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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아 "美증시 가도 좋을것 없어…마켓컬리 잘 아는 국내 고객 주주로"

김경도 기자, 박대의 기자
입력 2021/07/22 17:58
수정 2021/07/22 21:18
국내상장 추진하는 '컬리' 김슬아 대표

미국 아닌 국내상장 이유는
마켓컬리 이용해본 적 없는
외국인 주주에 기대기보다는
우리 고객·생산자와 함께 해야

상장 후 '따상' 기대 안 해
20년동안 우상향한 애플처럼
컬리도 장기적으로 봐줬으면
향후 10배 이상 성장 기대

차등의결권에 반대
CEO가 항상 옳은 건 아냐
이사회·주주 집단지성 믿어
대담 = 김경도 유통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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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김슬아 컬리 대표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컬리 본사에서 진행한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올해 이커머스 업계는 지금까지 경험한 적 없는 격변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3월 쿠팡의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시작으로 온라인 쇼핑 1위인 네이버와 이마트 연합 결성, 이베이코리아 매각 등 반년 동안 일어난 일들만으로도 시장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시장을 지배하는 독보적인 승자가 없는 상황에서 우위에 오르려는 몸부림이 이어지면서 살아남기를 모색하려는 업계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위치한 컬리 본사에서 만난 김슬아 컬리 대표도 변화의 흐름 속에 서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컬리는 창사 6년 만에 기업공개(IPO)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쿠팡처럼 미국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 기대와 달리 컬리는 최종적으로 국내 상장을 결정했다. 김 대표에게 상장 배경을 비롯한 회사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미국 상장 계획이 중간에 바뀌었나.

▷아니다. 저는 처음부터 미국에 상장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고, 회사에서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외신에서 (컬리의) 상장을 물어와 답변한 것이 기사화됐고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 때문에 그렇게 인식된 것 같다. 그것도 주관사 선정 계약이 아니었고 검토 계약이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시장에서 (미국에 상장하겠다고) 인지한 것 아닌가 추측한다.

―미국 상장을 기대한 건 사실 아닌가.

▷상장 후를 생각해야 했다. 상장하고도 회사가 잘돼야 하고, 이게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회사에 좋은 점을 생각하면 자금 조달이 잘돼야 하지만 회사 방향성을 잘 알고 지지해줄 수 있는 분을 주주로 모시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컬리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미국보다 국내에 상장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가면 현지 온라인 쇼핑몰과 마켓컬리 간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지도 고민이었다.

― 쿠팡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텐데.

▷쿠팡과 저희는 다르다고 본다. 쿠팡이 규모의 경제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저희는 좋은 상품을 직접 골라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래서 소비자도 소비자지만 생산자도 주주가 돼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국내에 상장해 '컬리가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싶었다. 생산자에게도 우리사주와 같이 주식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국내 상장이 좋다고 결론을 내린 것인가.

▷여러 시장을 검토한 것도 사실이고, 시장별로 상황이나 사업적인 면도 고려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희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자와 생산자가 서비스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희는 결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상장에 관해서도 이들과 함께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구조를 구현하는 것이 사업적으로 가장 이롭다는 점이 명확했다. 미국에 상장했다면 많은 정보기술(IT) 기업이 상장된 점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면에서 도움이 됐겠지만, 서비스를 쓰지 않는 주주가 회사 적정 가치를 알 수는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내 상장에 대한 이사회 반응은.

▷주기적으로 실적을 공유하고 있고 상장 이슈도 당연히 논의했다. 저희 이사진은 해외 투자 경험이 많아 이번에도 경영진 의견에 공감해줬다. 최근 규제와 유동성 관점에서 한국시장이 좋아진 점도 한몫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한국 증시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이나 싱가포르와 다르지 않다. 예를 들어 에스토니아 유니콘 기업은 자국 금융·증권시장이 크지 않아 미국에 상장하는데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고 본다.

―상장 절차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지정감사인 신청을 위한 내부적인 결정은 마무리됐다. 주관사는 이달 말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이후 거래소와 논의해야 하지만 준비는 해놓되 상장 시점은 나온 것이 없다. 타이밍은 정하기 나름이다. 회사는 장이 언제 좋을지는 맞힐 수 없어도, 사업이 좋은 건 맞힐 수 있다. 사업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에서 형성된 뒤 상한가에 도달하는 것)'을 기대해도 되는가.

