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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열도 상륙한 쿠팡 "12분만에 배달"

김규식 기자, 김기정 기자, 김태성 기자, 박대의 기자
입력 2021/06/03 17:41
수정 2021/06/03 20:15
해외 첫 진출지로 일본 선택
이달 일부지역서 시범서비스
3일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나카노부역 인근의 한 카페. 이달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을 켜 주문을 시작했다. 물건을 받을 카페의 주소를 등록하고 토마토, 계란, 식빵, 선크림을 주문했다. 전달받는 방법 중 '직접 건네기'를 선택하고 카페의 문 앞자리에 앉아 있다는 추가 사항을 입력했다.

상품과 배달 선택을 완료한 후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를 마치고 주문이 접수된 시간은 오후 1시 22분. 앱에는 창고-배달원-내 위치를 보여주는 지도가 뜨고 오후 1시 37분에 도착 예정이라는 안내가 나왔다. 배송준비-배송시작 등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배달원이 출발하자 그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지도에 표시된다.


배달원이 자전거를 타고 도착한 시간은 예정보다 3분 이른 오후 1시 34분. 자신을 후지모토라고 소개한 배달원은 "이달부터 쿠팡의 서비스가 시작됐고 저는 오늘부터 배달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으로 유명한 쿠팡이 해외 진출의 첫발을 내디뎠다. 해외 첫 공략지는 세계 4위 규모의 전자상거래 시장인 일본. 일본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일 나카노부 지역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실상 일본 시장을 테스트해보는 시범 서비스로 나카노부 지역 외에는 아직 배달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3월 뉴욕증시 상장 후 쿠팡의 첫 해외 진출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소규모로 시장 테스트와 수정을 거치는 것은 그동안 쿠팡이 해왔던 시장 진출 방식이다. 쿠팡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도 강남권에서 시작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단 1년 만에 전국으로 영업을 확장하며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위협하고 있다.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은 19조3609억엔(약 200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유통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전자상거래 비중은 8%에 그친다. 아마존 재팬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쿠팡이 도전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일본에서 쿠팡의 배송전략은 한국과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물류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한 한국과 달리 일본의 파일럿 테스트 형태는 한국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와 유사하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서울 = 김기정 기자]

日, 코로나發 비대면 택배수령 확산…쿠팡 '로켓배송' 판 깔렸다


쿠팡, 일본 시장 진출

문앞에 택배 두는 한국과 달리
日은 대면수령이 원칙이었지만
코로나에 비대면 수령 확 늘어

현지 대형 물류창고 짓기보단
창고형 매장 활용해 즉시 배달
일부지역서 시작해 日전역으로
'일본판 쿠팡이츠' 전략 포석

日 전자상거래 200조원 웃돌아
아마존 재팬과 '진검승부'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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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오후 일본 도쿄 나카노부역 인근에서 쿠팡 배달원이 앱으로 주문된 상품을 자전거로 배송해 전달하고 있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쿠팡 애플리케이션(앱)을 켜면 그 시점의 상황에 따라 주문한 후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먼저 뜬다.


3일 오전 접속했을 때는 배송시간이 10~15분 정도 걸린다는 메시지가 있었는데, 오후에 접속하자 15~20분으로 늘어나 있었다. 서비스 초기여서 상품이 많지는 않다. 과일·채소, 유제품, 육류, 수산물, 과자, 빵, 음료·물, 뷰티, 일용품 등 23개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으며 총 상품은 320여 개다. 입하 예정으로 안내되는 품목도 많아 상품 숫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제수단과 배송지를 등록해 둘 수 있고 배송 옵션으로 '현관 앞에 두기', '현관 앞에서 직접 건네기', '외부 접촉'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배송 상황이나 배달원의 위치 등을 스마트폰으로 체크할 수 있다.

