적인 조직원들이 원하는 업무공간의 특징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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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공간 (재)디자인의 핵심은 상황에 따라 조직원들이 필요한 업무공간을 지원해 주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 내향적인 직원들은 개인의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오픈 오피스인 조직에서는 내향적인 직원들이 조용하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별도의 조용한 공간을 마련해줄 수 있다. 건축 디자인 회사 '젠슬러'가 600개 이상의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해당 기업 중 혁신적인 기업은 아무리 오픈 오피스여도 직원들이 따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회의실이 마련된다.

또한 저서에서 말했듯 화장실 디자인 역시 중요하다. 내향적인 직원들은 잠깐이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위해 화장실로 '대피'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쾌적한 분위기의 화장실을 디자인하는 것도 조직이 염두에 둬야 한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하며 다수의 기업들이 원격근무제를 실행했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내향적인 직원들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향적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겸손하다. 이 때문에 자신이 성취한 일에 대해 대놓고 공유하거나 자랑하지 않는다. 이를 감안해 관리자들은 원격근무를 하는 내향적인 조직원들에게 때때로 그들의 성과를 물어야 한다.

만약 아직 원격근무제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인데 이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면 우선적으로 구체적인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직원들의 서명을 받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라. 내향적인 직원들은 서면으로 대화하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 기업 측에서 원격근무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직원들에게 보여주면 원격근무를 할 때 사측이 직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명확하다. 예로, 구체적 콘퍼런스콜 시간 등에 대한 규정을 미리 알려 직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

―조직에서 팀을 만들 때 내향적인 직원이 직접 팀원들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까.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팀이 만들어진 후 내향적인 직원들은 본인의 업무 스타일과 성격 등에 대해 팀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지 팀원들끼리 효율적으로 일을 잘 할 수 있다.

―내향적인 조직원이 힘들어하는 부분 중 하나는 팀 회의일 것이다. 리더는 내향적 조직원들이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편하게 이야기하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내향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는 리더들의 말을 종합해 나온 몇 가지 조언들이 있다. 그중 두 가지를 소개하겠다. 첫째는 '1분 룰' 도입이다. 회의 주제와 관련해 각 팀원이 1분 동안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외향적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내향적인 직원들의 의견도 동등하게 들을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다. 둘째는 회의 전에 리더가 팀원들에게 사전 질의서를 공유하는 것이다. 회의에서 논의하면 좋을 안건에 대한 질문들을 미리 작성해 팀원들에게 주면 내향적인 직원들은 이에 대해 미리 생각하고 자신의 의견을 정리할 수 있다. 그러면 본회의에서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게 된다.

―내향성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할 때 조직이 겪는 고충이 있다면.

▷조직 내 내향성에 대해 전파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험을 통해 깨달은 바가 있다. 아직까지도 많은 외향적인 사람들은 내향성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내향적인 사람들이 조직에서 겪는 고충을 몰라서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우선 외향적인 리더, 혹은 조직원이 개인 사생활에서 내향성에 대해 아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 내향적인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등을 통해 그들의 특징을 경험하고 이에 대한 인식이 조직에도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내향적인 조직원들이 직접 내향성에 대한 인식을 팀에 불러오고 있다.

▶▶She is…

저자 제니퍼 칸바일러는 청소년기에 현재 남편을 만나게 되며 내향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외향적인 칸바일러는 자신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내향적인 남편을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지만 결국 서로 다른 성격의 소유자라는 점을 깨닫고 내향성의 장점을 경험한 후 내향적인 사람들의 강점을 끄집어내는 일을 목표로 삼았다. 초등학교 상담사, 대학교 교직원, 연방정부 프로그램 디렉터 등을 거쳐 2000년부터 '직장 내 내향성'에 대한 강연, 저서 집필을 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에서 사회학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플로리다주립대에서 상담학(counseling)과 조직개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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