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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파격선언 "계열사펀드 밀어주기 판매 않겠다"

입력 2021/06/16 17:23
수정 2021/06/16 22:29
고객동맹 선언 "검증 통과한 금융상품만 팔것"

외부 평가사가 판매펀드 선정
계열사 밀어주기 관행 제동
상품 운용·평가기준 깐깐하게

증권사 중 ESG 평가 '으뜸'
"2030세대 주거난 해소 돕자"
역세권 청년주택 투자도 앞장
◆ ESG 경영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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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가운데)이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만덕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최 수석부회장, 이상걸 미래에셋증권 WM총괄 사장,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 변재상 미래에셋생명 사장. [사진 제공 = 미래에셋증권]

"고객을 위해 경쟁력 있는 금융상품만 팔겠습니다. 이를 위해 판매할 금융상품 선정을 외부 기관에 맡기고 전적으로 따를 것입니다."

16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고객동맹 실천 선언식'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최 수석부회장은 "계열 운용사 펀드도 예외 없이 제3 기관에 맡겨 (판매할 펀드를) 선정할 계획"이라며 "외부 펀드 평가사를 4곳 선정해 그 기준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뢰받는 자본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책임경영을 하자는 취지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행보에는 미래에셋의 지속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이 확산되면서 종전의 주주 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주주 이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게 아니라 고객, 근로자, 협력업체, 주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두루 감안하자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고객동맹 선언도 고객 가치를 더욱 중시하겠다는 ESG 가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내놓은 펀드라도 고객 동맹 가치에 어긋나면 미래에셋증권이나 미래에셋생명을 통해 판매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미래에셋그룹은 1차로 정량평가, 2차로 정성평가를 거쳐 적격 등급인 'B등급' 이상 펀드만 판매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이 현재 판매하는 공모펀드 1280개 가운데 1차로 선정된 펀드는 282개에 그친다. 특히 미래에셋이 판매하는 계열사 공모펀드는 396개에 달하는데, 이 기준을 충족한 펀드는 111개였다.

미래에셋 측은 기존에 판매하는 펀드 중 퇴출 대상으로 분류되는 펀드에도 판매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해당 자산운용사에 촉구할 방침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판매하는 미래에셋운용의 펀드 비중은 30% 안팎"이라며 "강화된 상품 심사 기준에 따라 우리 상품이 탈락할 수도 있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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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이 투자한 합정역에 있는 청년주택 `효성해링턴타워`. [이승환 기자]

미래에셋의 ESG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약 5년 전인 2016년 3월, 서울시는 2030 청년들이 저렴하게 입주할 수 있는 '청년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청년주택을 지으면 아무리 역세권이라도 슬럼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반발도 있었지만, 미래에셋그룹은 ESG라는 용어가 생소하던 2016년부터 '사회적 책임(S)'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청년주택사업에 참여했다. 금융업계에서 최초였다. 금융업에 근간한 사회적 기여 방안으로 금융 취약계층인 청년들에게 주택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청년주택사업은 지난해 4월 처음으로 결과물을 내놨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 494에 위치한 효성해링턴타워가 그것이다. 효성해링턴타워는 서울지하철 2호선과 6호선이 만나는 합정역에서 불과 56m 떨어진 거리에 있다. 두 번째 청년주택 또한 지난해 12월 이미 입주를 시작해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서울 강서구 등촌역에 있는 청년주택은 '황금라인'이라는 9호선과 연결돼 인기가 높다.


미래에셋이 참여한 청년주택사업은 입주한 청년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갈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과 창업센터, 공유오피스, 공연장 등을 함께 갖추고 있다. 2030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설까지 마련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새롭게 지을 예정인 문정역 청년주택에도 지난해 12월 출자했다"면서 "청년주택사업을 지속하며 국내 1위 증권사답게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주택사업은 언뜻 생각하면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미래에셋은 발상을 전환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최근 미래에셋은 ESG 경영 속도를 높이기 위해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미래에셋증권 이사회는 ESG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련 안건에 대한 결의를 진행했다. 당시 결의한 안건은 'ESG 정책 프레임워크'와 '사회 환경 정책 선언문'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 미션과 중장기 전략 방향 등을 담은 'ESG 정책 프레임워크'를 승인했는데, 이를 통해 ESG 정책을 수립하고 전략과 목표를 설정한다. 미래에셋증권은 ESG 경영 과제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이행·관리하기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운용하기로 했다. 'ESG위원회' 'ESG임원협의회' 'ESG실무협의회' 'ESG추진팀' 등 총 네 단계 체계를 촘촘히 구축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ESG 정책을 통해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고 주주가치를 높일 계획"이라며 "사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ESG 경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적책임투자(SRI) 전문 리서치 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2020년 ESG등급 평가'에서 미래에셋증권에 증권사 가운데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부여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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