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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현대중공업, 300미터 자율운항 LNG선 대양 건넌다

입력 2021/07/26 17:27
수정 2021/07/26 21:42
현대重그룹, 길이 300m 선박 연내 대양횡단 도전

원격제어 2단계 세계 첫 적용
계열사 아비커스가 자체개발
내년 레저용 보트에도 탑재

자율운항 선박 年4.4% 성장
정부 "시장 50% 선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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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최초로 초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해 대양(大洋) 횡단에 나선다. LNG 운반선·추진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건조 기술뿐 아니라 자율운항 분야에서도 경쟁 우위를 확보해 세계 최고 조선·해양그룹으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겠다는 복안이다.

2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말을 목표로 초대형 LNG 운반선의 대양 자율운항을 추진하고 있다. 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현재 건조 중인 길이 300m 규모의 이 선박에는 자율운항 전문 계열사인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이 탑재된다. 시연 항로는 선박 건조 일정 등을 감안해 태평양과 인도양 가운데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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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시연에는 선박 자율운항의 2단계 기술이 적용된다.


그동안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 관련 업체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선박 자율운항을 시험했지만, 대형 상선에 2단계 기술을 탑재해 대양을 횡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시연 결과를 토대로 자체 개발한 자율운항 2단계 솔루션의 상용화 가능성을 가늠해 볼 계획이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선박 자율운항의 자율화 기술은 크게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선장 등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운항 보조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미 1단계 기술을 상용화했다. 2단계는 선원이 배에 탑승해 원격으로 선체를 제어하는 정도이고, 3단계는 시스템이 선체 대부분을 조종하고, 최소한의 선원만 탑승해 원격 모니터링하는 수준이다. 4단계는 시스템이 모든 상황을 인지·판단하고 제어하는 '완전 무인 자율운항' 단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연내 LNG 운반선의 대양 횡단을 마친 뒤 내년 상반기에는 세계 최초로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내년 초에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2'에도 참여한다. 전 세계 1000만척 정도인 레저보트 시장을 우선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023년 상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상용 자율운항 선박인 '고래관광선'을 선보인다.

현재 이 선박은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이며, 내년 10월 울산시에 인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국내 최초로 경북 포항운하에서 12인승 크루즈의 완전 자율운항을 시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그룹은 자율운항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자율운항 국책과제에도 참여하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려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에 5년간 총 1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전 세계 자율운항 선박 시장의 50%를 선점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세계적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운항 선박 시장은 2030년까지 150조원 규모로 연 4.4%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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