▷상장 후에는 적정 주가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경영진 관점에서는 애플처럼 20년간 꾸준히 우상향하는 주가가 좋다고 계속 얘기했다. 회사가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는 걸 잘해내고 적절히 관리하면 그래프는 좋게 나온다. 주주에게도 최고의 가치일 것이다. 상장 당일 주가가 엄청 오르는 것보다 10년 뒤를 내다보고 공모하는 것이기에 미래에 몇 배로 불려드릴 수 있도록 사업을 잘해야 한다.

―경영권 문제가 더 부각될 듯하다.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고 해도 국내 설립 회사는 한국 상법을 적용받아 차등의결권이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차등의결권에 반대한다. 경영자가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이사회나 주주도 마찬가지다. 집단지성이 낫다고 생각한다.


이사를 선임하는 프로세스가 잘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은 있어야 한다.

―투자자에게는 불안 요인일 수 있다.

▷제가 지분율이 낮기 때문에 주변에서 우려를 많이 한다. 단순히 제가 주주이자 CEO인 이상, 회사 운영을 잘하면 이사회가 저를 계속 신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사회와 경영진이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면서 가장 적합한 사람이 CEO를 맡아야 한다. 지금 저는 창업자이지만 이사진이 보기에 가장 적합한 CEO라고 판단해 두는 거라고 생각한다.

―국내에 충실하겠다는 전략인가.

▷해외에서 기회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시장 성장 속도가 빠르고 시장이 거대해지고 있기 때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맞는다. 한국도 온라인 장보기는 초창기다. 지금은 한국에서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벽배송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현재 마켓컬리 규모보다 10배 넘게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컬리도 많이 성장했지만 온·오프라인 전체 시장에서 보면 아직 규모가 작다. 대형마트도 모두 처음에는 '0'으로 시작했지만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22조원을 내는 회사가 됐다. 온라인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주요 유통채널은 온라인으로 옮겨갈 것이며 결국 승자독식이 될 것이다. 신선식품시장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농가를 설득하고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물류센터는 상품 구색과 크기에 맞게 설계해야 하는데 이런 점이 점점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다.

마켓컬리 고객 위해서라면…네이버·쿠팡과도 손잡겠다


―상반기 사업적인 성과는 어떠한가.

▷와이즈앱 발표에서 작년 상반기보다 67%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재구매율도 71.3%로 올랐고 비식품 구매도 늘었다. 특히 화장품 구매가 많다.

―타 기업과 협업이 늘 것 같은데.

▷컬리는 늘 협업에 열려 있다. CJ대한통운처럼 전제가 지분투자이면 좋겠지만 아니어도 좋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없기 때문에 협업은 열심히 한다. 네이버, 쿠팡 등 경쟁사와 협업도 가능하다고 본다.

―김포물류센터 효과는.

▷덕분에 수용능력이 크게 늘어 고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공간도 늘었다. 취급상품이 3만개를 넘었다. 신선신품 비중이 여전히 높다.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문제 해결에 나흘이 걸리던 것이 지금은 3시간이면 복구된다.

―새벽배송 지역 어디까지 넓어지나.

▷충청권 주요 도시에서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남부지역으로 갈 계획이다. 부산, 대구, 울산, 경남 등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안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서는 언제든지 이슈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사내 핵심 가치로 'WE DO RIGHT ACTION'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옳은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모든 과정에 프로세스를 만들 수 없고, 오히려 매뉴얼대로만 행동한다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정직하고 바른 사람을 뽑아 상식적으로 행동하도록 요구한다. 대신 역량은 키워주겠다는 것이다.

―ESG 경영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ESG는 회사 경영 전반에 녹아 있다. 의사결정을 투명하게 하고 적시에 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경과 사회 이슈는 이전부터 저희가 1등은 안할 수 있어도 부끄러운 회사는 만들면 안 된다고 얘기해왔다. 유통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회사가 매출이 덜 나와도 길러야 하는 작물이라면 나는 시도를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 김 대표는…

△1983년 부산 출생 △2007년 미국 웰즐리대 정치학과 졸업 △2007년 골드만삭스 홍콩 △2010년 맥킨지 홍콩지사 컨설턴트 △2012년 싱가포르 테마섹홀딩스 △2013년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컨설턴트 △2014년 더파머스(현 컬리) 설립 △2015년 마켓컬리 서비스 개시 △2020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공동 의장 △2020년 컴업 민간 조직위원장

[정리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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