도쿄 이타바시구에 살고 있는 다나카 유키 씨는 한국 유학 시절 쿠팡을 종종 이용해 생필품·과자·반려동물용품 등을 구매했고 특히 로켓배송 시스템을 인상 깊게 느꼈다. 다나카씨는 쿠팡의 서비스가 시나가와구 나카노부 지역에서 시작된 것에 대해 "서비스 지역이 이타바시구로 확대된다면 이용해 보고 싶다"며 "배송 속도도 중요하지만 취급 품목이 얼마나 다양한지도 중요한데, 아직 일본 서비스는 초기 단계여서 그런지 품목이 많은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쿠팡 서비스도 한국의 쿠팡처럼 품목이 다양해지고 로켓배송 같은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나 같은 사람에게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국에서 로켓배송이 '쿠팡친구(쿠친)'를 통해 배송되는 것과 달리 일본 시범 서비스에서는 배달 라이더를 통해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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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일본 서비스 앱 화면. 주문자(검은색 사람 모양), 창고(검은색 집 모양), 배달원 위치(녹색 자전거 모양) 등이 표시돼 배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익일 배송 서비스 '로켓배송'과 다르게 주문 즉시, 단시간 내 배송된다는 점도 국내 서비스와 차이가 있다.


자정 이전 주문 시 익일 배송되는 한국 배송 서비스와 달리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배송 시간이 제한돼 있다는 점 또한 다르다. 신선식품은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배송료가 부과되지 않는 한국 서비스와 달리 건당 200엔(약 2000원)의 배송료가 붙는다. 쿠팡의 국내 사업 중 '쿠팡이츠'나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B마트'와 유사한 형태다.

이처럼 쿠팡이 국내 배송 모델을 그대로 일본에 적용하는 대신 음식 배달 서비스 형태로 현지에 진출한 것을 두고 인프라스트럭처 투자 비용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일본 현지 문화에 맞는 배송 방식을 적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월 쿠팡의 최대 투자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쿠팡 서비스의 일본 도입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쿠팡 로켓배송 서비스를 그대로 일본에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일본 택배 업계의 대면 수령 원칙이 로켓배송의 일본 도입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컸다. 일본에서는 수령자가 부재하면 배달원이 수차례 방문해 직접 전달하는 것이 원칙으로 통한다. 쿠친과 국내 택배 업체들이 현관문 앞에 두고 배송을 완료하는 개념이 적용되기 어려운 환경이다.

이 같은 일본 택배 업계의 제한된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현지 유통 업체를 중심으로 비대면 수령을 확산하려는 시도가 나타나면서 쿠팡의 일본 진출이 어느 정도 현실화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견해도 있다. 비대면 수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취지가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으면서 점차 확산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최대 전자상거래 사업자인 아마존 재팬과 우버이츠는 지난해부터 주문자가 희망할 때에 한해 현관 앞 등 비대면 수령이 가능한 설정을 추가했다.

실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비대면 수령을 사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올해 2월 무인택배함 등을 제조하는 업체 나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현관 앞에 두고 가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47.2%로 전년 대비 20.4%포인트 상승했다. 쿠팡은 일본 서비스에서 기본 수령 방식을 '현관문 앞에 두기'로 설정해 비대면 수령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문자의 희망에 따라 대면이나 현관 외 장소에서 비대면으로 받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일본 진출로 쿠팡이 당초 목표인 '한국판 아마존'으로 가는 길에 한 발 더 다가갔다고 평가한다. 직매입과 로켓배송이라는 무기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같은 모델로 소매 시장을 공략해 세계 주요 나라에서 시장 독점적 사업자로 부상한 아마존의 전철을 밟겠다는 것이다. 쿠팡의 해외 진출은 예견돼 왔다. 쿠팡은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당시 전 세계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상장 신고 자료에서 "우리 사업을 다른 국가로 확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행보에는 최근 주춤한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 당일인 3월 11일(현지시간) 쿠팡은 공모가(35달러)보다 81.4% 오른 63.5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49.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타며 지난 2일 종가 기준 40.84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는 시초가 대비 35.7%나 낮은 것이다.

[도쿄 = 김규식 특파원 / 서울 = 김태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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