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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급등에…구조조정 내몰린 비료업계

입력 2021/06/21 17:37
수정 2021/06/21 19:28
유황 등 재료값 2배로 올라도
비료가격은 5년 전 80% 불과

"비료 90% 유통 농협중앙회
최저가 경쟁입찰로 가격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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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비료 업계가 원자재 가격 급등에 몸살을 앓고 있다. 비료를 만들기 위해 수입하는 원재료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 비료를 구매해 농민에게 공급하는 농협중앙회가 원자재 시장가를 반영하고 있지 않아서다. 비료 업계는 계약에 따라 비료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반영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21일 비료 업계에 따르면 남해화학, 팜한농, 풍농, 조비, 한국협화, KG케미칼 등 국내 주요 무기질 비료 업계의 비료 부문 경영 실적은 2016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누적적자가 2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무기질 비료 생산량 2위인 팜한농은 2015년 250여 명에 달했던 비료사업부 인력이 올해 기준 190명으로 24%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팜한농 비료사업부가 지난해 약 11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는데 팜한농 영업이익이 약 250억원인 만큼 적자 규모가 상당한 셈이다. 국내 비료 생산량 1위 기업인 남해화학의 지난해 비료 부문 적자 규모는 3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업계는 비료 기업이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농협중앙회 중심 유통구조에서 찾는다. 농협중앙회는 국내 무기질 비료 중 90% 이상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 45%를 기업에서 입찰을 통해 구매한 뒤 농민에게 되팔고 있다. 입찰 비료 가격이 결국 비료 전체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가 원자재 가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는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가령 기업은 비료를 ㎏당 1000원에 판매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농협중앙회가 입찰 예정 가격을 900원으로 정해놓은 뒤 가격이 이 수준에 맞지 않으면 유찰시키며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료 제조원가에서 수입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한다"며 "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보면서 팔고 있다"고 말했다.

무기질 비료의 주요 원자재인 '요소' 가격은 지난해 12월 t당 281달러에서 올해 6월 기준 440달러로 57% 급등했으며 '인산암모늄'도 올해 556달러로 52%나 올랐다. 유황은 178달러로 지난해 12월 대비 116%, 암모니아는 297달러에서 633달러로 113%나 오르는 등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도 비료 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요소 비료의 현재 판매가격은 20㎏당 9250원으로 원재료 가격이 지금보다 낮았던 2015년(1만1500원)보다 낮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원재료 가격 상승을 반영해 지난 1일 비료 가격을 24% 인상했고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도 원자재 가격에 따라 비료 가격을 수시로 조정한다"고 토로했다.

농협중앙회는 비료 가격 인상이 농민 부담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비료 가격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농협경제지주는 "농업인의 영농비 절감을 위해 무기질 비료 사전 예약 신청을 통해 구매물량을 키우고 최저가 경쟁입찰 등을 통해 가장 낮은 가격으로 구매해 농업인에게 공급하고 있다"며 "자문기관 등을 통해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호섭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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