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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부펀드 투자처, 여전히 미국이 가장 매력적"

윤선영 기자
입력 2021/04/29 04:03
[Cover Story] 하비에르 카파페 IE 국부펀드 리서치 디렉터

美 창업 생태계에 생기 가득
다양한 섹터에서 기회 열려

한국, 국부펀드 투자유치 위해
안정적 규제·투자자 보호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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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투자를 하는 시대다. 일반 금융상품뿐만 아니라 가상화폐까지 개인의 투자 영역이 넓어졌다. 그렇다면 국부펀드 성적표는 어떨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매일경제 비즈 타임스는 IE에서 국부펀드 리서치 부문을 맡고 있는 하비에르 카파페(Javier Capape) 디렉터를 인터뷰했다. 그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국부펀드 프로그램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2012년부터 미국 터프츠대학교의 국부펀드 리서치 네트워크 그룹 '소버린넷(SovereigNet)'의 객원 연구자로 활동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IE의 리서치 기관인 '변화 거버넌스 센터(IE Center for the Governance of Change)'에서 국부펀드 리서치부문 디렉터를 맡고 있기도 하다.


지난달 발간된 '2020 국부펀드 리포트(2020 Sovereign Wealth Funds Report)'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진행된 165개의 국부펀드 투자 거래를 분석했다. 그 결과 거래 건수 기준 국부펀드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투자처는 미국과 중국이었고 투자 거래를 가장 많이 한 국부펀드는 싱가포르의 테마섹(Temasek)으로 밝혀졌다. 한국의 국부펀드 KIC(한국투자공사)는 총자산 규모 기준 16위에 올랐다. 카파페 디렉터는 인터뷰에서 "코로나 위기 이후 국부펀드의 총자산 규모는 커졌다"며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주요 원인은 "미국 에퀴티 시장의 급격한 회복(sharp recovery)"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카파페 디렉터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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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 위기가 찾아온 후 국부펀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코로나 19 위기 이후 국부펀드들은 '정부가 거시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돕는다'는 미션을 달성할 수 있었다.


가령 (국부펀드 자금을 사용해) 아일랜드는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펀드를 만들었고 페루, 노르웨이, 칠레는 정부 예산을 조달했으며, 러시아와 싱가포르는 백신 개발에 활용했다.

―위기상황 이전과 비교했을 때 국부펀드 관련 전략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현재 국부펀드는 호텔에 투자하는 것을 중단한 상태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일부 국가들은 국적항공기를 살리기 위해 해당 부문에 국부펀드를 투자하기도 했다. 그리고 바이오기술 신생기업들에 투자한 국부펀드들이 많다. 이에 대한 투자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형 에너지 기업과 협업해 재생에너지에 공동투자를 하는 곳들도 있다.

―'2020 국부펀드 리포트'에 따르면 조사기간 중 투자 거래 건수가 가장 많았던 국부펀드는 싱가포르의 테마섹이었고 싱가포르의 GIC가 2위를 차지했다. 싱가포르가 적극적으로 국부펀드에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다양한 이유가 있다. 우선 싱가포르 국부펀드들은 다른 국가들보다 투자 스케일이 작은 딜에 투자한다. 벤처캐피털 투자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국부펀드 (기관) 직원들도 많다. 그 예로 GIC 직원은 1700명 이상이다. 또한 싱가포르의 국부펀드는 다른 곳과 공동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거래 건수 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국부펀드들이 가장 많이 찾은 투자처는 미국과 중국 순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두 국가가 아직까지 매력적인 투자처인 이유는.


▷미국은 가장 중요한 자본시장이다. 다양한 섹터에 많은 투자 기회가 있다. 나아가 미국의 창업 생태계는 매우 활기차다. 생기가 가득한 창업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해당 사업체들은 장기적 투자자들에게 좋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을 말하자면, 이곳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다수의 국부펀드들이 중국 경제(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을 지지하는 플레이어가 되려 한다. 중산층의 성장, 기술과 혁신 생태계 조성, 부동산 투자(급증) 등 중국 경제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총자산 규모가 가장 큰 국부펀드에는 노르웨이 정부연기금(Government Pension Fund of Norway)이 이름을 올렸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에 대한 의견은.

▷노르웨이 정부연기금은 총자산 규모가 가장 큰 동시에 가장 투명한 국부펀드다. 노르웨이 정부연기금 웹사이트에 가면 어느 지역의 어떤 기업에 얼마나 투자를 했는지 모든 것이 공개돼 있다. 해당 정보는 무료로 볼 수 있다. 또한 해당 국부펀드는 노르웨이 의회의 책임으로, 국부펀드의 자산은 노르웨이 현 세대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임을 분명하게 한다.

―한국이 매력적인 국부펀드 투자처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부펀드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부펀드 역시 장기적 가치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국부펀드들은 장기적 테마에 투자하는 것을 편안해 한다. 기술주, 글로벌 기업 등이 포함된다. 또한 안정적인 규제환경과 투자자 보호법이 강한 곳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시장이라도 국부펀드가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덜하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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