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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 732개 늘때…안전투자는 시늉만

입력 2021/06/20 17:45
수정 2021/06/20 20:35
쿠팡이 주도한 배송속도 경쟁에
유통사들 공격적으로 창고신설

강한승 쿠팡대표 "순직 소방관
유가족분들 평생 지원하겠다"
◆ 안전불감증 물류센터 ◆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화재가 쿠팡으로 대표되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과도한 배송 속도 전쟁이 불러온 참사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이 161조원 규모로 커지고 이에 맞춰 주요 업체들이 당일배송 또는 새벽배송을 위해 우후죽순으로 물류센터와 관련 인력을 늘렸지만 그에 걸맞은 안전 관련 투자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20일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는 물류센터는 전국에 4624개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1666개에 비해 2958개 늘었다. 특히 최근 들어 확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2018년 1년간 257개였던 신규 센터 숫자는 이듬해 341개, 지난해에는 무려 732개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현재까지 102개가 추가됐다.


이런 흐름을 주도한 곳은 쿠팡이다. '로켓배송' 핵심 시설인 쿠팡 물류센터는 현재 전국적으로 170여 곳에 이른다. 여기에 쿠팡은 올해 부산, 전북, 경남, 충북에 총 1조200억원을 들여 새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반면 안전 관련 투자는 이에 비해 한참 미흡한 수준이다.

이날 쿠팡은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쿠팡에서 안전은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이를 위해 지난 1년 동안에만 안전전문 인력 700명을 추가로 고용했고 안전관리를 위해 25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간 쿠팡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비용이나 늘어난 인력 규모와 비교하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마켓컬리를 포함한 이커머스 배송업체 물류창고도 쿠팡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물류센터 관련 리스크에 노출된 후에야 안전 관련 인력 확충에 나선 점도 지적한다.


쿠팡은 지난해 9월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를 안전 분야 부사장으로,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을 안전보건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한편 이날 쿠팡은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 입장문에서 "고(故) 김동식 소방령님의 숭고한 헌신에 모든 쿠팡 구성원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평생 유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분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재로 일터를 잃은 덕평물류센터 직원들에 대한 지원책도 내놓았다. 쿠팡은 상시직 1700명에게 근무를 하지 못하는 기간에도 정상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단기직을 포함한 모든 직원에게는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는 전환배치 기회를 제공한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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