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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은 다 쏟아부었다"…한국 양궁 승전보 뒤엔 현대차 있었다

입력 2021/07/27 17:37
수정 2021/07/27 21:52
자동차용 신소재로 그립 제작
원격 심박수 측정기술 적용
AI 코치가 훈련영상 자동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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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심박수 측정 장비. 선수 얼굴의 색상 변화를 감지해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다. [사진 제공 = 현대차그룹]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녀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금메달 행진이 국민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다.

물론 선수들의 뛰어난 기량이 금메달의 배경이지만 현대자동차그룹이 제공한 첨단기술도 한몫했다. 현대차그룹의 기술 지원 프로젝트는 대한양궁협회장인 정의선 회장 주도로 진행됐다.

현대차그룹 기술력의 핵심인 남양연구소 연구원들도 장비를 제작하는 데 직접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선수들에게 기술 지원 프로젝트로 지원된 장비는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 자동 기록 장치 △비전(Vision)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AI) 코치 △맞춤형 그립 등 다섯 가지다.


양궁은 '멘탈 게임'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선수들이 긴장도를 낮추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경기다. 특히 심박수는 선수들의 긴장도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다.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는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하고 심박수를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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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나 훈련 중 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선수 얼굴 영역을 판별하고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 인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용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를 적용했다.

양궁 국가대표 코칭스태프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통해 훈련 과정에서 심박수와 점수 간 상관관계를 데이터로 축적했다. 이를 심리 제어 훈련에 활용해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딥러닝 비전 AI 코치는 선수들의 훈련 영상을 자동 편집해 선수와 코치가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 분석할 수 있도록 도왔다.


딥러닝 비전 AI 코치는 세트업·릴리즈 시점과 과녁에 화살이 꽂히는 시점만을 영상에서 정확히 포착해 하나의 짧은 영상으로 자동 편집했다. 여기에는 현대차그룹 AI 전문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이 활용됐다.

또 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부터 적용한 맞춤형 그립의 재질을 선수들이 선호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이번에는 자동차 제작에 활용되는 알루마이드, PA12 등 신소재로 만든 그립도 제공했다. 알루마이드는 알루미늄과 폴리아미드를 혼합한 소재로 현대차·기아 생산공장의 다양한 검사 공구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맞춤형 그립은 선수들 손에 맞춘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미리 스캔해뒀다.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이용해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저장하는 점수 자동 기록 장치에도 현대차 기술이 적용됐다. 무선 통신으로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 표시해 효과적으로 점수를 확인하고, 화살 탄착 위치까지 저장해 빅데이터로 활용하도록 했다.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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