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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값싼 LPG로 에틸렌 생산 늘린다

입력 2021/07/05 17:31
수정 2021/07/05 20:11
1400억원 투자 설비 효율화
2023년까지 LPG비중 50%

원재료 '납사' 대비 80~90% 싸
탄소배출도 적어 1석 2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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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 [사진 제공 = 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이 에틸렌 생산 공장의 원료로 납사 비중을 줄이고 액화석유가스(LPG) 사용량을 대폭 늘린다. 납사 대비 저렴한 원료를 투입함으로써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탄소배출량을 줄여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여수·대산 공장의 에틸렌 생산 원료인 납사를 줄이고 LPG 사용량을 늘리는 원료 설비 효율화에 약 1400억원을 투자한다고 5일 밝혔다. 대산공장은 지난 5월 중순부터 간이 보수를 통해 설비 추가를 위한 사전 공사를 마친 상황이다. 여수·대산 공장은 LPG 설비 외에 대기오염원 배출 저감을 위한 공사를 추가로 진행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배출물 감축에도 나선다.

현재 롯데케미칼 국내 에틸렌 생산설비의 LPG 사용량은 20% 수준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2022년 말까지 40%로 끌어올리고 향후 에틸렌 설비 능력에 따라 최대 50%까지 확대해 원료 다변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의 이번 투자는 원료 다변화로 유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고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LPG 가격이 치솟은 적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LPG 가격은 납사 대비 80~90%에 불과하다.

난방용으로 많이 쓰이는 LPG는 여름철에 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이때 생산 공정에 LPG 도입을 늘리면 원료비를 줄일 수 있다. LPG 가격이 국제유가와 크게 연동되지 않는 만큼 유가 변동이 심한 시기에 LPG를 사용하면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또 LPG는 같은 양의 납사 대비 더 많은 에틸렌을 만들 수 있어 탄소배출량도 상대적으로 적다. 업계에 따르면 LPG를 원료로 사용하면 납사 대비 탄소배출량이 약 8%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의 LPG 투입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강조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연결된다.


신 회장은 지난 1일 개최된 롯데그룹 VCM 회의에서 "실적은 개선되는 추세지만 저와 최고경영자(CEO)들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더욱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신사업 발굴 및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양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보다는 고부가가치 사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1일 매출 규모 878억원의 발포폴리스틸렌(EPS) 생산을 중단하고 고부가 합성수지(ABS) 생산 확대에 나선 이유 또한 신 회장이 강조한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이었다.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는 "변화하는 사업 환경에 맞춰 경쟁력 있는 설비투자를 적기에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탄소 원료 전환과 탄소배출 감축 등 ESG 경영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천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린다. 석유나 천연가스에서 정제해 얻는 에틸렌으로 플라스틱, 비닐, 접착제, 합성고무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여수와 대산에서 약 23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 및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합하면 총 450만t의 에틸렌 생산량을 보유해 국내 1위, 세계 7위권 수준의 에틸렌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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