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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쿄올림픽, 쿠팡이 온라인 단독 중계한다…500억 지불한 듯

입력 2021/06/20 17:32
수정 2021/06/21 09:05
네이버·카카오 제치고 따내
'경기관람 유료화' 논란 예고

아마존처럼…스포츠 중계로 회원수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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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네이버와 카카오를 제치고 쿠팡이 확보했다. 쿠팡이 지상파 3사에 제시한 온라인 중계권 가격이 최고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올림픽 중계' 유료화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미디어 및 스포츠 업계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놓고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이 경합을 벌인 끝에 쿠팡이 단독 중계권을 확보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가 도쿄올림픽 경기를 중계하려면 국내 지상파 3사에서 중계권을 사와야 한다.

쿠팡은 자사 OTT 채널인 '쿠팡플레이'를 통해 도쿄올림픽을 중계할 예정이다. 쿠팡은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등을 독점 중계하며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이는 아마존 전략과 유사하다.


아마존도 OTT를 강화하며 프로미식축구(NFL), US오픈,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의 스포츠 경기를 중계했다.

쿠팡은 작년 12월 매달 2900원을 내는 로켓배송 와우 서비스 회원들에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는 쿠팡의 OTT 시장 파급력이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고객 유치를 위한 서비스 성격으로 무료 영화를 제공하는 정도의 플랫폼 전략 강화 일환으로 본 것이다. 현재 와우 서비스 회원은 약 47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쿠팡은 지난 4월 손흥민 선수의 축구 경기를 생중계하는 등 차별화 전략을 썼다. 이후 여자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 KFA 국가대표 축구 평가전까지 독점 생중계하며 스포츠 중계 플랫폼으로 본격 도약했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아마존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


2006년 '프라임 비디오'라는 OTT를 선보인 아마존은 US오픈이나 영국 프리미어 리그 같은 대형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고 자체 콘텐츠 생산에도 공을 들였다"면서 "아마존이 미식축구연맹(NFL)에 110억달러(약 12조원)를 주고 향후 10년 온라인 중계권을 따낸 것처럼, 쿠팡도 스포츠 독점 중계권과 자체 콘텐츠로 멤버십 구독자를 늘리고 쿠팡 플랫폼 안에 고객이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유혹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포츠 중계 유료화' 바람을 타고 국내 미디어업계의 스포츠 중계권 확보 전쟁도 치열하다. CJ ENM의 OTT인 티빙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1과 아시아축구연맹(AFC)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등을 중계한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올림픽 경기를 공짜로 볼 수 없게 됐다는 점은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무료로 올림픽 경기를 볼 수 있는 경쟁 플랫폼과 달리 쿠팡플레이는 월 2900원을 내는 쿠팡 와우 멤버십 서비스에 가입해야만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경쟁으로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이 제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요하지만,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 독점은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은 전 국가적인 행사라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해 무료로 많이 볼 수 있게 해야 된다"며 "온라인에서는 오로지 돈을 내고 쿠팡플레이에 가입해야 볼 수 있다면 시청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쿠팡이 온라인 독점 중계권을 따기 위해 제시한 금액을 놓고도 미디어업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정확한 금액은 확인하기 힘들지만 쿠팡은 이번 도쿄올림픽 독점 중계를 위해 다른 사업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백억 원 수준의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지상파 3사에 제시한 온라인 중계권료가 500억원에 달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미디어업계가 추산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올림픽 중계권료 7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김기정 기자 / 조효성 기자 /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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