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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 "한샘 스마트홈 기업으로 탈바꿈"…신세계·현대百 긴장

입력 2021/07/14 17:49
수정 2021/07/14 19:33
은둔의 가구왕 조창걸 명예회장, 반세기 이끈 한샘 지분 매각

급성장 이후 승계해법 못 찾아
몸값 뛴 지금이 매각 적기 판단

조 명예회장은 공익사업 전념
재단에 260만주 출연 약속 완성

매각소식 한샘 주가 24% 급등
◆ 한샘 IMM에 매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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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 1위 한샘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이 양해각서(MOU) 수준까지 진전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사업 혁신에 일가견이 있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가 한샘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만큼, 코로나19로 팽창 중인 가구·인테리어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경쟁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이 지분 매각을 결정한 배경에는 가업승계자 부재와 사재출연 약속을 아직 완결 짓지 못한 마음의 빚 때문으로 알려졌다. 또한 코로나19로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데다 '1등 브랜드' 프리미엄까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상속 대신 지분 매각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1939년생인 조 명예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사업 관련 세세한 사항을 맡기면서도 여든이 넘은 나이에 한샘 원서동 사옥에 출근하며 직접 큰그림을 챙겨왔다. 업계에서는 '은둔의 가구왕'으로 불리며 한샘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꾸준히 고뇌해왔다. 특히 "회사를 제대로 이끌 만한 인물이 아니면 자식들이라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주위에 공공연히 밝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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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명예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뒀지만 외아들은 2012년 사망했고 손자는 아직 10대로 경영권을 물려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 명예회장의 세 딸도 경영에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2명의 사위가 회사경영에 참여해왔다. 한샘을 1997년부터 25년간 이끌었던 전문경영인 최양하 전 회장은 2019년 말 사임했으며, 이후 강승수 대표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회사의 지분과 경영권을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고 회사의 가치를 계승·발전시킬 전략적 비전을 갖춘 투자자에게 매각함으로써 기업 경영권의 상속·승계 문화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은 물론 한 단계 진일보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만드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6년 전 지분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것도 이번 매각을 서두르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명예회장은 2015년 3월 개인 보유 한샘 지분 534만주 중 절반인 260만여 주를 자신이 설립한 태재(泰齋)재단(옛 한샘드뷰연구재단)에 출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한샘 지분 60만주를 먼저 내놨는데, 종가 기준(17만6000원)으로 1056억원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후 순차적으로 사재를 재단에 출연해 지금까지 총 166만주를 출연했고, 이번 매각을 통해 약속한 260만여 주 중 나머지 100만여 주에 상당하는 금액도 모두 내놓을 계획이다.

한편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한샘의 가구·인테리어 제조 및 유통 경쟁력을 앞세워 스마트홈 선도 기업으로 도약시킨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IMM PE 관계자는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인테리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샘이 스마트홈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여러 전략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IMM PE가 유관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한샘의 경쟁력을 높이는 '볼트온'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샘 산하로 온라인 인테리어 업체를 편입함으로써 오늘의집, 집꾸미기, 하우저 등 인테리어 이커머스 업체들과 정면승부하는 방안 등이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 중국, 일본 등 현재 진출해 있는 곳 외에도 다양한 시장으로 뻗어나간다는 구상이다. IMM PE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고객으로 두고 있어 포트폴리오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데 유리하다.

현재 한샘이 영위하는 영역보다 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할 계획도 있다. 집에서 쓰는 작은 도구들까지 원스톱으로 취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도 백화점 그룹과 국내 사모펀드의 대결 양상으로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12년 현대리바트를, 신세계그룹이 2018년 까사미아를 각각 인수하며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경쟁에 불을 지펴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급팽창해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급상승 중이다.

한편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샘은 전날보다 24.68% 뛰어오른 14만6500원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26.81% 급등한 14만90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안병준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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