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Hello Guru] 디지털 전환 시대 기업이 생존하려면 아마존보다 '아마존생태계' 만들어야

입력 2021/04/22 04:03
'경쟁우위란 무엇인가' 저자 람 차란

애플은 앱스토어 플랫폼으로
개발자 생태계 구축해 '대박'
스타일링 서비스 스티치픽스
전세계 패션사업자 끌어모아

기술·인력·아이디어 좋아도
혁신을 이끄는건 결국 리더십
386438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40년간 도요타,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기업 컨설턴트로 일해 온 람 차란. [사진 제공 = 람 차란]

"디지털로 무장한 기업들이 당신을 무너뜨릴까봐 떨고 계신가요? 다시 생각해 보세요. 당신을 위협하는 것은 기업이 아니에요. 그 기업이 조성한 '생태계'가 당신을 위협하는 거예요."

GE, 코카콜라, 머크, 버라이즌 등 미국 대기업들의 경영고문으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람 차란 컨설턴트의 말이다. 미국에서 신간 '경쟁우위란 무엇인가?(Rethinking Competitive Advantage)'를 펴낸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를 하고 "아마존은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상인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게 했다"며 "아마존에 물건을 올리는 상인들이 성장하면, 아마존도 성장하는 구조를 통해 전자상거래 생태계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아마존 생태계'가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오프라인 상거래는 위협받게 됐다. 1999년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제3자 상인들의 전자상거래를 통해 얻은 수수료 수입 비중은 3%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년 그 비율은 58%까지 올라갔다(2020년 기준으로는 그 비중이 다시 21%로 줄어들었다). 아마존에 물건을 올리는 상인들이 성장하면, 아마존도 성장하는 구조인 것이다.

사례는 많다. 애플은 애플뮤직, 앱스토어를 통해 음악가와 개발자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오늘날 애플의 개발자대회인 WWDC는 전 세계 2200만명이 시청하는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때 휴대폰 최강자였던 노키아와 모토롤라 등은 이런 개발자 생태계를 만들지 못했다. 차란 컨설턴트는 그의 책에서 또 다른 사례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 사례를 들었다. 비전펀드는 단순히 기업에 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기업들이 서로를 도와주는 생태계를 만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차란 컨설턴트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 비행기 회사들도 원가를 낮추기 위해 호텔, 렌터카 회사 등과 제휴하는 등 생태계를 만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대형 기업들이 만드는 생태계는 고객의 취향을 정밀타격하는 강력한 알고리즘에 바탕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기성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우위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고객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있는 월마트 사례를 참고해 보세요."

큰 기업들은 자신들의 사업 파트너 생태계를 만들지 않으면 디지털로 무장된 기업들의 생태계 앞에 살아남기가 어렵다.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보다 많은 파트너와 고객이 뛰어 놀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리더십이 아니라 다양성을 인정하고 많은 사람을 포용하는 기업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리더부터 바뀌어야 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위계적인 마인드로는 거대한 기업 생태계를 이끌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리더들은 자신에게 냉혹할 만큼 정직해져야 한다"며 "스스로 배우고자 하는 마인드를 갖고 있는지 자문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마인드가 없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 기업들을 노려보고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들에 의해 공격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이런 생태계는 어떻게 이끌 수 있을까? 그는 반드시 기술이 전부는 아니지만, 리더들이 기술을 알지 못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등과 같은 기술을 통해 개인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때가 됐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이 과거 기업경영 환경과 가장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개별 고객에게 개인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며 "개인들의 아주 개인적 욕구를 보다 만족스럽고 저렴하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시기가 왔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에 빠르게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이 만드는 생태계에 참가하는 이들에게 성장을 선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지금보다 100배는 큰 시장을 향해 항해를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는 2011년 창업한 온라인 스타일링 서비스 회사인 '스티치 픽스'의 예를 들었다. 개인에게 스타일을 추천해주는 이 앱은 처음에는 조그마한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내 글로벌 스케일로 사업을 키웠다. 그리고 더 많은 참여자를 자신의 생태계에 끌어들일 수 있었고, 그 결과 경쟁사들과 기업 대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의 전쟁을 할 수 있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그는 특히 이런 혁신을 만드는 원천은 사람과 문화, 그리고 업무 디자인이기 때문에 이를 잘 조합할 수 있는 리더십이 어쩌면 기술보다 더 필요하다고 했다. 일례로 순이익을 지나치게 바라보기보다는 매출 성장의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경영의 문화가 더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차란 컨설턴트는 월마트, 홈디포, 피델리티 등 최근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 사례를 연구하고 최근 '경쟁우위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신간을 펴냈다. 그와의 더 자세한 인터뷰는 매일경제가 보내는 프리미엄 뉴스레터 '미라클레터'에 소개된다. 미라클레터를 구독하면 차란 컨설턴트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386438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이미지 크게 보기
자세한 내용은 미라클레터를 구독할 경우 이메일로 배달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